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8일 토요일

가장 작은 것 / God Will Make a Way



아마 한달 전부터, 잠자리에 들기 전에, 아내와 함께 성경을 읽고 기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한장을 다 읽을 때도 있지만, 너무 길면 절반 정도를 읽기도 합니다. 기도는 아주 짧은 기도입니다. 지나간 오늘의 하루를 감사하고, 아내의 건강과 열매의 건강을 위해서 기도합니다. 우리의 가정 가운데 평안을 주시기를 기도하고, 그때 마다 중요한 기도 제목을 추가하기도 합니다.

며칠 전, 동일하게 성경을 읽고 기도하려고 하는데, 마음에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가 보면 이게 참 유치한 행동일 수도 있겠다" 성도가 아닌 사람이, 혹은 성도라 하더라도, 사실 굉장히 유치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주 짧은 시간입니다. 굉장히 작은 것입니다. 그저 잠자리에 들기 전에 잊지 않고 성경을 읽고, 아내와 손을 잡고 기도하는 것, 바로 그것이 전부입니다.

오늘 히브리서를 같이 읽었습니다. 7장에 멜기세덱이 등장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예수님을 그저, 사랑이 넘치는 분 정도로 이해하는 현대적인 분위기에서, 오늘 말씀은 저에게도 그리고 아내에게도 더욱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읽는 성경을 들으며, 아내는 눈을 동그랗게 뜹니다. 그 짧은 몇구절이, 충분히 중요하고 놀랍다는 것을 저도 아내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아내가 진지하게 말합니다. "오빠, 이 부분 내일 한번 더 읽어줘"

성경을 읽고 기도를 하는 동안, 제가 그리고 우리 가정이 극적으로 변했다 라는 말은 거짓말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믿음의 성도님들이 혹 성경을 읽지 않는다고, 기도를 하지 않는다고 정죄하려고 글을 쓴 것도 아닙니다. 다만, 가장 작은 것에서 신앙은 시작하고, 그리고 그것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참 신비롭게도, 아내도 저도, 이 시간이 정말 소중하다고 느끼고 있다는 것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사실 유치해보이기도 하고, 십분 남짓한 시간을 그렇게 가진다고 뭐가 그렇게 변하겠냐 라고 선입견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결국 신앙은 육적인 관점으로는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보이지 않는 영적인 것임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어쩌면 현대속에 살아가는 우리는, 늘 우리의 삶 속에서 크고 대단한 것, 극적이고 드라마틱한 것, 남들 보기에 모양이 좋아보이는 것에 길들여 져 있는 듯 합니다. 끊임 없이 만들어지는 특별한 기도회나, 특별한 예배나, 특별한 종교적인 헌신이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상 우리는, 가장 작은 것 속에서 신앙의 유익을 발견하고, 천국에서 임하는 평안과 기쁨을 맛보는 것 같습니다. 과연 정말 우리의 신앙이라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믿음이라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요즘 새롭게 생각하게 됩니다.

목회자로서 무거운 혹은 무서운 권면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저 함께 힘든 인생을 살아가는 한명의 성도로서, 지금 글을 읽으시는 믿음의 성도님들에게 이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오늘부터 짧게 성경을 읽고 함께 기도해보지 않겠냐고, 하루를 마감하며 사랑하는 가족이 모여,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손을 잡고 기도해보지 않겠냐고, 우리의 힘든 인생을 주님께 아뢰며, 그분의 도우심이 없이는 우리는 살 수 없음을 고백해 보지 않겠냐고...

그래서 오늘도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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