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예배를 가기 위해서, 아주 잠깐 high way를 달립니다. 아직도 캄캄한 밤, 그때 만큼은 마음이 그 어느때 보다 고요하고, 또 잠잠합니다. 그리고 문득 마음에 들어오는 생각, '내가 지금 여기서 무얼 하고 있지?..'
현실에 대한 그저 어린 마음의 한탄은 아닙니다. 그토록 집을 좋아하던, 그저 삶의 작은 공간 안에서 만족하던 제가, 이곳 미국에서, 차갑고 때론 외로운 길을 홀로 차를 타고 달리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가끔씩 저를 놀라게 합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상황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제 마음은 한 없이 작고 여린데, 저에게 주어진 현실은 어느 덧 너무 커져 버렸습니다.
아주 어릴 때에는, 사람이 믿을 수 있는 존재라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조금씩 들어갈 수록, 사람은 믿음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일 뿐임을 더욱 절감합니다. 그저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믿을만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 그것 하나입니다. 그러나 알고 있습니다. 저 역시도 결국 온전히 믿을 사람은 못된다는 것을요.
아내와 믿음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우리의 삶을 붙들고 계시는 하나님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삶의 과정 속에서 결국, 하나님을 믿고, 그 믿음 안에서 살기를 원하시는 것을 깨달아 갑니다.
하나님께서 인도하시지 않았다고 생각한 적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삶이 버거울 때, 아무것도 기댈 것이 없다고 느껴질 때, 그때 만큼은 마음이 조금은 흔들립니다. 삶과 현실은 너무나 커보이고, 나 자신은 더욱 작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저의 설교를 녹음한 것을 아주 오랜만에 우연히 들었습니다. 부끄럽지만 그런 달변이 없다고 느껴졌습니다. 요즘은 새벽 설교 가운데, 천천히 말을 합니다. 화려한 언변 보다는, 그 한마디 한마디가 진실했으면 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말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내 말에 진심을 담을 수 있는 그 진심이 더 필요한 때라고 생각이 듭니다.
진실한 사람이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 자신보다는 남을 생각하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더 앞세우고 싶습니다. 그것이 때론 부질없어 보이더라도, 때론 큰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라도, 그리고 그것이 홀로 가는 것 처럼 보일 때라도.. 적어도 그것이 옳은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 이유 하나 만으로, 그렇게 걸어가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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