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함은,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집니다. 세상은 점점 식어가지만, 그럴 수록 따뜻한 분들의 그 온기가 더 힘을 발휘합니다. 그런 분들 옆에 잠시라도 머물수 있다면, 그 잠깐의 대화가 지친 삶을 행복하게 만듭니다.
주일에 사역하는 분주한 중에 권사님 한분이 잠깐 말을 걸어 오셨습니다. "목사님, 꿈에 목사님이 나왔어요. 그런데 성도님 차가 많이 망가졌는데 그걸 다 일일이 고치고 계시더라구요. 제가 꿈을 자주 꾸는 사람이 아닌데 목사님이 참 이런 일도 다 하시는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목사님 안보이는데서 열심히 섬기시는구나 생각했어요. 하나님께서 다 기억하시고 갚아주실꺼에요."
무슨 말을 해야할지 잠시 고민했습니다. 사실 약간 마음에 떨림도 있었습니다. 한번도 보시지 않은 저의 사역을 너무나 확신있게 말씀하시는 나이든 권사님이 참 귀여우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꿈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사람은 아니지만, 권사님의 따뜻한 한 마디가 참 힘이 되었습니다.
사실 지난 몇 주가 참 분주했습니다. 성도님들 돌아보면서 연락하면서 심방하면서 저의 한계까지 제 자신을 밀어 붙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권사님에게 제가 이런 저런 일을 이렇게 열심히 했다고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웃으면서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셨군요 권사님, 권사님 꿈에 제가 다 나오다니 정말 영광입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어요."
주일의 사역이 끝이 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회는, 보이지 않는 것이지" 평소에 잘 알고 있는 명제라고 생각했는데 새삼스럽게 느껴졌습니다. 한 성도님이 교회로 나오기 위해서 수십번의 연락과 인내가 필요했습니다. 한 사람이 세워지기 위해서 긴 시간의 경청과 조심스러운 대화가 필요했습니다.
예전에는, 사람이 조금 더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의 속이 참 아팠습니다. 그런데 이제서야 새롭게 깨달았습니다. 절대로 저의 수고를 누군가 온전히 알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저 하나님 앞에서, 목회자로서 양심에 따라서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하나님께서 칭찬해 주시기를 소망할 따름입니다.
목회가 보이지 않는 것이기에, 더 성도님들을 살피고 돌보아야겠습니다. 그래서 사역의 기대치는 무한대로 뻗어나갑니다. 제가 하나님 앞에서, 그리고 성도님들 앞에서 할 수 있는 말은 "열심히 하겠다"라는 말 뿐입니다. 마땅히 하나님께서 맡기신 것에 집중하겠습니다. 그리고 제 삶의 마지막에,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고 칭찬 받는 때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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