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17일 토요일

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 봤니? 32 - 난 홀(Hall) 리버브에 진심이야! HALLS OF FAME

어떤 곡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감히 그것이 리버브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 뭔가 촉촉하게 젖어드는 사운드의 느낌, 그리고 곡 전체에 그 느낌이 흘러 들어가면서 만들어지는 어떤 감성이 바로 리버브의 역할입니다. 

일전에 리버브에 대해서 간단하게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 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 봤니?
- 멋진 울림을 가진 사운드를 찾아서! (리버브 사용)

사실 기존에 주로 사용하던 Lexicon의 MPX-i에 대해서 딱히 불만은 없었습니다. 제가 가장 많이 쓰는 hall 리버브가 적당한 느낌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상하게도 hall 리버브를 제일 좋아합니다. 물론 다른 리버브도 적당히 섞기는 하지만,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제 귀에 가장 분위기를 멋지게 만들어주는 것이 hall 리버브입니다.

다만 MPX-i를 쓰면서 마음에 한가지 걸린 것은, hall 프리셋이 뭔가 인위적인 느낌이 든다는 것이었습니다. 뭔가 약간은 사운드가 이질적입니다. 약간은 쇳소리가 섞이는 듯한 그런 사운드가 나옵니다. 그래도 큰 문제는 아니었고 별다른 대안이 없었기 때문에 계속 이 리버브를 메인으로 사용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라도 무료 리버브 중에 hall 프리셋이 끝내주는 다른게 있지는 않을까?" 물론 왠만한 무료 리버브는 이미 다 테스트 해 보았기 때문에 검색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한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두가지 플러그인을 찾았습니다. 하나는 CONVOLOGY XT 그리고 또 하나는 HALLS OF FAME 입니다. 두가지 모두 컨볼루션 리버브입니다. 

도대체 컨볼루션 리버브는 뭔가? 제가 가끔씩 보면서 도움을 많이 받는 오디내리조 님의 설명은 이렇네요. "알고리즘 리버브와는 달리 컨볼루션 리버브는 그 공간의 사운드를 직접 녹음을 해 소스로 사용히기 때문에 더욱 사실감 있는 리버브를 느낄 수 있게 됩니다"

* 리버브 (Reverb) -2-

다시 말해서 컨볼루션 리버브는, 어떤 실제 공간의 느낌을 그대로 살릴 수 있는 리버브라고 이해가 됩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이러한 리버브를 사용하면, 인위적인 느낌을 없앨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

처음에 검색해서 찾은 CONVOLOGY XT의 경우에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 CONVOLOGY XT

재미있는 것은, 프리셋으로 들어가니 왼쪽에 그 리버브의 원래 소스가 어디인지가 이미지로 나오네요. 제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왼쪽 모델은 렉시콘의 480L 디지털 리버브 모델로 기억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위에 프리셋은, 실제 공간이 아니라 이 디지털 리버브의 잔향을 정확하게 복원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 

CONVOLOGY XT의 프리셋 중에서 hall 셋팅을 다 시도해 보았지만, 아쉽게도 모든 프리셋이 마음에 썩 들지가 않았습니다. 기존에 쓰던 것보다 좋다라는 느낌을 못 받았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찾았더니 하나가 더 나왔습니다. :) 이름도 멋진 "HALLS OF FAME" 입니다. 

이름이 참 재미있습니다. 한글로는 "명예의 전당들" 이네요 :) 원래 명예의 전당이 영어로 HALL OF FAME인데, HALL이라는 것을 리버브의 HALL이라는 이중적인 의미로 사용하면서 HALLS 라고 이름을 지은 듯 합니다.

* HALLS OF FAME
https://www.bestservice.com/halls_of_fame_3_free.html


일단 디자인이 정말 멋집니다. :) 들뜬 마음으로 이리저리 hall 리버브 중에 프리셋을 테스트 해 보았습니다. 그 중에서 "RD R-880 Large Hall S"를 셋팅하고 들어보았습니다. "오, 이런!" 완전 제가 찾던 바로 그 사운드입니다. 

똑같은 hall 리버브이지만, MPX-i에서 듣던 어색함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뭔가 꽉 차면서도 울림이 충분하고 감동이 있는 그런 사운드입니다. 마치 예전에 들었던 보이스투맨이나 머라이어케리의 옛날 앨범들에서 들었던 그런 울림입니다. 90년대 R&B의 전성기로 돌아간 느낌입니다. 이게 정말 무료 리버브라고?

소리가 너무너무 마음에 들어서, 도대체 "RD R-880"이 뭔가 찾아보았습니다. :) 찾아보니 무려 1989년에 출시된 롤랜드의 디지털 리버브입니다. 다시 말해서 실제로 출시되었던 디지털 리버브의 잔향 특성을 그대로 다시 디지털로 복원해서 적용한 것이 HALLS OF FAME 컨볼루션 리버브 프리셋입니다. 물론 HALLS OF FAME에는 다른 프리셋들도 많이 있지만, 저는 적어도 이 리버브 프리셋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

최종적으로 daw를 통해 곡에 적용하면서, 리버브 다음에 eq를 적용했습니다. 물론 HALLS OF FAME에도 eq가 있지만 리퍼 기본 이큐가 보는 것이 편하기 때문에 아래 정도의 셋팅값을 적용했습니다. 고음과 저음을 이큐로 깎아내는 것은 고음과 저음에 지나친 울림을 줄여서 사운드를 자연스럽게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이 리버브를 통해서 만든 첫 곡이 아래의 "원하고 바라고 기도합니다"입니다. 전체적으로 오케스트라 악기들이 들어갔는데, hall 리버브와 너무 잘 어울립니다. :) 특히 인트로 부분에서 플룻 소리가 적어도 제 귀에는 아름다운 울림 속에서 잘 묻어납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마음에 드는 hall 리버브를 찾기 위해서 정말 오래 방황했습니다. :) 그리고 드디어 종착지를 찾은 것 같아 너무 기쁩니다. 이제 이 리버브를 바탕으로 계속 곡을 만들 일만 남았네요, 혹시라도 저처럼 hall 리버브에 진심이시라면, 꼭 한번 HALL OF FAME의 RD R-880 Large Hall S 프리셋을 사용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 "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봤니?" 전체 글 모음
https://jungjinbu.blogspot.com/2022/10/blog-post_3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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