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6일 수요일

말씀 묵상 어디까지 해봤니? - 창세기 28장 / 벧엘에서 만난 하나님

 


성경을 읽다 보면, 내가 오해하고 있었던 것이 굉장히 많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발견하게 됩니다. 저는 창세기를 혼자서 읽기 전에는 야곱이 목숨의 위협 때문에 급작스럽게 도망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야곱이 생명의 위협을 느낀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나 그가 하루 아침에 살해 당할 위협에 놓인 것은 아닙니다. 야곱은 외삼촌 라반으로 목적지를 신중하게 정하고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길을 떠나게 됩니다. 그 길은 무려 300킬로미터가 넘는 먼 길입니다. 

야곱이 급하게 도망한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홀로 여행해야 하는 야곱의 마음은 충분히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집에서 머무르기를 좋아하던 그가, 어머니의 품 안에 머무리기를 원했던 그가 장거리 여행을 홀로 가야 한다는 것은 그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시련이었을 것입니다. 거기다가 아마도 그는 외삼촌을 만나본 적도 한번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는 여행 중에 낯선 루스 땅에서 밤을 보내게 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꿈에 나타나십니다. 여호와께서 서 계신다는 것이 특별해 보입니다. 스터디 바입르은 야곱이 본 것이 사다리이기 보다는 바벨탑 구조와 비슷한 경사로에 가깝다고 해석합니다. 인간들은 바벨탑을 통해 하늘에 닿고자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하늘로 부터 직접 야곱에게 찾아오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처음으로 자신이 아브라함의 하나님일 뿐 아니라 이삭의 하나님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하십니다. 그리고 야곱에게 복을 약속하십니다. 야곱은 장자권을 얻기 위해서 속이고 또 속였지만,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런 그를 품으시고 자신이 이미 약속하신 것을 성실하게 이루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야곱은 자신이 그토록 가지고 싶었던 영적인 세계의 실체를 처음으로 접합니다. 그리고 야곱은 꿈에서 깨어나 두려움에 완전히 사로잡혔음을 고백합니다. 그는 자신이 있는 바로 그곳이 하나님의 집이며, 하늘로 통하는 문이 된다는 것을 고백합니다. 하나님과의 첫 만남은 야곱의 영혼에 엄청난 경외감을 심어 주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자신의 본성대로 행동합니다. 알 수 없는 자신의 앞날 속에서 하나님이 자신을 지키시고 다시 돌아오게 하신다면, 그때에는 여호와께서 "나의 하나님"이 되실 것이라고 서원합니다. 그리고 십일조를 드리겠다고 말합니다. 

하나님의 임재를 생생하게 경험했지만, 야곱은 여전히 하나님을 의심합니다. 하나님은 야곱에게 그의 잘못을 따지지 않고 기꺼이 그를 축복하시겠다고 약속했지만, 하나님께서 자신의 앞 날에 복을 주시는 것으로 확정이 된 후에야 자신의 하나님이 될 수 있다고 야곱은 대답합니다. 

아쉬운 쪽은 하나님이 아니라 야곱입니다. 그런데 야곱은 상황 파악이 전혀 안되는 듯 합니다. 그렇게 두려워할 만한 분이 그에게 복을 주시겠다고 말씀하시는데, 오히려 그것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하나님이라는 것을 자신에게 증명하라고 주장합니다. 

놀라운 것은, 그토록 축복을 바라고 거짓말을 서슴치 않았던 그가, 막상 축복의 근원 되시는 하나님에게 큰 결례를 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야곱은 이제서야 처음으로 하나님을 제대로 만났고, 앞으로 그분을 알아가기 위한 긴 시간이 그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영적인 것을 경험하는 것은 귀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 자체가 우리의 본성을 한번에 온전히 변화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단순히 위대한 여호와에 대한 경외감만으로는 우리의 삶이 변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알아가야 하며 그 관계 안에서 자라가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궁극적으로 아버지 하나님과 연결하시는 역할을 감당하실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가 됩니다. 성령님을 통하여 우리의 영혼이 새롭게 태어나며 그리스도와 연합 됩니다. 그리스도를 영접한 이후에도 우리에게는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영적인 세계를 단회적으로 경험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하나님을 알아가며 삶 속에서 그분과 교제하며 꾸준하게 성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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