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22일 수요일

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 봤니? 42 - 아날로그의 느낌을 더하기 위한 또 하나의 비밀 병기 TAPE FACE

저의 홈레코딩의 발전을 돌이켜 보면, 결국에는 어떻게 사운드를 좀더 따뜻하게 만드는가가 굉장히 중요했습니다. :) 보컬을 포함해서 어떤 사운드이든지 일단 시원하고 날카로운 것이 좋다고 생각한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서 느낀 것은, 부드럽지만 뭔가 잘 들리는 것, 그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말처럼 참 쉽지가 않습니다. :) 한 채널의 볼륨을 무작정 올린다면 그 채널로 인해서 다른 채널이 방해를 받게 됩니다. 존재감을 올리기 위해서 로우를 부스트 한다고 해도 전체 믹싱에 영향을 줍니다. 고음을 무작정 올리면 결국 피곤한 소리만 만들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의 경우에는, 일단 기본 믹싱이 충분히 되었다고 생각하면 그 이후로는 세츄레이션에 집중하는 편입니다. 세츄레이션은 마술과 같습니다. 날카롭지는 않지만 소리를 좀 더 살려줍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채널 스트립의 THD와 각종 세츄레이션 플러그인을 적극적으로 도입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어느날 플러그인 얼라이언스에서 이메일이 왔습니다. "TAPE MACHINE ⚡️ Kiive Audio Tape Face" 제목이었습니다. 들어가보니 PA_EXT이라는 개념으로 이 플러그인을 할인하니 구입하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아직도 PA_EXT의 개념을 잘 이해하지는 못하겠습니다. :) 아마도 플러그인 얼라이언스와 연계를 해서 다른 회사들이 신작 플러그인을 홍보하는 형식인 듯 합니다. 플러그인 얼라이언스가 구독자 층이 많기 때문에, 플러그인을 새로 출시하면서 최저가격으로 홍보하는 형식입니다. 

무엇을 홍보하는가 보니 "TAPE FACE" 라는 플러그인입니다. :) 아날로그 테입 머신을 에뮬레이션한 플러그인입니다. 저는 당연히 아날로그 테잎 머신을 구경조차 못해봤습니다. :) 다만 어렴풋이 어디에선가 들은 것은, 이러한 아날로그 테잎 머신을 통과시켜서 풍성한 세츄레이션을 얻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 TAPE FACE - Subtle saturation to harmonic distortion
https://www.kiiveaudio.com/tapeface

링크를 타고 들어가보니 사운드 샘플이 있었습니다. 오 이런! 샘플을 들어보니 정말 엄청난 플러그인이었습니다. :) 처음 들었을 그 당시 받은 충격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과장을 좀 보태자면, 밋밋한 드럼 머신 사운드가 완전히 부활한 듯한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 Add Life To Programmed Drums With TAPEFACE (Kiive Audio)


마치 무엇인가에 홀린 것 처럼 :) 구입을 했습니다. 사실 이 플러그인은 딱 한달 전에 구입해서 계속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정리해 보는 것은, 세츄레이션을 더하는데 있어서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겠다고 확신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저는 주로 이 플러그인을 드럼 버스, 그리고 마스터 채널에 사용했습니다. 드럼 버스에는 좀더 과하게 그리고 마스터에는 아주 살짝만 사용했습니다. 

제가 경험적으로 배운 것은, 세츄레이션이 꼭 필요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가지 플러그인에만 너무 의존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 하나의 플러그인으로만 세츄레이션을 과하게 걸면, 왜곡되는 느낌이 심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것들을 조금씩 섞어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래는 TAPE FACE를 드럼 버스에 넣은 상황입니다. 

화면으로 모두 담지는 않았지만, 순서대로 보면 이렇습니다. Focusrite SC를 통과하면서 THD를 이미 좀 올렸습니다. 그리고 Lindell 80의 프리 앰프단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TAPE FACE를 걸었습니다. 

여담이지만 TAPE FACE는 정말 디자인이 이쁩니다. :) 실제 테잎 머신이 돌아가는 것 처럼, 아래쪽에 테잎들이 애니메이션 효과로 돌아갑니다. 쳐다보고만 있어도 뭔가 사운드가 좋아지는 느낌입니다. :) 물론, 덕분에 CPU에 부담은 꽤 됩니다.

TAPE FACE는 기본 셋팅이 중간에 초록색 LINK 버튼이 켜져있는 상태입니다. 다시 말해서 INPUT을 올리면 OUTPUT이 거기에 맞춰서 줄어들면서, 볼륨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테잎 머신을 통과하는 그 아날로그적인 느낌만 추가로 더해집니다. 

드럼 버스에 TAPE FACE를 걸면서 느낀 것은, 뭔가 아련한 듯한 느낌을 주는 그런 사운드가 만들어집니다. :) 이것은 단순히 볼륨만 올려서는 얻을 수 없는 느낌입니다. 볼륨이 과하지 않지만 곡의 공간 안에 분명하게 존재하는 느낌입니다. 

소위 말해서, 드럼 사운드가 하나로 만들어지는 글루감이 살아나면서 특히 하이헷 사운드가 정말 마음에 듭니다. 아래 곡은 TAPE FACE를 드럼 버스에 그리고 마스터 단에 사용한 곡입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어떻게 들으셨나요? 저는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 테잎 에뮬레이션은 다른 회사에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다만 우연한 기회로 할인해서 구입했는데 후회는 없습니다. 홈페이지를 보니 데모 버전으로 테스트도 해볼 수 있네요. 혹시 저 처럼 세츄레이션에 대한 열망이 있으시다면, 꼭 한번 사용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

* "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봤니?" 전체 글 모음
https://jungjinbu.blogspot.com/2022/10/blog-post_3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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