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IT 기계 자체를 좋아합니다. 20대 때에는 mp3 플레이어와 노트북을 그렇게도 좋아해서 많이 사고 팔았습니다. 클리에와 셀빅 PDA 의 초창기 멤버입니다. 저의 삶의 중심에 그런 기계들이 있었고 듣고 만지면서 참 행복하고 좋았습니다.
아쉽게도 이제 그런 마음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워낙 기계들이 상향 평준화 되었기 때문입니다. 적당하고 저렴한 것을 사도, 그렇게 불편함을 느끼기가 힘듭니다. 굳이 하이앤드 기계가 아니더라도 삶을 살아가고 목회를 하는데 있어서는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아내가 셀폰을 거의 4년 정도 사용했습니다. 기계가 이상해 지면서 더 이상 사용하기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아내도 공부하면서 맥북을 사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제는 안드로이드가 아니라 아이폰으로 가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아내 폰을 바꾸로 가면서 제 것도 마음에 걸리긴 했습니다. 제 셀폰은 정말 저렴한 폰이었지만, 상태가 사실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수시로 lte가 끊어져서 전화가 안되었기 때문입니다.
아내는 그래도 크고 좋은 것으로 사도록 강권했습니다. 저야 오피스에서 널찍하게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지만, 아내는 아이들을 돌보면서 수시로 바쁘게 일 하고 공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덩달아서 제 폰까지 바꾸게 되었습니다. 마침 저렴한 프로모션으로 아이폰 11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요즘에 나온 최신폰이 14이니, 아무래도 아이폰 11은 상당히 오래된 폰인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제 입장에서는 아마 제가 구입해본 셀폰 중에서는 가장 최신형이고 좋은 것입니다. 거의 이십년 전에 흑백 PDA를 쓰던 시절을 생각하면, 현재 제 손에 있는 기계를 보면서도 가끔은 현실감이 없습니다. 시대가 너무 좋아졌습니다.
맥북을 쓰지만 아이폰은 처음이라 첫 며칠은 상당히 어색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조금 적응이 되었습니다. 가장 불편한 것은 자판이더군요. :)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저는 단모음 자판을 자주 쓰는데, 실질적으로 아이폰에서 단 모음을 정말 편하게 쓰는 방법은 없다고 결론이 났습니다. 그래서 그냥 기본 키보드로 천천히 글을 쓰는데 답답하긴 하더군요.
저가형 안드로이드를 쓰다가 아이폰 11로 넘어오면서 느끼는 가장 큰 장점은, 아무래도 "부드러움" 입니다. 화면을 움직이고 작동하는 모든 부분이 부드러워서, 제가 뭘 크게 신경써야 할 부분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위젯이 훨씬 좋더군요. 안드로이드보다 편하게 위젯을 만들수 있었고, 디자인적으로도 이쁘다고 느꼈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역시나, 말로만 듣던 "맥 제품 간의 호환성"이라고 느꼈습니다. 저의 맥북이 2015년 것이니 오래된 모델인데, 그래도 아이폰과 연동하는데 어려움이 없습니다. 맥 제품 사이에 파일을 주고 받는 에어드랍도 처음 써보고, 메시지도 맥북에서 바로 확인하고 보낼 수 있어서 참 편리했습니다. 물론 안드로이드도 윈도우와 함께 연동을 시키기 위해서 노력하지만, 아무래도 맥과 아이폰 만큼은 아직 아닌 듯 합니다.
사이즈는 아무래도 살짝 작은 듯 합니다. 제 손이 큰 편인데 막상 이전 셀폰에서처럼 로고스와 성경 프로그램을 집중해서 쓰기는 조금 어렵습니다. 다행히 성능이 괜찮은지 프로그램 자체의 버벅임은 거의 없습니다. 화면이 좀 작지만 그래도 사용이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급한 성경 묵상은 셀폰을 이용하고, 가급적 맥북에서 일을 다 하는 형편입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셀폰을 적게 보게 되는 장점이 생겼습니다. :)
음악을 하는 입장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아이폰의 기본 음질"입니다. 저는 스포티파이 유료 회원인데 생각보다 기본 음질이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flat한 그 수준이 너무 좋아서, 셀폰으로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음악만 틀어도 좋습니다. 음질이 좋으니 성경을 들어도, 또 설교를 들어도 훨씬 은혜가 됩니다. 이 부분이 저에게는 가장 크게 와 닿네요.
이제 더 이상 기계 자체에 큰 의미를 두고 숭배하는 나이는 지난 것 같습니다. 적당하고 편리한 기계가 주어진다면, 결국 중요한 것은, "그 기계로 무엇을 할 것인가?" 입니다. 좀 더 의미있는 향해서, 그리고 좀 더 가치있는 일을 향해서, 새로운 셀폰으로 더욱 힘 있게 전진하고 싶은 것이 저의 마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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