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10일 목요일

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 봤니? 67 - 나도 리얼한 스트링을 만들고 싶다 by 볼륨 엔벨롭 조절

예전에는 많은 악기가 있어야만 곡이 화려하고 다이나믹이 생긴다고 생각했습니다. :) 그런데 사실 좋게 들리는 곡들을 들어보면, 악기가 생각보다 적은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곡 전체의 구성, 악기의 편곡, 그리고 각 악기들이 가지는 다이나믹인 듯 합니다. 

홈 레코딩을 처음 시작하면서, 곡 전체와 세세한 부분의 다이나믹의 중요성에 대해서 깨닫게 되었습니다. 적어도 처음 시작은, 보컬들을 어떻게 다이나믹을 조절할까 고민을 하면서 글을 적어 보았습니다. 

* 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봤니? - 곡의 세세한 부분에서 볼륨 조절이 필요하다!

그런데 결국에는, 이러한 다이나믹의 조정은, 보컬 뿐만 아니라 곡의 전체를 포함해서 모든 트랙에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심지어 예전에 고승욱 엔지니어님의 강의를 보니, 리버브와 딜레이까지 얼마든지 엔벨롭을 통해서 값을 조정하고 더 드라마틱한 연출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 봤니?
- 충분히 상상하라, 그리고 그것을 구현하라!
발라드 믹스에서 리버브와 딜레이의 사용 from 고승욱 엔지니어

https://jungjinbu.blogspot.com/2021/09/from_4.html

그리고 제 생각에는 다이나믹의 조절은 특별히 스트링의 영역에서 가장 두드러진 듯 합니다. 보통 발라드 곡들을 들어보면, 스트링이 처음에는 아주 약하게 시작합니다. 그리고 항상 나오는 것이 아니라 어떤 부분에서는 약하게, 어떤 부분에서는 완전히 사라지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점점 커지면서 어떤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스트링 쪽 하나만 고민하고 생각하더라도, 정말 예술적인 부분이고 또 손이 많이 갑니다. 

항상 그렇듯이, 듣기만 하면 쉬운데 실제로 내가 만들려고 하면 보통 일이 아닙니다. :) 막상 가상 악기를 사서 바이올린 소리를 눌러보면, 내가 듣던 그 소리와 느낌이 아닙니다. 다시 말해서, 내가 음반에서 듣던 그 느낌과 그 소리, 그리고 그 다이나믹을 만들기 위해서는 내가 모든 것을 계획하고 오토메이션을 이용해서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보통 스트링은 1st 바이올린, 2nd 바이올린, 그리고 첼로 정도를 넣습니다. 이 세 악기는 시작할 때에는 그렇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볼륨을 자연스럽게 살짝 처음에 줄였다가 시작하면 어느 정도 리얼하게 나옵니다.

그런데 제가 늘 고민이었던 것은, 스트링이 끝맺는 부분이었습니다. 어떤 음이 지속되다가 사라지는 그 느낌은, 단순히 내가 건반을 눌렀다가 땐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밋밋하게 갑자기 뚝 끊어지는 느낌으로 스트링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느낌 때문에 지금까지는 일단 스트링을 누르기 시작하면 끊지를 못했습니다. :)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이것 역시 볼륨 엔벨롭을 조정해서 일일이 값을 지정해서 느낌을 살려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아래 처럼 만들어 보았습니다. 

기본적으로 1st 바이올린과 2nd 바이올린은 선율이 같이 갑니다. 그러다가 가장 고조되는 곳에서 두번 정도는 옥타브가 나누어 지면서 동일한 선율을 가게 됩니다. 스트링이 진행되는 기본적인 방법입니다. 

위에서 볼륨 엔벨롭을 보시면, 중간에 마치 움푹 꺼지는 것 처럼 여러 군데에 나타나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이 부분이 바로 제가 고민했던, 어떤 음이 마무리되는 부분에서 소리가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을 의도하고 넣은 부분입니다. 

맨 아래쪽이 첼로인데, 사실 첼로 같은 경우는 기본적인 근음을 주로 연주하기 때문에 그렇게 급격하게 줄어들 일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곡의 경우는 첼로를 기본으로 연주하고 그 위에 바이올린들이 등장하고 사라지는 부분들을 좀 더 드라마틱하게 만들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위의 그림에서 좀 더 확대하면 다음처럼 진행이 됩니다. 


맨 위에는 스트링들이 모이는 스트링 버스 트랙이고, 아래쪽이 1st 바이올린입니다. 중요한 것은 볼륨 엔벨롭의 모양입니다. 다른 DAW에도 아마 있는 기능이겠지만, 리퍼의 경우에는 엔벨롭에서 "각각의 변곡점이 가지는 그 모양"을 따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 보통은 마치 직각 자로 그은 것 처럼 그려지지만, slow start and slow end 옵션을 지정하면, 위의 그림처럼 부드럽게 시작되고 부드럽게 마무리 됩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볼륨 엔벨롭을 조정할 때에 최대한 그 트랙의 폭을 위아래로 넓히고 조절해야 합니다. 마치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을 돋보기로 확대해야 잘 보이는 것 처럼, 볼륨 엔벨롭도 작게 띄워서 대충 그리는 것이 아니라, 아주 크게 확대해서 굉장히 세세하게 조절해야 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위의 경우에 예를 들어서 1st 바이올린이 볼륨의 다이나믹을 수도 없이 조절하면서 리얼함을 만들어 낼 때에, 스트링 버스 역시 어느 정도 볼륨의 다이나믹을 가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층 리얼감을 더하게 됩니다. 

특히 스트링 버스에서 위에서 중요한 부분은, 최 상단에서 노란색 마크 (4) 후렴 반복에서 (5) 1절 반복으로 넘어갈 때에 모든 스트링들이 부드럽게 줄어드는 부분입니다. 따로 채널별로 지정하지 않고 버스 트랙에서 볼륨을 줄이면서, 새롭게 다시 곡이 반복될 때의 느낌을 강조하게 됩니다.

저의 경우에는 유명한 스트링을 쓰지 않습니다. 워낙 저렴하게 구매한 것이라 그냥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마 잘 알려진 오케스트라 가상 악기들은 훨씬 리얼감이 뛰어나리라 생각합니다. 

* 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 봤니?
- 오케스트라의 감동을 느껴보자!
Diamond Symphony Orchestra VS BBC Symphony Orchestra DISCOVER

사실 위의 엔벨롭에 대한 작업은 완전히 노가다에 가깝습니다. 모든 느낌을 내가 상상하고, 그리고 그것을 다시 볼륨의 엔벨롭으로 구현해야 하고, 그리고 그 스트링 섹션을 포함해서 곡 전체의 다이나믹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엔벨롭 조정 끝에 이렇게 결과물이 나왔네요. :) 

물론 완벽하지는 않지만, 제가 머리 속으로 상상했던 부분들이 거의 다 구현이 되었네요. 처음으로 이정도까지 스트링을 사용해 보았기 때문에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앞으로는 좀 더 드라마틱한 스트링을 위해서 편곡을 고민해 보아야겠네요. 

홈레코딩은 백지와 같습니다. 모든 것을 상상하고, 또 상상한 것을 구현하기 위해서 다양한 시도들이 필요한 듯 합니다. 위에서 설명드린 모든 내용은 정말 기본적인 내용입니다. :) 혹시라도 스트링의 파트에서 리얼감이 떨어져서 고민하시는 부분들이 있다면, 볼륨 엔벨롭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 "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봤니?" 전체 글 모음
https://jungjinbu.blogspot.com/2022/10/blog-post_31.html

댓글 없음:

댓글 쓰기

추천 글

로고스 프로그램으로, 평신도 성경 공부하기 with 스터디 바이블 노트 Study Bible Notes (2023년 9월 업데이트)

주의 말씀의 맛이  내게 어찌 그리 단지요  내 입에 꿀보다 더 다니이다 (시 119:103) 누구나 성경을 열심히 읽으라는 말은 듣습니다. 그리고 성경이 꿀보다 달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많은 ...

리딩 크리스천 독서 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