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좋은 교수님께 설교학을 배웠습니다. “본문의 의미를 밝혀서
설교하라” 라는 확고한 한가지를 저에게 심어 주셨습니다. 그런데
워낙 그때 제가 어리고 철이 없어서인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준비해라 이런 것들은 잘 배우지 못한 듯
합니다.
조금 철이 들고 나니, 주변에 훌륭한 목사님들이 참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세상은 너무나 넓고, 배울 것은 너무나
많습니다. 교단과 교파를 뛰어넘어서 귀한 목회자들이 참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모르는 것이 많다 보니, 저는 남들이 좋다는 것은 다 해보는
편입니다. 제가 워낙 부족하다 보니, 뭔가 나름대로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도 많은 듯 합니다. 남들 보다 뭔가 더 열심히 해야, 결과가 더 나오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저렇게 남들이 안해보는 제 나름대로 방식을 많이 시도해보는 편입니다. 느긋하고 깊이 있는 두꺼운 주석을 무조건 펴 보는 것은 저에게 잘 맞지가 않아서, 뭔가 효율적인 어떤 방법을 계속 찾으면서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참 스스로 대견한 부분도 있고, 한편으로는 아직 목회를 설교를 참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합니다.
로고스를 쓰는데 있어서 사람들 마다 정말 다양한 노하우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워낙 기능과 그 자료가 방대하고 또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상황에 맞추어서 자신의 자료를 사용하기 마련입니다.
저 역시 그런 면에서 스터디 바이블을 주로 사용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최선의 방법이 당연히 아닙니다. 너무 시시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있어서는 적어도 목회의 좋은 방법으로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오늘 나누고 싶은 것은, “어떤 순서로 자료를 보는가?” 하는 것입니다.
저는 주로 셀폰으로 기본적인 설교 준비를 합니다. 그리고 오늘은
제가 실제로 설교 준비할 때에 어떤 순서로 스터디 바이블들을 보는지에 대해서 나누고자 합니다. 일종의, 작은 노하우입니다.
아래 제 셀폰 캡쳐 화면을 보시면 하단에 25라고 숫자가 띄워져 있습니다. 스물다섯권의 책을 셀폰에 띄어 놓았다는 의미입니다. 사실 많은 책이지만
그렇게 큰 부담은 아닙니다. 설교 본문이 다섯절에서 열 절 정도라면,
다섯 시간 정도 안에 다 소화할 수 있는 양입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적은 양이 아니네요 :) 그래도 쓱쓱 화면을 넘기면서 보기 때문에
생각보다 편합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스터디 바이블을 두 종류로 나눕니다. 하나는 적용 중심, 또
하나는 내용 중심입니다. 이미 제가 스터디 바이블에 대해서 쓴 글에서는, 관찰, 해석, 적용
세 파트로 나누어서 스터디 바이블들을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좀더 편의를 위해서, 적용인가 아니면 내용인가 이렇게 나누는 것입니다.
물론 설교를 위해서 하루 정도는 개역 개정 성경을 묵상하고, 또 하루 정도는 net bible로 묵상하고 각주를 다 읽어봅니다. 그리고
그 다음 과정으로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저의 노하우는, 무조건! 먼저
적용 중심 스터디 바이블을 읽어 봅니다. 이유는, 시간을
아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물론 반론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충분한 본문 연구 없이, 어설프게 적용부터 생각하는 것
아닌가?” 라는 반론입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습니다. 한글 성경 하루 묵상,
net bible 묵상에 각주까지 다 읽어보았다면 상당한 본문 연구를 한 것입니다. 설교의
최종적 목표는 성도가 삶 가운데 그 말씀을 실천하는 것이기 때문에, 설교의 최종 목표를 향해
성큼 다가가는 것이 바로 적용 중심 스터디 바이블들을 먼저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비록 많지는
않아도 적용 중심 스터디 바이블도 해석이 어느 정도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균형을 잡아 줍니다.
그래서 저는 이 순서로 스터디 바이블을 봅니다. 요즘 유행하는… 의식의 흐름대로 적어 보았습니다. :) The Reformation Heritage Study Bible (적용의 최고봉) => NIV Bible Speaks Today Study Bible (문맥을 딱 짚어주면서 마지막에 약간은 어설픈 적용이지만 도움이 되는) => The ESV Literary
Study Bible (문학적 소양이 없는 나에게 혹시라도 뭔가 적용점을
줄까 기대하면서) =>
Life Connections Study Bible (본문을
놓고 던지는 질문들이 때로는 꽤 도움이 되어서)
=> The Tony Evans Study Bible (목회적인
적용점을 아주 잘 짚어 주기에) =>
CSB Disciple’s Study Bible (본문을 몇가지 주제 중심으로 새롭게 각색해서 보여주어서, 이렇게도 볼 수 있구나?) => Jon Courson’s
Application Commentary (스터디
바이블은 아니지만, 때로는 굉장히 엉뚱하면서도 뭔가 실제적인 이야기들을 해주기 때문에, 이분 참 재미있네!)
이렇게 준비를 하면서 일단 적용 중심으로 한번 쭉 자료를 훑어보면, 대충
적용점들이 보입니다. 물론 발견한 통찰들은 꼭 메모를 통해서 각 성경 구절에 앵커를 걸어 두어야 합니다. 미리 묵상했던 내용들과 연결이 되면서 이런 이런 부분들에 적용점을 짚으면 되겠다고 결론이 섭니다. 제가 추구하는 퓨전 설교 스타일에서는 두가지 적용이면 충분합니다.
자 이제 끝일까요? 아닙니다. :) 적용이
나왔지만, 그래도 해석이 충분하게 검증이 되어야 합니다. 이제
해석 중심 스터디 바이블을 쭉 읽어봅니다. 적용 중심으로 먼저 보고나서 해석을 보면 또 재미가
있습니다. 뭔가 아구가 맞춰지면서 말씀에서 끌어낸 적용에 확신이 강해집니다. :)
해석 중심의 책들은 이 순서입니다. Faithlife Study Bible (기본적인 내용들을 잘 짚어주기 때문에, 아
이걸 이렇게 봐야되는구나!) =>
Lexham Context Commentary (스터디
바이블은 아니지만 문맥적으로 중요한 것을 가끔 이야기해주길래) => MacArthur Study Bible (마치 주석을
보는 것과 같은 든든함으로) =>
The ESV Study Bible (스터디
바이블의 표준처럼 생각하면서) =>
CSB Study Bible (오래보다
보니 굉장히 신뢰할만하다는 것을 깨달아서)
=> New Living Translation Study Bible (NLT 관심이 없었는데, 해석이 의외로
굉장히 탄탄하고 마음에 와 닿아서) =>
The Nelson Study Bible (문맥을
짚어주면서 뭔가 다른 것보다 십퍼센트는 다른 어떤 것을 제시해줘서) => The Lutheran Study Bible (때론 무모하다 싶을 정도의 믿음 중심적인 해석이 마냥 좋아서) => NIV Study Bible (특출날 것은 거의 없지만 유명해서 혹시 뭔가 도움이 될 듯 해서) => NIV Biblical Theology Study
Bible (내용이 굉장히 진부하면서도 뭔가 아주 두툼한 해석을
제시하기 때문에) =>
The Reformation Study Bible (내용이
꽉 차 있지는 않지만 적어도 개혁주의적 해석이 좋아서)
=> NIV Cultural Background Study Bible (배경적인
것 혹시 조금이라도 더할 것이 있을까 싶어서, 이번엔 뭔가 건질 수 있을까?) => Gospel Transformation
Study Bible (때론 개략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 중심적 해석에 결정적인 참고가 되기 때문에) => Tom
Constable’s Expository Notes on the Bible (때론 너무 뻔한 이야기, 하지만
난해한 부분들에게 뭔가 실마리를 주기 때문에)
위에 흐름이 저의 평소 패턴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적용에 관한 책은 무조건 다 읽어봅니다. 그리고
해석에 대한 책은 위에 순서대로 쭉 읽으면서 필요가 충분히 채워질 때까지, 설교 준비에 충분한
자신이 붙을 때까지 끝까지 읽어봅니다. 그래서 결국 위에 책들을 다 읽어보게 됩니다. 그런데 또 많은 경우는,
NIV Biblical Theology Study Bible 정도에서 그칠 때가 많습니다. 새벽
예배 설교 정도는 위의 정도 선에서 마무리가 됩니다.
저의 글은 기행문에 가깝습니다. :) 일종의, 맛집
탐방입니다. 내가 좋았던 맛집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저 평범한 집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제가 좋았던 책들의 좋았던 부분들이, 혹시
다른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혜를 모아서, 함께 신앙의 길을 가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평범한 저의, 평범한 바램입니다.
혹시 위의 내용이 도움이 되시거나 자극이 되신다면, 이제 자신만의 자료를 보는 순서를 정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럼 생각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설교를 그리고 필요하신 것들을 준비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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