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26일 금요일

마흔 네번째의 생일을 감사드리며 / 하나님의 열심 - 배다해

 


시간이 빠르다는 것은 수사적 표현이 아니라 사실적 기술이라는 것을 경험합니다. 마흔 넷이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함께 책을 넘기면서 숫자 놀이를 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앞에 숫자와 뒤에 숫자가 같이 나오면 꽤 좋은 경우입니다. 마흔이 넘어가는 것과, 마흔 넷이 되는 것은 또 다른 마음에 감각을 가져다 줍니다. 

며칠 전부터 아이들이 물어봅니다. 아빠 뭐 선물로 받고 싶은거 없어? 자기들의 용돈에서 뭘 살지를 나름 제안을 합니다. 웃음이 흘러나왔습니다. 곰곰히 생각했는데 별로 원하는 것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제가 가진 것들 중에 낡은 것도 오래된 것도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쓸만하기에 충분합니다. 삶은 가진 것으로 채워지지 않음을 배우고 있기에, 반은 농담으로 그리고 반은 너무나 깊은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말했습니다. 아빠는 너희들만 있으면 충분해

요 며칠 너무 과로를 해서 의도치 않게 늦잠을 잤습니다. 일찍 일어나서 설거지라도 하려고 했는데 아내에게 참 미안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도시락이라고 미역국을 준비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얼마나 고마운지, 잠시 할 말을 잃었습니다. 

혼자 앉아서 점심을 먹는데 왠지 마음에 뭉클했습니다. 살아온 시간들이 마치 작은 미역국 한그릇에 다 담겨 있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미지근하지만 참 따뜻했습니다. 아내의 사랑 덕분에 지금까지 제 삶을 포기하지 않고 걸어올 수 있었습니다. 

멘탈리티를 읽으면서 식사를 했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입니다. "천장이든 바닥이든 부딪히기를 걱정하지 않는다. 클리너에게는 애초에 천장도 없고 바닥도 없는 까닭이다." 이 문구를 읽고 제 삶의 많은 부분, 사실은 근본이 변화 되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이지도 않는 한계, 편견, 아집, 눈치, 괴로움에 갖혀 있던가를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저의 삶을 지금까지 인도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저를 자유케 하셨습니다. 저는 자유자입니다. 저의 삶의 전부는 오직 주님의 것이며, 주님을 위하여 불태우기 위해 존재합니다. 예전에는 그렇게 부담스러운 고백들이, 이제는 제 마음을 뜨겁게 합니다. 지금 이 순간, 하나님 안에서 살아 있다는 것에 마음이 벅찹니다. 

한 성도님의 아버님께서 오늘 소천하셨습니다. 소식을 듣는데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유가족들을 위해서 속으로 기도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생일이, 누군가에게는 삶을 마감하는 날이 되었습니다. 삶과 죽음은 사실 같이 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죽음은 언제나 바로 앞에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생명이 우리를 붙잡고 그 어두운 길을 인도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성도는 오늘도 좌절하지 않고 전진합니다. 

마흔 셋이어도, 그리고 이제 마흔 넷이 되어도 여전히 앞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더 깊어진 저의 믿음은, 하나님께서 저의 인생을 붙들고 계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열심으로 주님의 계획을 이루신다는 것입니다. 고통스러웠던 지난 십 년이 열매를 맺는 현재를 보면서, 이제서야 그 걸음을 인도하셨던 주님께 경탄합니다. 주님, 그래서 그렇게 하셨군요, 참 힘들었지만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요즘에 가슴이 자꾸 두근거립니다. 사실 종종 견디기 힘들 정도로 뜨거운 격정에 휩싸입니다. 하나님의 일하심을 보기 때문입니다. 설령, 그것이 제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인내하며 기다려야 한다는 것도 깨닫기 때문입니다. 그저 가슴 벅차는 삶, 당장 내일이 내 삶의 마지막이라 하더라도 후회하지 않는 그 삶을 달려가고 싶다는 절박하고 간절한 마음만이 저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마흔 넷의 인생이, 마흔 다섯으로 이어지는 것은 오직 하나님께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더 감사합니다. 하나님이 저의 주인이시기에, 저의 아버지이시기에 감사합니다. 제가 누리는 모든 것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앞으로 살아 있는 동안 작은 저를 통하여 주님의 소중한 일을 이루실 주님을 찬양합니다. 마흔 네번째 생일까지 인도하신 나의 주님께 오직 사랑과 감사를 올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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