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대학원 시절을 돌아보면, 숙제 하느라 정신 없이 지나갔습니다. :) 저처럼 일반 학부를 졸업한 전도사에게느느 학업의 양 자체가 너무 버거웠습니다. 거기다가 저는 역사가 약한데, 수 많은 과목들에 더해서 교회사까지 배우려고 하니 쉽지 않았습니다. 교수님들께는 참 죄송하지만, 가장 힘든 시간이 교회사였습니다.
저의 전공과 상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요즘에도 종종 교회사 책을 들춰봅니다. 교회사는 역사이면서 또한 교리사이기 때문에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교회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 곧 신학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교회사가 어려운 이유는, 그 맥락 때문인 듯 합니다. 어떤 인물 어떤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역사적인 맥락을 알아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공부의 양은 너무나 방대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아예 포기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포기하고 싶은 부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저의 삶의 철학은, "작은 부분이라도 계속 시도하는 것" 입니다. 포기하는 것보다, 작은 것이라도 실천하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삶의 확고한 바른 방향입니다.
로고스 홈페이지를 살피는데, 흥미로운 스터디 바이블이 출간 예정이더군요. 제가 약한 교회사 부분이기 때문에 눈이 갔고, 또 타이틀이 제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 ESV Church History Study Bible Notes:
Voices from the Past, Wisdom for the Present
https://www.logos.com/product/228652/esv-church-history-study-bible-notes-voices-from-the-past-wisdom-for-the-present
https://www.crossway.org/bibles/esv-church-history-study-bible-hc/
우리는 왜 다양한 책을 봐야 할까요? 다양한 책들 혹은 다양한 저자들을 만나고자 하는 것은 결국 "지혜"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나"라는 너무나 부족한 존재를 뛰어 넘어서, 탁월한 이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지혜를 얻기 위해서 우리는 공부를 합니다.
그런 면에서, 교회사에 빛나는 인물들을 만나고, 그들의 성경에 대한 이해를 듣는 것보다 더 좋은 공부 방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ESV Church History Study Bible 의 설명에 보니, 무려 2만개가 넘는 스터디 노트가 들어가있다고 설명하네요. 초대 교회 교부들부터 루이스와 스펄전 목사님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정도면 초대교회부터 현대까지 교회사 전체를 망라하는 수준이네요.
물론, 이와 비슷한 스터디 바이블이 이미 로고스에 존재합니다. 주로 초대 교회의 인물들의 성경 해석을 모아서 스터디 바이블로 만든 책입니다.
* CSB Ancient Faith Study Bible
https://www.logos.com/product/188830/csb-ancient-faith-study-bible-notes
저는 CSB Ancient Faith Study Bible 도 이미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 대한 저의 느낌은, 도움이 되지만 약간 산만하다는 것입니다. 왜 그런가? 교회사의 인물들의 말들은, 그 맥락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어떤 교부가 어떤 말을 했다면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말의 맥락을 이해해야 합니다. 어떤 책에서 어떤 상황에서 이 이야기를 했는가를 알지 못한다면, 사실 그 사람의 짧은 표현들만 가져오고 읽는 것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필요하다면, 자료가 더 풍부한 교부 주석을 추가로 보는 편입니다.
그런 면에서, ESV Church History Study Bible이 약간 염려가 됩니다. CSB Ancient Faith Study Bible 의 경우에는, 초대 교부들에만 포커스를 맞춰서 정리했는데도 산만한 느낌이 있다면, 초대 교부부터 현대의 신학자들까지 포함한 ESV Church History Study Bible 은 내용을 종합하기가 더욱 쉽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것이 편집자의 역량일 것입니다. 가장 탁월한 수준의 편집 능력이 요구되는 스터디 바이블입니다. 그래서 이 책을 편집한 분들을 살펴보았습니다.
* Dr. Stephen J. Nichols
https://reformationbiblecollege.org/faculty/stephen-j-nichols
Stephen J. Nichols 는 Reformation Bible College 의 총장입니다. 그리고 변증학을 전공한 분이군요. 이분의 저작들은 주로 루터와 조나단 에드워즈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습니다. 평신도의 소명에 관한 책도 포함되어 있네요. 웨스트민스터에서 공부를 마쳤고, Reformation Bible College 총장이기 때문에 개혁주의 성향이라고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 면에서 아마도, ESV Church History Study Bible 의 성향 자체가 이쪽으로 좀 더 강조점이 있겠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 Gerald Bray
https://www.beesondivinity.com/directory/Bray-Gerald
Gerald Bray 는 영국의 신학자입니다. 2006년부터 교회사에서 가르쳤다고 설명하네요. 교회사에 대한 저작이 풍부한 분입니다. 교회사 안에서의 성경 해석에 대한 책과 Reformation Commentary의 세권의 저자입니다. Reformation Commentary 자체가 종교 개혁 시대에 중요한 저자들의 성경 해석을 담은 주석이기 때문에, ESV Church History Study Bible 의 편집자로서 매우 적합한 분이라 생각합니다.
* Dr. Keith A. Mathison
https://reformationbiblecollege.org/faculty/keith-a-mathison
Keith A. Mathison 는 Reformation Bible College의 조직신학 교수입니다. 살펴보니, R.C. 스프롤과 함께 협력해서 the Reformation Study Bible 의 편집자로 섬긴 경력이 있군요. 그래서 이분의 성향도, 개혁주의 성향이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스터디 바이블의 편집을 해본 경력이 있는 분이 참여하기 때문에, ESV Church History Study Bible 이 적어도 종교개혁 스터디 바이블 정도의 수준은 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왠지 기대감이 크게 올라갑니다. :)
그런데 결정적으로, ESV Church History Study Bible의 샘플이 없습니다. 이건 좀 충격입니다. :) 한국의 출판사들과는 다르게, 미국의 출판사들은 책의 샘플에 후한 편입니다. 스터디 바이블들도 왠만한 책들은 최소한 성경 한권 정도를 샘플로 보여주고, 사람들이 그 책을 평가하고 미리 살펴보고 구입할 수 있도록 배려합니다. 그런데 ESV Church History Study Bible은, 단 한장의 샘플도 제공하지 않습니다.
"교회사 전반에 탁월한 분들의 성경 이해를 하나로 모아보겠다" 라는 목표도 좋습니다. 다른 분들에게는 조금 불편하실 수도 있겠지만 개혁주의 성향의 편집자들이 들어가 있어서 이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개혁주의 스터디 바이블 수준의 내용과 편집을 기대할 수 있어서 그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샘플이 없는 것은 약간 불안하네요. :)
또 하나의 스터디 바이블을 기대해 봅니다. 당연히 저는 pre-publication을 신청했습니다. 교회사적인 식견이 너무 부족한 저이지만, 조금이라도 이 책을 통해서 교회사의 깊은 세계로 들어갈 수 있기를 바라고, 교회사에 남은 탁월한 분들을 통해서 배울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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