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홈레코딩을 시작할 때에는 주로 무료 플러그인을 사용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어떤 플러그인을 사용할 것인가 보다는, 기본적인 이큐를 통해서 어떻게 사운드의 틀을 만들 것인가가 저의 관심사였습니다.
그런데 유료 플러그인들이 저렴해지면서, 그리고 그것들을 구입해서 사용해 보면서, 어느 채널에 어떤 타이밍에 어떤 목적으로 어떤 플러그인을 쓰는가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점점 깨닫고 있습니다. 똑같이 다듬어진 소스라도 어떤 플러그인을 거는가에 따라서 정말 극적인 변화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러한 플러그인 사용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것은 컴프레서입니다.
생각해보면 컴프레서는 매우 단순한 역할을 합니다. 소리를 눌러주는 것입니다. 너무 심하게 튀어나오는 부분들을 적당하게 눌러주면서, 전체적인 곡 혹은 특정 프레이즈의 밸런스를 유지해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컴프레서 플러그인을 사용해보면, 단순히 눌러주는 역할 이외에 소리의 질감이나 느낌 혹은 위치 등에 모두 영향을 주는 엄청난 요소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다양한 컴프레서를 사용해 보고 그 차이점들을 느끼면서 점점 더 흥미로운 세계로 들어가게 됩니다.
일단 이 글의 제목은 "내 마음대로 적어보는" 컴프레서 사용기 입니다. :) 다시 말해서 저는 음향 전공이 아니고, 제가 사용하는 플러그인에 대해서 완전히 다 익힌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여러 상황에 따라서 이렇게 저렇게 사용해 보면서 느꼈던 점들에 대해서 적어보는 글입니다.
컴프레서에 관심을 가진 이후로, 플러그인 얼라이언스에서 처음으로 구입한 컴프레서입니다. 일단 디자인이 굉장히 멋집니다. :) 그리고 한눈에 들어오는 미터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홈페이지의 소개에 보면 "VCA 컴프레서계의 벤츠이다"라고 소개합니다. 아니 이렇게 멋진 문구가! 저는 특히 피아노와 보컬 쪽에 걸 생각으로 혹 구입했습니다.
여전히 후회하는 것은, 이때 충분히 데모를 하지 않고 구입했다는 것입니다. 요즘에는 궁금한 플러그인은 두주의 데모를 한 이후에 구입하는데 이 때까지만 해도 제가 마음이 너무 성급했습니다.
이런, 실제로 써 보니 사운드가 너무 마음에 들지가 않더군요. 아무리 여러 노브를 조정해 보아도 눌리는 느낌이 너무 강했고 제가 원하는 어떤 부드러운 느낌의 컴프레싱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눌리는 답답함은 둘째 치고 사운드가 뭉게지는 느낌이 너무 심했습니다. 물론 제 실력의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번 실망을 하고나니 다시는 사용하지 않게 되더군요.
드럼 버스 컴프레서를 찾다가 호기심에 구입해본 플러그인입니다. 시기적으로는 최근에 구입했지만 드럼 버스 컴프레서로 매우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냥 걸때에는 잘 모르는데 리덕션이 굉장히 심하게 걸릴때 이 플러그인의 진가가 드러납니다.
강하게 걸면 사운드 자체가 눌리고 찢어지는 느낌보다는 정말 멋지게 변하기 때문에 굉장히 매력적인 플러그인입니다. 드럼이 앞으로 확 튀어나오게 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진짜 드럼 사운드에 최고입니다. 앞으로도 드럼 버스 쪽에는 무조건 사용할 예정입니다.
아이런은 정말 디자인이 멋져서 구입했습니다. :) 정말 말 그대로 디자인 자체가 너무 매력적입니다. 왠지 채널에 걸어놓기만 해도 큰 일을 해줄 것 같은 디자인입니다. 프리셋 중에서는 약간의 변화에서는 just a little 그리고 좀 더 적극적인 개입을 위해서는 뉴욕 컴프 프리셋을 가끔 사용합니다.
이 컴프는 사운드의 무게감이 더해지면서 좀 더 집중력있는 사운드로 만들어줍니다. 드럼 버스에도 사용하고 마스터링에도 사용합니다. 저는 현재까지는 게인 리덕션 자체는 살짝만 걸지만 예전에 뮤살 채널의 이준용 감독님은 인풋을 강하게 넣고 아웃풋을 줄여서 사용하시는 것도 보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보컬 버스에 놓고 가끔씩 강하게 신호를 넣고 아웃풋을 줄여서 사용합니다.
아마도 플러그인 얼라이언스 플러그인들은 STEREO WIDTH와 MONO MAKER는 공통적인 알고리즘을 사용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아이런에서 모노 메이커와 스테레오 확장을 사용하는 것이 사운드가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마스터링 단에서도 모노메이커와 스테레오 넓이 두가지 요소는 다른 플러그인은 왠만하면 건드리지 않고 꼭 아이런에서 손을 봅니다.
컴프의 종류 중에서 옵토 컴프입니다. 특이하게도 옵토 컴프임에도 불구하고 반응의 속도가 FAST, NORMAL 그리고 SLOW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원래 보컬 용으로 구입했는데 LA-2A(물론 저는 LALA라는 유사품 밖에 써 보지 못했지만)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입니다.
일단 디자인이 무슨 군용 장비처럼 생겼습니다. 뭔가 걸기만해도 강력한 사운드를 만들어줄 것 같은 분위기인데,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사운드가 아주 강력해집니다. :)
저 같은 경우는 이 컴프는 킥과 베이스에 주로 사용합니다. 킥에는 반응을 빠르게, 그리고 베이스는 보통 혹은 느리게로 겁니다. 컴프의 리덕션이 적더라도 굉장히 존재감 있는 킥과 베이스를 만들어주고, 베이스 사운드가 약할 경우에 정말 강력한 저음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킥과 베이스쪽에 이걸 사용하고 나니 다른 컴프레서가 생각이 전혀 안나더군요. 사용법도 매우 간단하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게인 리덕션 3db 정도 안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엘리샤 알파를 구입한 첫 이유는, 그냥 멋져 보여서입니다. :) 세상에 이렇게 많은 노브라니! 잘 몰라도 왠지 빠져듭니다. 데모를 해보니 마스터링 단에 그냥 걸기만 해도 사운드가 확 올라오는 느낌이듭니다. 잘 모르는 초보다 입장에서는 볼륨의 힘인지 플러그인 자체의 배음인지 구분이 어렵지만, 일단 거는 것만으로도 느낌상 굉장히 좋아집니다.
조절할 수 있는 노브가 너무 많아서 감히 건드릴 생각을 하기 어렵습니다. 한 한시간 동안 이리저리 돌리면서 공부해 봤는데 컴프레서에 이큐까지 들어가니 도저히 엄두가 안나서 프리셋 중심으로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마스터링에서 패러럴 컴프 프리셋을 사용하는데 가장 마음에 듭니다. 적어도 이 프리셋을 적용하면 어떤 컴프보다 걸었을 때에 가장 화사하게 극적으로 바꾸어주는 것 같습니다.
가장 최근에 구입한 플러그인입니다. 하드웨어가 기본적으로 3천불이 넘는 하드웨어라는 점이 마음에 드네요. 일단 목적은 가장 투명하게 뭔가 걸린듯 아닌듯 하지만 뭔가 사운드가 더 아름답게 바뀌는 그런 목적의 컴프를 찾다가 고르게 되었습니다.
제가 평가할 때에 제 목소리는 굉장히 부드러운 편입니다. 그래서 컴프를 걸더라도 매우 부드러운 컴프를 걸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사실 제가 만드는 음악도 제가 볼 때에는 굉장히 부드러운 편입니다. 그래서 강하게 거는 컴프 보다는 살짝 걸면서도 음악적으로 아름답게 만들어줄 그런 컴프가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밀레니어 TCL-2가 바로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컴프를 걸었을 때에 현재의 느낌은 살짝 다듬어 주는 느낌입니다. 컴프가 분명히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그런 투명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하이가 살짝 살아납니다. 기분 나쁘게 하이를 증폭시키는 것이 아니라 뭔가 하이 파이 음악에서 이야기하는 기분 좋은 고음 영역이 살아나는 그런 느낌입니다. 현재로서는 보컬에, 그리고 마스터링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많이들 사용하시는 쉐도우 힐 마스터링 컴프레서나, 혹은 타운하우스 버스 컴프레서는 사용해보지를 못했네요. 이미 기존에 있는 것들이 충분히 마음에 들어서 언제 구입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일단 제 마음대로 적어보는 제가 사용한 컴프레서 사용기는 이 정도로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공부할 것이 참 많네요. :) 부지런히 사용해보면서 계속 다양하게 시도해 보아야겠습니다.
* "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봤니?" 전체 글 모음
https://jungjinbu.blogspot.com/2022/10/blog-post_3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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