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73:26 내 육체와 마음은 쇠약하나
하나님은 내 마음의 반석이시요 영원한 분깃이시라
주님, 어제는 모든 것이 무의미하다고 느껴졌습니다. 말 그대로 모든 것이 그랬습니다. 세월이 무상하다고 느껴졌습니다. 많은 것을 이루었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을 거스를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치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공중으로 흩어지는 것처럼, 저의 생각과 의지와 용기가 사라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주님, 어쩌면 진정으로 저의 존재를 깨달은 시간이었습니다. 먼지와 같은 인생, 어린 시절부터 주님을 알고 사랑했지만, 지나간 세월이 너무 빨라 제 자신조차 저의 존재를 붙잡을 수 없다는 불안감과 당혹감이 제 마음을 엄습했습니다. 고난이 아니라 마음의 허망함이, 더 큰 저의 적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저는, 제 자신에게 아주 작은 소망 아니면 제가 생각하던 것보다 더 큰 기대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의 실체를 보았습니다. 저는 먼지입니다. 저는 그저 따가운 태양에 순간 말라버리는 이름 없는 풀과 같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오 주님, 저는 그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제 자신에게는, 그 어떤, 그 작은, 그 조그마한 기대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을 이제서야 절실하게 깨달았습니다. 놀랍게도 그것이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나의 존재가 사라지고, 나의 소망이 사라지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저의 영혼의 근본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삽의 고백이 이제서야 저의 모든 것이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마치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조건으로 이 말씀을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이제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의 육체와 마음은 반드시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제 자신에 대한 모든 소망이 다 사라지고, 제 자신에게 기대할 수 있는 그 어떤 것도 없다고 여겨지는 그 지독한 허무함의 끝에서, 그제서야 "오직" 여호와만이 반석이시고 분깃이심을 깨달았습니다.
주님, 저는 실패합니다. 저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저는 사라지고 있습니다. 저는 시간을 이길 수 없고, 그 완전한 완전함에 전혀 미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오직 하나님만 바라봅니다. 자신의 아들을 기꺼이 내어주신 그 영원한 사랑 안으로 들어갑니다. 저는 주님께 단 한걸음도 다가갈 수 없었지만, 주님이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그래서 전적인 피조물이, 완전하신 창조자 안에서 쉬기 원합니다. 주님의 존전에서 행복을 누리기 원하고, 나는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기 원하며, 오직 그리스도께서 제 안에 숨쉬고 움직이시고 살아나시기를 원합니다.
주님, 제 인생에 앞으로도 수 많은 시간을 허무함과 싸울 것입니다. 아마 종종,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린 것 같은, 도저히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어두움 속에 존재하는 그 허무함에 묻힐 것입니다. 오 주님, 주님만 의지합니다. 저의 손을 붙잡아 주시기를, 어리석고 교만하고 작은 제 자신을 더 이상 보지 않고 오직 주님만 바라볼 수 있기를,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다 사라지고, 오직 눈부신 태양과 같은 주님을 바라보며, 그 주님의 압도적이며 신적인 영광으로 저의 모든 허무함이 사라지기를 기도합니다. 주님만이 저의 소망이며, 주님만이 저의 반석이시고, 영원한 분깃입니다.
저의 유일한 구원자, 존귀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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