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4일 토요일

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 봤니? 39 - 충분히 상상하라, 그리고 그것을 구현하라! 발라드 믹스에서 리버브와 딜레이의 사용 from 고승욱 엔지니어

 


저는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최선을 다하는 것, 바로 그것이 인생의 올바른 방향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빛나는 재능 그 자체를 부러워하지만 사실 재능은 하나님께서 그분의 뜻대로 주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마다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나의 재능이 남보다 더 크기를 마냥 바라는 것은 사실 헛된 바램입니다.

다만 누구나 그 사람이 가진 재능은 다름에도 불구하고, 그 가진 것을 얼마나 발전시키고 갈고 닦는가는 그 사람의 훈련과 연습에 달려 있습니다. 결국 최선을 다하는 그의 삶을 통해서 그 사람의 재능이 빛이 나게 됩니다. 그런면에서 우리의 포커스는 재능의 크기가 아니라, 재능의 연습이 되어야 합니다.

제가 생각할 때에 진짜 전문가 혹은 고수는, 단순히 어떤 행동을 하라고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왜" 그것을 해야 하는가를 가르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최종적인 목적을 마음에 두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바른 길을 보여줄 수 있다면 그 사람이 바로 전문가입니다. 

고승욱 님의 믹싱 클래스를 다 들으면서 느낀 것은, "이 사람이야 말로 진정한 전문가 이구나" 였습니다. 사실 현업에서 자신의 커리어를 충분히 쌓은 입장에서, 그리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일을 하는 분의 입장에서는 모든 것을 다 가르쳐 줄 필요가 없고 어떤 의미에서는 그래서도 안됩니다. 

물론 경기뮤직아카데미에서 많은 정성을 들여서 이런 강좌를 준비한 것은 사실이지만, 저는 고승욱님이 이 프로그램의 수준을 뛰어 넘어서 마음을 다해서 그리고 자신의 최선을 다해서 이 강좌를 준비해주셨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도대체 이런 멋진 마음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요?

고승욱님은 적어도 제가 판단할 때에는 믹싱을 배우고 싶어하는 이들을 위해서 정말 많은 것들을 가르쳐주셨습니다. 표현이 이상하지만, 지나치게 탁월하게 믹싱을 가르쳐주셨습니다. 솔직한 제 마음은, 한글자 한글자 버릴 설명이 없었습니다. 두번 정도 들었는데도 다시 들어도 새롭네요. 여러번 들어서 믹싱에 대한 방향과 모든 프로세싱 다 암기할 정도는 되어야겠다고 스스로 결심합니다.

처음에 사운드 파일을 받은 그 시작에서 최종적인 완성을 향해가는 모든 설명의 과정이 좋았지만, 제가 이번에 언급드리고 싶은 것은 "상상력"입니다. 제 관점에서는 믹싱 엔지니어는 단순히 사운드를 조합하는 사람 정도로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영상을 보면서 이것이 저의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영상을 보니 믹싱 엔지니어는 음악을 만드는 사람 이상으로 예술가에 가깝다고 느꼈습니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음악을 들으면서 그 음악을 분석하고, 그 음악에 가장 적절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자하는 그 열정,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완성하기 위한 기술적인 완성도가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고승욱님의 믹싱 방향은 아주 선명합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풍성하고 감동적으로 들려야 한다" 라는 것입니다. 컴프레서를 더 사용하든지 혹은 리버브와 딜레이를 더 사용하든지 혹은 음량을 조절하든지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후반부로 갈수록 더 풍성하게 들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화면에서 보여주시는 것은, 이펙터의 양을 조절하는 오토메이션 그래프가 굉장히 섬세하게 조절되어 있고 궁극적으로는 음악의 풍성함을 만들어내는데 맞춰져 있다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아래 영상은 20분 45초 정도부터 49초까지의 화면입니다. 



고승욱님의 설명을 들어보니, 단순히 리버브를 두개 정도 쓰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의 양을 능동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보컬이 충분히 풍성하게 들리게 하기 위해서 홀 리버브를 더 섞어주고 그리고 필요한 부분에서 딜레이를 좀 더 넣어줘야 호흡이 더 긴 것 처럼 들린다고 설명해주셨습니다. 

딱 이 부분을 들을 때에 오랫동안 고민했던 부분이 해결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제가 만든 음악을 들으면서 제 마음 한켠에 어딘가 촌스럽다 라는 느낌을 항상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제 노래가 부족하고 편곡이 부족한 것은 당연한 것이고, 뭔가 사운드적으로 촌스럽다 라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노래방 등에 가면 에코가 심하게 걸려 있으면 그것을 촌스럽다고 느낍니다. 약간 시골 장터에서 노래 자랑하는 것 같은 그런 느낌입니다. :) 그래서 홀과 플레이트 리버브 등을 잘 조합해서 최대한 촌스럽지 않은 그러나 울림이 있는 소리로 맞추는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한가지 놓친 것은, 리버브의 양이 처음부터 끝까지 동일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좀 더 담담한 느낌의 보컬을 만들기 위해서 홀을 줄이고 플레이트를 충분히 넣어주면 됩니다. 그리고 후반부로 갈 수록 홀 리버브 양을 늘이면서 뭔가 더 풍성한 느낌을 만들어주면 된다는 것을 이번 강의를 통해서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방향성은 역시나 엔지니어의 충분한 상상력으로 부터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상상력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 저는 이미 하나의 곡을 믹싱하기 위해서는 볼륨 오토메이션을 통한 다이나믹이 중요하다는 점 정도는 알고 있었고 간단한 글로 정리한 적이 있습니다. 

* 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 봤나?
- 아하, 음악의 감동은 볼륨의 다이나믹에서 오는군!

https://jungjinbu.blogspot.com/2021/05/blog-post_13.html

그런데 다이나믹을 조정하는 것은, 단지 볼륨에만 한정 지을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 가장 대표적인 이펙터인 리버브와 딜레이 역시, 복합적으로 다이나믹을 조정하면서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고승욱님을 통해 배운 가장 큰 깨달음입니다.

배우면 역시 바로 적용해 봐야겠죠. :) 혹시 느끼셨는지 모르겠지만 최근에 몇곡 부터 이렇게 리버브 양을 조정해 오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이런식입니다. 


맨 위에 있는 오토메이션 그래프가 보컬의 볼륨입니다. 그리고 그 아래는 홀 리버브 그리고 그 아래는 딜레이입니다. 저는 한주에 한곡을 그리고 제 스케쥴 안에서는 한곡을 10시간 정도 안에 만들어내야 합니다. 그래서 현재 상황으로서는 고승욱님이 제시하는 것 처럼 딜레이를 아주 세심하게 넣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안됩니다. 

다만 한번 시도해 본 것은, 확실히 리버브와 딜레이에 차이를 두었다는 것입니다. 전체 데시벨은 미니멈과 맥스를 감안하면 약 4db 정도의 차이가 납니다. 보컬의 처음에는 너무 울리지 않고 담담하게 들리도록 하고 후반부로 갈수록 너무 티가 나지 않지만 뭔가 풍성함을 만들어내는 그런 방향으로 믹싱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예를 들어서 비슷한 느낌의 편곡이지만, "내가 영으로"는 처음부터 리버브 그리고 딜레이 양이 동일합니다. 하지만 "선한 능력으로"는 처음에는 확연히 줄인 다음에 후반부로 갈수록 양이 늘어납니다. 한번 비교하면서 들어보시죠. 


들으시면서 어떻게 느끼시나요? :) 솔직히 저는 앞으로도 "내가 영으로" 이상으로 믹싱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확신이 없을만큼 제 능력 안에서는 최고의 결과물입니다. 그런데 딱 보컬이 시작할 때 그 리버브 양이 많게 느껴집니다. 지금와서 들으니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

그런데 선한 능력으로는 처음에 리버브 양이 적기 때문에 좀더 담담한 느낌이 살아납니다. 물론 이펙터 양을 줄이니 노래가 부족하다는 것이 확 드러나긴 합니다. :) 이건 정말 노력이 더 필요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잃는 것이 있다면 얻는 것이 더 큽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홀 리버브를 적당한 선에서 추가했더니 마치 보컬의 사운드가 확실히 더 뭔가 고음쪽이 시원하게 열린듯한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굉장히 듣기가 좋습니다. 그래서 후반부에 갈수록 감동이 더해지고 어떤 감격적인 사운드가 만들어집니다. 

배운다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 홈레코딩의 세계는 끝이 없고 흥미롭습니다. 혹시 리버브와 딜레이의 양과 느낌에 대해서 고민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한번 고승욱님의 강의를 들어보시고 적용해보시면 좋은 결과를 가져오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봤니?" 전체 글 모음
https://jungjinbu.blogspot.com/2022/10/blog-post_3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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