시편 90:12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 (개역개정)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 (개역개정)
Teach us to number our days,
that we may gain a heart of wisdom. (NIV)
that we may gain a heart of wisdom. (NIV)
65세에 은퇴할 경우, 오늘로서 저에게 8204일이 남았습니다. 아, 시간의 흐름이란... 시간은 모든 인간에게 주어진 선물이자 친구이며, 또한 동시에 가장 큰 적입니다. 사라지는 듯한 이 시간이 너무나 아쉬워 저는 몸부림칩니다.
어렸을 때에는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피식 웃었습니다. 굳이 그렇게 오래 사는데 집착할 필요가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직 젊었기 때문에 시간의 소중함을 몰랐고, 시간이 흐른다는 것이 얼마나 두렵고 잔인한 것인가를 알지 못했습니다.
저는 멘탈리티를 하루에 한번 꼭 봅니다. 그리고 신학책을 포함해서 다양한 책들을 봅니다. 멘탈리티가 이미 자기 계발서이지만 또 다른 자기 계발서 한권 정도는 더 추가해서 보는 편입니다. 제 자신을 끊임없이 새롭게 자극하기 위해서입니다. 궁극적인 목적은, 삶의 좀 더 의미있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사는 것입니다. 시간을 가치 있게 사용하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자기 계발서들이 모두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어떤 부분에서는 그렇습니다. 그러나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저자가 다르기 때문에, 그들이 걸어온 삶의 궤적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자기 계발서에는 "독특함"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독특함이 저에게는 큰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저보다 앞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지혜를 배우는 것이 너무 즐겁습니다.
평소에 저의 모토는 "딱 한걸음만 더" 입니다. 이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책을 읽고 있고 감동을 받고 있기 때문에, 심지어 실천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제 자신에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록하지 않은 것은 희미해지며, 희미해지는 것은 영향력을 잃게 됩니다. 보이지 않는 영혼의 안쪽으로 깊이 집어 넣기 위해서는, 충분히 생각해야하며 그것을 글로 선명하게 새겨야 합니다.
이 책은 제목이 너무 좋아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아뿔싸, 막상 책장을 펼치니 별로 재미는 없었습니다. 예전에는 아마존 베스트 1위에 등극하는 책들은 다 좋다고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도 않다는 것을 이제서야 깨닫고 있습니다.
저는 요즘에 책이 별로이면, 다시 목차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목차에서 마음에 드는 장으로 바로 넘어갑니다. 이렇게 하면 생각보다 얻는 것이 꽤 있습니다. 굳이 모든 책을 처음부터 정독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자도 완벽한 사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첫 인상은 별로 좋지 않았지만 마음에 드는 곳으로 부담없이 넘어갔고, 기대하지 않았던 큰 교훈을 발견하였습니다.
저자인 에드 마일렛은 "하루를 삼일처럼" 산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당신도 그렇게 해보라고 권면합니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단순하고 말장난 같기도 합니다. 하루가 삼일이라니? 그냥 하루 세등분을 해서 사는 것과 무슨 차이인가? 처음에 든 생각입니다.
그런데 저자의 논리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 시대는, 과거와 완전히 다르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편지 하나를 보내는데에도 며칠을 써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몇초만에도 가능합니다. 다시 말해서, 과거와 지금은 전혀 다른 세상이며, "시간이 가진 가능성의 크기"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과거와 현재의 하루는 절대로 같을 수 없습니다.
과거에 하루에 하던 일을, 지금은 오전이면 가능하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그것을 저자는 "시간을 압축한다"라고 말합니다. 표현이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을 압축적으로 사용할 때에, 하루는 세번으로 늘어나며 삼일의 크기 혹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니, 저자의 말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과거에 한달 동안 붙들고 있던 일도 오전에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로고스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십권의 책을 한번에 읽어나가고, 그것이 디지털로 연결되고 하나의 네트워크로 완성되어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시너지를 만들어냅니다. 동일한 시간 안에, 차원이 다른 깊이의 학습과 묵상을 가능하게 합니다. 사실상 다른 이들과 전혀 다른 시간의 가치를 누리는 것입니다.
마치 그런 것처럼, 지금 시대에 맞춰서 하루를 생각하라는 것이 저자의 조언입니다. 일단 저는, 옳다고 생각되고 마음에 확신이 들면 바로 그 순간부터 실천합니다. "하루를 삼일처럼 살아라"라는 조언도 마찬가입니다. 며칠 동안 적용해 보고 저는 너무 좋았습니다. 사실, 일종의 매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고 스스로 착각할 정도로 저에게 변화시켜 주었기 때문입니다.
참 흥미롭습니다. 시간을 압축한다니, 그리고 하루를 삼일처럼 산다니, 그리고 그것일 실제로 나의 삶에 이루어지고 있다니, 저는 이것을 개관적으로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흥미롭습니다.
이런 일들이 저에게 일어났습니다. 첫째로, 마음이 편합니다. 하루가 시간이 지나가는 것이 너무 아쉽고 한스러워서 분통이 터졌었는데, 하루가 삼일이라고 생각하니 어느 정도 마음의 평안이 찾아왔습니다.
새벽 혹은 아침에 눈을 떠서 하루를 계획할 때에, 그 하루를 여유 있게 세등분하고, 세등분하여서 그것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습니다. 오후를 지나면서 "아, 이제 나의 새로운 하루가 남았구나, 조금 더 잘 살아봐야겠다, 계획한 것을 조금 더 충실하게 해봐야겠다"라는 마음을 가질 수가 있습니다.
둘째로, 짜투리 시간을 더 잘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하루라는 시간은, 단 한번의 결심과 의지로는 견디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가 하루에 한 두번 효율을 극한으로 올렸다가도, 나머지 시간들은 좀 더 여유롭게 지내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하루에 한 두번 정도 잘 했다라는 스스로를 향한 자부심의 한편에는, 나머지 하루는 적당히 살아도 된다라는 어리석은 여유로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짜투리 시간을 별로 소중히 여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하루를 삼일로 살면서는 모든 것이 새로워졌습니다. 제가 오전에 한번 효율적으로 어떤 일을 한다고 해도, 아직 저에게는 며칠이 더 남아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순간 순간이 굉장히 의식이 되고 진실해짐을 느꼈습니다. 작은 순간도 더 소중하게 여겨져서, 그것이 암송이든, 영어 공부이든, 아니면 책을 읽는 것이든 무엇이든 추가로 더 하게 되었습니다.
셋째로, 패배감에서 많이 벗어났습니다. 열심히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의 깊은 잠재 의식 속에는 짙은 패배감이 있었습니다. 하루를 잘 보내다가도 밤이 되면 지치기 때문에, 밤 시간을 잘 못 보낸 적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루를 삼일로 계산하면, 저는 대부분 이틀은 잘 보내고 나머지 삼일째를 놓친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제가 잘 보낸 것들을 좀 더 명확하게 구체적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다시 한번 회복하고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둘째 날인 오후를 충실하게 보내지 못했다 하더라도, 밤이라는 저의 남은 하루는 여전히 있기 때문에 다시 마음을 돌이켜서 세번째 날에 충실하게 살수 있다는 것입니다. 약해진 마음에서 용기 있는 마음으로의 전환이 쉽게 이루어집니다.
넷째로, 충분한 휴식의 개념이 바뀌었습니다. 저 역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이 종종 있습니다. 혹시라도 여유가 되면 그날 만큼은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충분히 쉬었지만 거기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쓸데 없이 더 시간을 쓴다는 것입니다. 늦잠을 잤으면 거기에서 이제 일어나면 되는데, 굳이 내 마음속에 "하루는 잘 쉬어야지"라는 그 모호한 생각 때문에 여전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하루의 삼분의 일 정도만 쉬면, 충분히 회복이 된다는 것을 느낍니다. 오전만 쉬어도, 저는 하루를 쉰 것입니다. 하루를 압축적으로 쉬었기 때문에, 여전히 저에게는 이틀이 남아 있고, 그 이틀을 다시 활동함으로써 삶의 리듬을 잃어버리지 않는 엄청난 유익을 얻었습니다.
지금 저는 두번째 날인 오후를 보내고 있습니다. 첫째 날인 오전도 굉장히 의미있게 보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을 크게 기대하게 됩니다. 저는 지금 보내는 두번째 하루가 너무 마음에 듭니다. 며칠 동안 마음에 품고 있던 글을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삼일째 하루도 기대를 합니다. 가족과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그리고 부족한 설교 준비에 더 매진할 것입니다.
모세는 자신의 남은 날을 계수할 지혜를 달라고 하나님께 간구합니다. 이것보다 더 지혜로운 기도가 어디에 있을까요? 하나님 없는 사람들도 자신의 삶을 충실하게 살기 위해서 자신의 남은 날을 계산합니다. 하물며, 여호와의 백성이 그분께서 선물로 주신 시간을 잘 사용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것보다 더 귀한 것이 어디에 있을까요?
하루라는 긴 시간을 고군분투하던 제가, 이제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삼일의 시간을 압축적으로, 이전보다 약 30퍼센트 이상의 높은 효율과 의지를 가지고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제 평생을 하루를 삼일로 살겠습니다. 더 부지런하게, 더 능동적으로, 더 의미있는 삶을, 하나님 앞에서 오직 그분을 위하여 살아가겠습니다.
* "책 어디까지 읽어봤니?" 전체 글 모음 / 당신을 변화시키기 위한 "가장 아름다운 길"
https://jungjinbu.blogspot.com/2023/03/blog-post_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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