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봤니? 35 - 홈레코딩을 위한 저렴한 오케스트라 악기들 (BBC Symphony Orchestra DISCOVER, THE ALPINE PROJECT, PALETTE – PRIMARY COLORS)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이 생각이 납니다. :) 홈레코딩을 하다보면, 결국 악기 욕심이 나게 됩니다. :) 일단 나의 편곡 실력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사운드가 좋아야 다른 사람에게 좋게 들릴 것이라는 압박이 몰려옵니다.
이미 유투브를 통해서 탁월한 분들의 음악이 많이 들려지고 있고, 그분들이 사용하는 고가의 가상악기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수준 있는 악기의 소리들을 당연시 여기게 됩니다. 그런면에서 고가의 악기에 대한 갈망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은 홈레코딩 유저들이 무조건 고가의 악기를 살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왜 고가의 악기를 구입할까요? 그것은 리얼함 때문입니다. 악기는 고가로 올라갈 수록 리얼함이 더해지는데, 그런 면에서 가장 탐나는 것이 오케스트라가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처럼 웅장한 악기들이 쏟아져 나오는 멋진 음악, 이것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
용량이 작고 저렴한 악기들은 어쩔 수 없이 가짜 소리의 티가 납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나름대로 몇가지 악기들을 찾아서 노하우를 가지고 오케스트라 악기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사용하고 있는 오케스트라 악기들을 소개합니다.
이 악기는, 최근 들어서 오케스트라 악기 중에서 강자로 등극한 SPITFIRE AUDIO의 오케스트라 버전 중에 가장 저렴한 버전입니다. 가격은 $49불 이지만, ADD TO CART 밑에 OR FREE 버튼을 누르고 설문 조사에 참여하면 14일 후에 다운로드 링크가 옵니다. :) 그럼 그 링크를 통해 무료로 받으실 수 있습니다. 물론 인내심이 바닥이 났다면, 바로 구매하셔도 됩니다. :)
저는 이 악기 하나만으로도, 홈레코딩 유저들의 음악에 혁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놀라운 것은 용량 자체가 300mb 정도 밖에 안됩니다. 그런데 왠만한 오케스트라 악기들이 다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소리가 굉장히 준수합니다. :) 소리 자체는 리버브가 많이 들어간 매우 멀리서 아련하게 들리는 그런 느낌입니다. 여하튼, 이렇게 저 용량에 이정도 소리를 내는 것은 도대체 무슨 마법인지 궁금합니다.
아래 그림은 가장 기본이 되는 Violin 1의 화면입니다. 4가지 주법이 들어가 있고 현재로서는 가장 많이 쓰이는 LONG 입니다. 그냥 서스테인이 걸린채로 쭉 스트링을 연주하는 주법입니다. 적당히 스트링만 누르고 있어도 느린 곡에서 분위기가 살아납니다.
아래 그림을 보시면, 이것 외에도 다양한 악기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무료 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악기들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위에 그림처럼 기본적인 PAN 조절이 실제 오케스트라의 편성에 따라서 조정이 되어 있기 때문에, 오케스트라 편성에 대한 지식이 없다 하더라도 본인의 감성에 따라서 적당히 누르면 들을 만한 소리가 나옵니다. :)
물론 아쉬운 점은, 이런 아주 저가의 혹은 무료 악기들의 경우에는 악기들의 두 음 사이에 연결하는 음이 없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피아노가 아닌 현악기의 경우에는, 음을 연속해서 연주할 경우 주법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두 음이 연결되든지, 혹은 소리가 끊어지지 않고 두 음 사이에 어떤 음이 나오면서 다음 소리가 연결이 됩니다. 그런 것을 통해서 우리는 악기의 리얼함을 경험합니다.
그런데 저가의 악기에는 그런 고급 기능이 없습니다. :) 한참 찾아본 기억으로는 스트링을 기준으로 해서 100불 대의 오케스트라 악기도 리얼로 지원하지 않고 가상으로 중간 음 등을 지원하는 것으로 기억합니다. :)
결국에는 정말 리얼한 오케스트라 스트링 소리를 위해서는 최소 300불 정도로 뛰어야 하는데 홈레코딩 유저에게는 여의치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일단 BBC Symphony Orchestra DISCOVER 정도로 편곡과 분위기를 연습하고, 이후에 업그레이드 하시면 좋겠네요. 여하튼 현재의 저에게 있어서는 BBC Symphony Orchestra DISCOVER가 가장 메인 오케스트라 악기입니다. :)
알파인 프로젝트는, 웹상에 공개된 샘플들을 모아서 최상의 무료 제품으로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 프로젝트입니다. 아래에서 보시는 것 처럼, 스트링 종류를 포함해서 오케스트라 악기들이 다 들어 있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알파인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무료로 제공되는 콘탁 플레이어로는 사용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콘탁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NI사의 샘플러입니다. 만약 콘탁 플레이어로 알파인 프로젝트 샘플을 부르면 시간 제한이 걸리기 때문에, 사실상 제대로 사용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거금을 들여 :) 할인 기간 중에 컨탁 정품을 구입하였습니다. 그 목적 중에 하나는 이 알파인 프로젝트를 사용하기 위해서도 포함됩니다. 그렇다면 알파인 프로젝트의 사운드는 어느 정도일까요? 알파인 프로젝트의 사운드는, 많이 리얼하기는 하지만 좀더 생소리에 가깝습니다. BBC Symphony Orchestra DISCOVER 가 아련하게 멀리서 들려오는 리버브 감이 충만하다면, 알파인 프로젝트는 정말 귀 바로 옆에서 소리를 내는 굉장히 강한 소리입니다.
제가 생각할 때에 너무 생소리를 음악에 쓰면 리얼감이 떨어지는 것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 그렇기 때문에 알파인 프로젝트를 메인 오케스트라로 쓰기는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BBC Symphony Orchestra DISCOVER를 메인으로 해서 동일한 채널에 약간 섞어서 사용한다면 훌륭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자주 사용하는 악기는 PALETTE – PRIMARY COLORS 입니다. 이 악기 역시 컨탁 정식 버전에서만 작동합니다. 그런면에서 무료 악기이지만 유료 악기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이 악기의 느낌은 BBC Symphony Orchestra DISCOVER 과 굉장히 비슷합니다. 특히 스트링 소리가 정말 괜찮습니다. 물론 음 사이를 연결해주는 자연스러움 등은 매우 부족하지만, 본인이 적절한 곳에 사용만 잘 한다면 매우 훌륭한 악기입니다. 저는 그래서 보조적인 역할로 이 악기를 배치해서 사용합니다.
4. 나도 오케스트라로 한번 만들어보자.
홈레코딩의 장점이 뭘까요? 많은 장점이 있지만 저는 가장 큰 장점은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할 수 있다"가 아닐까 싶습니다. :) 예를 들어서 어떤 악기를 리얼 녹음으로 받는다고 생각하면, 비용과 시간이 감당이 안될 만큼 많이 들어갈 것입니다. 그러나 홈레코딩은 내가 원하는 악기를 원하는 트랙 만큼 얼마든지 입힐 수 있습니다.
만약에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 음악을 많이 들은 경험이 있다면, 본인이 만드는 노래의 코드 라인을 따라서 스트링을 누르면서 연습을 해보면 됩니다. :) 저 역시 일단 코드 라인으로 스트링을 길게 눌러보면서 연습을 해봅니다. 물론 코드를 일일이 계산해야 할 때도 가끔은 있지만, 대부분 해당 마디의 코드 안에서 라인이 흘러가면 큰 무리 없이 곡에 묻어갈 수 있습니다.
물론 오케스트라를 입힐 때에, 스트링이 어떤 식으로 흘러가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좀 더 수월하게 라인을 짤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아래 강의가 짧지만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자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과연 위에 언급한 세가지의 악기들로 어느 정도 사운드까지 끌어낼 수 있을까요? :) 저는 지금까지 만든 저의 모든 곡들에서 위의 세 악기들만 사용했습니다. 가장 최근에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관악기와 하프 등등 거의 모든 악기를 사용한 것이 "내가 영으로" 입니다.
솔직히 BBC Symphony Orchestra DISCOVER의 스트링도 정말 좋지만, 브라스 계열은 정말 정말 마음에 듭니다. :) 믹싱을 잘하고 리버브 쪽만 잘 입히면 정말 리얼한 소리를 뽑아낼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내가 영으로"는 제가 만든 곡 중에 오케스트라 부분을 가장 잘 뽑아낸 곡입니다.
"내가 영으로"는 위의 가상 악기 중에서 오케스트라의 거의 대부분 소리를 사용해다면, 위의 세 악기의 스트링 섹션만 가지고 곡에 입힌 것이 "왜 슬퍼하느냐" 입니다. 위 세가지 악기가 제공하는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등을 모두 사용하였습니다.
물론 앞에서 말씀드린 것 처럼, 스트링의 소리를 사용할 때에, 모든 악기가 동일한 밸런스로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BBC Symphony Orchestra DISCOVER 로 전체 스트링의 뼈대를 만들고 소리가 너무 단조로울 수 있기 때문에 THE ALPINE PROJECT를 PALETTE 를 적절하게 섞는 형식입니다. 아래 곡을 한번 들어보시죠.
어떻게 들으셨나요? 제가 생각할 때에 물론 아쉬움은 많이 있지만 그래도 무료 악기들을 가지고 이정도까지 끌어냈다면 상당히 잘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중요한 것은 단순히 미디 컨트롤러 건반을 누르기만 한다고 쉽게 이런 느낌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래 "왜 슬퍼하느냐"의 스트링 섹션을 한번 보시죠.
위 그림에서 보시면 일단 중요한 것은 벨로시티입니다. :) 홈레코딩을 계속 하면서 느끼는 것은, 한 곡의 완성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인 벨로시티 같습니다. 그냥 스트링을 건반으로 누른다고 느낌이 오는 것이 아니라, 약에서부터 강으로 가는 전체 느낌을 살려야 합니다. 그래서 위에 모든 스트링들이 약부터 시작해서 곡의 느낌에 맞춰서 벨로시티가 모두 조절되어 있는 것을 보실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주 약간의 팁이있다면, 두 음 사이에 자연스러운 연결을 저가 악기 소프트웨어가 지원해주지 않기 때문에, 억지로 그런 느낌을 만들어야 합니다. :) 예를 들어서 미디 상에서 한 노트의 끝과 다음 노트의 시작을 약간 겹치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렇게 노트들의 끝과 시작을 조금 겹쳐서 연결해주면, 아주 자세하게 들어보지 않는 한 어느 정도 자연스럽게 스트링이 연결이 됩니다.
그리고 하나더 추가하자면, 기본적으로 바이올린 1의 라인을 만든 다음에 바이올린 2에 복사를 하고, 바이올린 2 소리로 셋팅을 합니다. 그리고 전체 노트를 약간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미세하게 조정해서 약간 타이밍을 어긋하게 해서 리얼감을 살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사람이 직접 연주해서 당연히 10명의 플레이어가 아주 약간 다른 타이밍에 연주하는 것 처럼, 미디에서도 그런 리얼감을 살리는 것입니다.
솔직히 마음은 Spitfire Audio의 고가 제품을 구입하고 싶습니다. :) 하지만 아직 때가 아닌 것 같네요. 위의 무료 악기들을 최대한 사용하고 연습해서 계속 실력을 쌓아나가고 싶습니다. 혹시 위에 악기들을 사용해보시지 않았다면 꼭 한번 사용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만약 BBC Symphony Orchestra DISCOVER 만으로 부족하시다면, 할인 기간 중에 Kontakt을 구입하셔서 다른 오케스트라 악기들도 시도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