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28일 토요일

리디머 처치 (Redeemer Church) 3 - 찬양 인도자의 숙명? / New York Bossa - Kenny Drew & Hank Jones Great Jazz Trio




경험적으로 보면 많은 현대적인 예배를 드리는 교회는, 그 예배가 찬양으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그것을 '준비찬양' 혹은 그냥 '찬양 시간' 이라고 부를 수 있겠지요. (찬양 자체를 넓은 의미에서 예배라고 부르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찬양 인도의 주도적인 역할은 찬양 인도자(혹은 예배 인도자라고 부르기도 합니다)가 담당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그가 선곡을 하고 그 곡을 통해 찬양 시간을 이끌어가기 때문입니다. 보통 공식적인 예배가 시작하기 15분 정도 전 부터, 혹은 공식적인 예배 선포가 있고나서 15분 정도를 찬양의 시간을 가집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일단 시간적으로 상당한 비율을 차지합니다. 보통 설교가 25분-30분 정도라고 가정할 때에, 설교의 절반이 넘는 시간을 단독으로 사용합니다. 그리고 기능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부분을 담당합니다. 왜냐하면 예배가 시작하기 바로 전, 혹은 예배의 초반 부에 위치 하기 때문입니다.

자, 당신이 한번 찬양 인도자라고 생각해 봅시다. 당신은 어떤 생각으로 찬양 인도를 하게 될까요? 먼저, 자리에는 앉아 있지만, 아직 예배를 드리기에는 마음의 준비가 안되있는 성도님들을 가장 먼저 만나게 됩니다. 당신은 그들에게 당신이 할 수 있는 뭔가 좋은 일을 해야하는 것을 압니다. 게다가, 예배에 집중하기를 원하는 성도님들은 오히려 더 부담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누구보다도 더 큰 기대감을 가지고 당신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른 어떤 이들(설교자, 대표기도자, 예배 순서 진행자) 보다 상당한 심적 부담감을 안게 됩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어떻게 그 시간을 진행하는가가, 그 뒤에 모든 순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 뒤에 이어지는 시간들을 위해서, 당신 자신이 따뜻하고 푸근한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게 됩니다.

그 어색한 분위기를 적절하게 해소하기 위해서 드디어 찬양을 시작합니다. 물론 당신은 그렇게 두려워할 필요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주어진 여러 도구들이 있습니다. 당신은 최소한 건반 혹은 피아노 반주자가 함께 하고 있고, 당신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기타를 메고 있습니다. 드럼과 베이스 기타 연주자까지 있다면 더 좋습니다. 게다가 얼마든지 청중의 목소리 크기를 뛰어넘을 수 있는 음향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볼륨만 적절히 올려준다면, 공간을 찬양으로 그리고 좋은 분위기로 채우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당신은 일반적으로 경쾌한 빠른 곡에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혹은 느린곡에서 빠른 곡으로 다시 느린곡으로 들어갑니다. 15분 정도라면 많게는 3-4곡을 다양한 반복의 틀 안에서 적절한 코드 연결로 구사할 수 있습니다. (후렴을 두번 정도씩 하면 좋습니다) 그리고 그 최종적인 목표는 물론, 아직 굳어있는 성도님들의 몸과 마음이 자연스럽게 풀어지도록, 그리고 찬양을 통해서 마음이 열리고 하나님을 생각하고 높일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정말 엄청난 시간입니다. 만약 당신이 정말 경험있고 유능한 찬양 인도자라면 그 시간의 소중함과 힘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을 만큼 열정을 쏟아내는 시간입니다. 그 시간을 성령님이 지배하고 계시다는 놀라운 영적인 체험을, 항상은 아니지만 가끔씩 뜨겁게 경험합니다. 모두가 손을 들고 경배하는 그 감격, 그리고 그 자리를 인도함에서 오는 짜릿함은, 다른 어떤 예배 속 역할과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는 큰 약점들이 있습니다. 일단은 찬양 인도자 개인이 가지는 부담입니다. 만약, 예배에 대한 공식적인 선포 없이 찬양의 시간이 들어간다고 해 봅시다. 그는 정말로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는 예배라는 틀 밖에 존재하기에, 마치 심하게 이야기하면 고아와 같은 기분이 됩니다. 그를 보호해 줄 수 있는 공식적인 틀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할 수 없이 그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비공식적인 순전히 개인기적인 멘트와 영성과 음향에 의존하게 됩니다.

거기다가 자신이 담당하는 찬양 시간이, 이미 구조적으로 성도님들이 예배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그 가교에 존재하기 때문에, 뭔가 그들의 감정을 끌어주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러므로 무엇인가 뜨거운 혹은 감동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물론 찬양을 통해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것은 당연하지만, 자신이 그것을 언제나 만들어내야 한다는 압박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그러므로 당연히, 좀더 감정에 치우친 혹은 호소하는, 성도님들이 쉽게 공감하고 빠져들 수 있는 자기 고백적인 찬양을 중심으로 선곡하게 됩니다.

만약, 예배에 대한 공식적인 선포안에 찬양의 시간이 있다 하더라도, 여전히 어려움은 남습니다. 주어진 시간 15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예배의 그 어떤 시간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입니다. 당신이 정성스럽게 코드가 다른 4곡 정도를 끊어서 부른다면, 그것이야 말로 당신은 아마추어라고 여겨질 것입니다. 일반적인 성도님들의 마음 가운데 진정한 프로는, 마음의 감동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즉 결과를 만들어내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거기다가 성도님들 입장에서는, 예배 밖에 있든지 안에 있든지 찬양 인도자가 예배의 중심에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러므로 당황스럽게 그를 예배 인도자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는 이미 소위 예배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성도님들이 가사를 보기 위해 앞을 쳐다볼 때에 찬양 인도자는 항상 같이 보입니다. 여러 곡들의 연결과 진행 속에서 그는 언제나 돋보입니다. 음향 시스템을 통하여 그의 목소리가 청중들의 목소리를 압도적으로 지배합니다. 또한 여러가지 이유로 인하여 그는 다양한 멘트들을 중간 중간 함으로써, 본인이 찬양의 부분에 있어서는 충분한 인도의 자격 혹은 영적 리더의 자격에 있음을 암시합니다.

자, 만약에 그가 마음이 대범하고 도전적인 사람이라고 해 봅시다. 그의 마음 가운데 우쭐함이 생길 것입니다. 모든 청중들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곡을 따라하고, 자신의 싸인과 멘트에 따라서 행동을 취합니다. 자신이 극적인 연주와 곡 진행을 사용할 수록 성도님들은 칭찬합니다. 그의 멘트 하나하나에 성도님들이 반응을 합니다. 그는 이미 자기 자신이야 말로 예배의 핵심이며, 자신에게 예배의 승패가 달려 있음을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인정하게 될 것입니다.

만약 그가 마음이 소심하고 부끄러워하는 사람이라고 해 봅시다. 지금 뭔가 지나친 부담이 자신에게 주어졌다는 것을 점점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는 자기 자신이 예배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는 초반 15분을 담당함으로써 그 역할을 어쩔 수 없이 감당해야 합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자신을 우러러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견디기 힘듭니다. 그래서 무언가 은혜로운 멋있는 말이라도 해야 될 것 같은 압박감이 늘 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자신이 모든 것을 컨트롤 하기에는 음악과 그것을 증폭시키는 음향의 힘은 너무나 거대합니다.

누구를 비난하거나 곤란에 처할 생각으로 적은 내용은 아닙니다. 그저 지난 10년 정도를 돌이켜 보면서, 청년부 청년으로, 그리고 시간이 지나 목회자로서 찬양 인도를 하면서 느꼈던 저의 개인적인 경험을 조금 적어 보았습니다. 잘 읽어보시면, 저의 마음 가운데 찬양 인도자들에 대한 연민이 있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생각해 보면, 그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과분한 요구를 감당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찬양 인도자, 정말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리디머처치에서 어떻게 찬양을 하는지, classical 예배와 contemporary 예배에서 어떻게 다른지, 어떻게 예배를 열어가는지 모든 것들이 굉장히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좀더 재미있어집니다.

다음 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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