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17일 토요일

CFNI 다이어리 36 - 신장 결석, 그 끝나지 않은 이야기


아침에 일어났는데, 몸이 안 좋았습니다.
며칠 전부터 소변이 잘 안나와서 약간 이상하다 느꼈는데,
역시나 한달 전에 신장 결석의 고통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은근히 아프기 시작해서
급하게 진통제 두알을 먹고 버티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오후 쯤에 작은 한국 병원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운전해서 가려고 하다가(40분 정도 걸립니다)
도저히 안될 것 같아,
귀한 승록 전도사님께 운전을 부탁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전도사님이 태워주셔서
병원으로 향하다가 고통이 심해졌습니다.
숨이 쉬기 힘들고, 진통제가 전혀 듣지 않는지
배를 칼로 찌르는 것 처럼 계속 아팠습니다.

어쩔 수 없이 중간에 방향을 틀어
예전에 갔던 베일러 대학 병원 응급실로 갔습니다.
어리버리 영어로 설명했습니다.
신장 결석 같다, 예전에 왔다, 너무 아프다.
진통제가 안 듣고 소변을 잘 못본다. 등등

고통은 점점 심해지고, 혈압은 151까지 올라갔습니다.
진통제가 안 듣는다를 이야기를 듣고,
몰핀을 놓는데 지난번 보다 훨씬 많은 양을 놓았습니다.
몸이 찡하고 기분 나쁜 안락감,
이미 아침 밥 부터 먹지 못했기에
점심이 넘어간 시간에 강한 약은 저의 속을 뒤집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번에는 몰핀도 듣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아픈 통증, 정신은 어지럽고 몸은 떨리고,
아내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몇시간 동안 앉아 있고,
저는 몇번 잠깐 잠들었지만, 어지러움에 다시 깼습니다.

낮 2시반쯤 들어가서,
10시가 넘어서 검사가 끝났습니다.
결과는 똑같이 신장 결석,
하지만 저는 조금도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병원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은 없고,
작은 희망은 돌이 조금 움직이고 있다는 것

귀한 승록 전도사님 부부가 잠깐 돌아갔다가
병원으로 저희를 다시 데리로 왔습니다.
얼마나 고맙던지,
추운 밤이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집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아픕니다.
진희가 열손가락 열발가락을 다 땄습니다.
검은 피가 나오고, 화장실에서는 다시 토를 하고,
먹은 것도 없이 약 때문에 체했는지 속이 정신을 못차립니다.

마음이 천사같은 승록 전도사님 사모님이
죽과 김치볶음밥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거의 12시간을 저를 살폈던 진희는 너무 지쳐 잠이 들고,
이제 저 혼자 남았습니다.

돌이 움직이려면 물을 먹어야 되는데,
체해버려서 물을 못마십니다.
물을 못마시니 돌이 움직이지 않아 고통이 멈추지 않습니다.
고통이 멈추지 않는데, 너무 피곤해서 뛸 수도 없습니다.

한발로 쿵쿵 뛰다가,
잠시 앉아서 잠들었다가
다시 아파서 일어나서
다시 뛰고 움직이다가,
그렇게 몇시간을 지나
소파에 머리를 뭍고 기도했습니다.
기도가 절로 나옵니다.
주여..

그러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아침이 되니
돌이 많이 움직여졌나 봅니다.
이제 놀랍게도 몸이 많이 회복되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절대 안가던 병원을
미국 온지 네달만에 두번을 갔습니다.

아내와 함께 저녁을 다시 먹는 것이 너무 소중하고,
어제의 힘든 시간을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도 너무 소중합니다.

언젠가 결석의 아픔이, 산통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언젠가 한번, 다른 사람의 아픔을 이해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기도를 했습니다.
12시간 정도 쉬지 않고 고통을 겪으면서,
주님이 그 기도에 응답하신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쩌면 인생은 아픔의 연속입니다.
적어도 어제 그 순간 만큼은 너무 힘들었고,
이곳에서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지 않을까 하는
그런 두려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렇게 큰 병원에서도 해줄 수 없는 일이 있고,
결국 내 안에서 주님이 해결하셔야 하는 일이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오늘 즐거운 마음으로
아내와 위대한 탄생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흠 많은 멘토들도, 그렇게 자기 멘티라고 위하고 돌봐주는데,
하물며 우리 하나님이겠는가? 그분은 내 아버지이신데?..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다 해주실 수는 없습니다.
최고의 멘토 밑에서 교육 받더라도,
결국 노래는 자기가 해야하는 것 처럼,
우리는 결국 우리의 몫을 감당해야 합니다.

그것은 시련이고 어려움이고 고통입니다.
얀시의 명저, 하나님 당신께 실망했습니다의 내용처럼,
그래서 신앙인의 삶은 결국
안개 속을 걷는 사람과 같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믿음입니다.
믿음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이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사랑이,
이미 나에게 충만히 부어졌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 그분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오늘은 회복되었지만,
또 내일은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모릅니다.
그저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하루에 감사하고 하루에 기뻐하고 하루에 사랑하고,
그렇게 사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이 지나갈 때 마다,
하나님을 향한 믿음은 유지되길 바랍니다.
그분의 우리의 아버지 되심과,
나와 함께하신다는 그 사실과,
모든 인생의 굴곡과 아픔들 조차도
그분의 사랑 안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고백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족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행복.

댓글 없음:

댓글 쓰기

추천 글

로고스 프로그램으로, 평신도 성경 공부하기 with 스터디 바이블 노트 Study Bible Notes (2023년 9월 업데이트)

주의 말씀의 맛이  내게 어찌 그리 단지요  내 입에 꿀보다 더 다니이다 (시 119:103) 누구나 성경을 열심히 읽으라는 말은 듣습니다. 그리고 성경이 꿀보다 달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많은 ...

리딩 크리스천 독서 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