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11일 월요일

말씀 묵상 어디까지 해봤니? - 창세기 33장 / 화해 그리고 아름다운 헤어짐

 


저는 기억력이 정말 약합니다. 그래서 때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야곱과 에서 쌍둥이 형제가 만난 창세기의 장은, 쌍둥이 3이 만나는 창세기 33장입니다.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얻은 야곱은, 놀랍게도 무리의 가장 앞에 서서 에서를 맞이합니다. 형제는 서로 안고 입맞추고 웁니다. 하나님께서 에서의 마음을 움직이셨고 야곱을 향해서 평화의 마음을 주셨습니다. 

5절에 "눈을 들어"라는 표현이 보입니다. 야곱은 처음부터 자신의 넘치는 재물로 에서를 설득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에서의 눈에 야곱이 먼저 보이게 하시고 그에게 화평의 마음을 가지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제서야 에서의 눈에 야곱의 선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야곱이 에서에게 예의를 갖춰서 이야기 하는 부분이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쌍둥이이기 때문에 나이도 같습니다. 애시당초 야곱은 에서가 형이라는 사실 자체도 인정하기 싫어했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는 이제 형을 형으로 대접하는 예의바른 사람이 되었습니다. 

스터디 바이블은 32장에서 하나님의 얼굴을 본 그 내용이, 33장에서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이 내용을 요한일서 4장 말씀, 눈에 보이는 형제를 미워해서는 안된다라는 말씀까지 연결합니다. 만약 제가 설교를 한다면 그렇게까지 도약을 해서 적용하지는 않을 듯 합니다. 하지만 충분히 좋은 내용입니다. 

항상 33장에서 의아했던 것은, 에서와 야곱이 어떤 의미에서 너무 싱겁게 화해한다는 것입니다. 야곱은 무려 이십년 동안 이 문제를 마음에 안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가 하나님께 기도하며 하나님이 도우시니 생각보다 너무 쉽게 문제가 풀어졌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하나님을 붙들고 믿음으로 나아갔던 야곱에게 문제가 풀어지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우리는 주목해야 합니다. 때론 우리 삶 속에서 너무나 오랫동안 고민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고민되는 문제를 고민으로만 가지고 있으면 해결이 요원할 때가 많습니다. 어쩌면 지금 이 시점이야 말로, 하나님을 의지하여서 당신 자신이 직접 액션을 취해야 하는 타이밍인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예의를 갖춰서 형과 이야기를 나눴지만 정작 야곱은 형과 함께 떠나지 않습니다. 아주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스터디바이블은 아마도 야곱이 여전히 에서를 믿지 않았거나 혹은 나중에 그곳으로 여행을 갔다고 이해합니다. 당신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저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이십년 동안 만나지 못했던 형과 잘 화해하였다고 해서 무조건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에서는 처음부터 야곱과 성향이 달랐습니다. 그리고 그는 믿음의 사람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세상의 사람에 가깝습니다. 

저는 야곱이 완곡하게 에서를 피했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게 예의를 갖추는 것과, 누군가와 삶의 가장 깊은 곳까지 나누며 동행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인간 관계에서 모든 사람과 깊은 동행을 누릴 수는 없습니다. 더 나아가서, 예수님의 말씀처럼 자신을 해하는 원수를 사랑해야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나를 해할 원수를 찾아다니며 내 사랑을 확인할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저는 야곱이 잘 선택했다고 생각합니다. 

야곱은 아마도 반 유목민이었다고 스터디 바이블은 이해합니다. 목초지를 찾아서 때를 맞춰 옮기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세겜에서 땅을 사고 제단을 쌓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하나님" 이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에 대한 경배와 사랑의 마음이 드러납니다. 

창세기 28장에서 하나님께 당돌하게 말했던 야곱입니다. "내가 평안히 아버지 집으로 돌아오게 하시오면 여호와께서 나의 하나님이 되실 것이요" 그러나 실상은, 야곱이 태어나기 전부터 하나님은 이미 그의 하나님이셨습니다. 그리고 야곱은 이제 그 진리를 자신의 입으로 자발적으로 고백합니다. 하나님께서 만들어내신 아름다운 신앙, 성숙한 신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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