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11일 화요일

엄마, 너무 잘했어요 / 선인장 - 에피톤 프로젝트


미국에 온지
꽤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영어는 힘들기만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중 언어 속에서 자라나는 아들을 보면,
마음이 짠하기도 하고
또 자랑스럽기도 합니다.

한글을 더 익혀야 할거 같아서
한글을 쓰도록 배려하다가도,
또 영어에 처지면 어떻게 하나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합니다.

아들이
다니는 한글 학교에서
상을 받아 왔습니다.
무려
단어 경시대회 은상,

받아온 상장을
슬쩍 곁눈짓으로 보고서는,
저보다 더 한글을 잘 하는게 아닌가
혼자서 울컥하고 감동을 받고
또 어깨가 으쓱해 집니다.

자랑스럽게
상장을 받아 온 아들을 보면서,
사실 제 마음에는
늘 아들을 교육하는
아내가 생각 났습니다.

집에 돌아오면
가방을 멀리 던져 두는 아들에게,
가방 열어보라고 말하는 것도
엄마입니다.

주어진 숙제를 꺼내어서
하나하나 시키는 것도,
부족한 부분을 살피는 것도,
엄마입니다.

시험이 있다고 하면
더 바짝 긴장해서,
하나라도 더  외우도록
훈련시키는 것도,
엄마입니다.

사랑하는 아들이
당당하게 상장을 받아온 것이
너무 대견하고 기쁩니다.
그래서 칭찬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제 마음에는 사실,
아들이 그렇게
위대해 보이진 않았습니다.

그저
아무도 보지 않는 뒷 자리에서,
아들을 묵묵히 돕고
가르치고 인도한 제 아내가,
정말 대단하고
위대해 보였을 뿐입니다.

하나님의 주권과
인간의 책임,
영원히 풀리지 않는 신비라고 합니다.

그런데 요즘,
조금은 이해가 됩니다.

나름 열심히 살아온 인생,
그런데 요즘,
그저 하나님께서
더 위대해 보입니다.

열심히 살아온
시간을 뒤돌아보면
저의 열심 뒤에는
오직 하나님의 열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가르치시고,
저렇게 지도하시고,
이렇게 인도하시고,
저렇게 이끄시고,
이렇게 막으시고,
또 저렇게 길을 여시고,
모든 것을 하나님이 하셨습니다.

나의 모든 것에
자부심을 가지되,
또한 이 모든 것을
오직 하나님이 하셨음을 고백하는
참된 겸손을,
늘 마음에 품고 싶습니다.

그래서 말하고 싶습니다.

여보,
너무 잘했어요.
고마워요.

그리고,
하나님 감사합니다.

저의 호흡 하나까지,
모든 것은,
하나님이 이루신
아름다운 결과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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