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자작곡을 만든 것이 언제인지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한 곡을 구성하고 녹음하고 믹싱까지 하는데 시간이 너무 걸려서 도저히 사역하면서 노래를 만들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상황이 갑자기 닥쳐왔습니다. 교회에 모든 사역들을 온라인으로 돌아가게 되면서 찬양 교실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찬양을 녹음하긴 해야겠는데 어느 정도 수준으로 만들까 고민이 되었습니다. 결국 시간의 문제입니다. 이것만 하기에는 할 일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피아노와 보컬 그리고 코러스 다섯 트랙 이하 정도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
부담이 되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좋았습니다. 오랫 동안 손을 놓아야했던 홈레코딩을 다시 시작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소리를 녹음하고 믹싱하고 완성하는 것 그것 자체는 언제나 즐겁고 큰 희열을 가져다 줍니다.
요즘에도 꾸준히 음악 사이트와 유투브를 통해서 팁들을 공부합니다. 홈레코딩이라는 환경과 저의 실력으로 인해서 상업 음반의 수준까지는 도저히 만들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현재 상황에서 무엇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고민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 글을 통해 나누고 싶은 부분은 보컬 녹음입니다. :) 저도 처음에 홈레코딩할 때에는, 초보자가 당연히 그러하듯이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마이크 단자에 바로 마이크 라인을 입력하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작게 부른 곳은 너무 작게, 크게 부른 곳은 너무 크게 녹음되었습니다. 그리고 작은 부분과 큰 부분의 차이가 너무나 커서 전체 믹싱할 때에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몇 주 전에 우연히 한 유투브를 통해서, 외장 마이크 프리앰프와 외장 컴프레서를 써야 한다는 강의를 들었습니다. 아래 링크를 건 영상입니다. 요지는, 그렇게 해야 보컬의 음량 크기가 적절하게 조절이 되고 톤이 정리가 되고 나중에 믹싱하기가 쉽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당연히 녹음 한 이후에 DAW 인서트 단에 컴프레서를 걸고 조절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것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이 영상의 요지였습니다.
적어도 초보자인 저에게는 굉장히 신선한 이야기였습니다. 항상 "내가 쓰는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성능이 부족해서 이렇게 보컬이 약한 것인가" 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더 좋은 모델을 사야 하는가 고민하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전혀 다른 방향에서 접근하라는 조언이었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외장 컴프레서를 쓰기 위해서는 꼭 외장 프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확장성이 좋으면 다른 문제이지만, 현재 제 상황에서는 대안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 순서가 기본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마이크 => 외장 프리 => 외장 컴프 => 오디오 인터페이스 라인 입력 (내장 마이크 프리가 아니라 단순히 라인 입력으로 소리가 들어가도록) 으로 연결하면 됩니다.
이제 새로운 고민이 생겼습니다. 원래 오디오 인터페이스에 마이크 프리앰프가 달려 있기 때문에, 외장 프리앰프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제가 지금 쓰는 프레소너스 PreSonus Studio 2l4 모델도 괜찮은 프리라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전혀 다른 관점으로 보컬 녹음을 접근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것을 발견했다는 사실에 가슴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홈레코딩에서 많은 비용을 쓸 수 없으니 저렴한 외장 프리를 일단 검색해 봅니다. 베링거와 프레소너스에서 몇가지 모델이 있습니다. BEHRINGER TUBE ULTRAGAIN MIC500USB 그리고 Presonus TubePre v2 Tube Preamplifier DI Box 입니다.
그런데 성능에 썩 확신이 들지 않습니다. 더 구글링을 해보니, 외국 음악 사이트에는 이미 저와 같은 고민을 한 분들의 조언이 있습니다. 결론은 한가지입니다, "매키 믹서"의 마이크 프리를 사용해라, 사용하는 마이크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그것이 왠만한 저가형 외장 프리보다 낫다!
매키의 제일 상위 급인 "오닉스 프리 앰프"가 깔끔하면서도 노이즈가 적다는 추천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매키의 소형 믹서가 바로 그 오닉스 프리를 두개나 장착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외국 분들은 이것만이 홈레코딩의 유일한 현실적 대안으로 추천합니다.
오닉스 프리가 다른 고가의 외장 프리와 맞먹는다는 자체적인 홍보 영상이 눈길을 끕니다(아래 영상 참조). 게다가 소형이라 가격이 저렴합니다. 어짜피 홈레코딩에 혼자 부를 보컬이라 채널은 두개면 충분합니다. 신이 납니다. Mackie 402VLZ4 모델을 구입했습니다. 마이크 입력 단자 옆에 선명한 Onyx Pre라는 글자가 선명합니다.
이제 외장 컴프레서 차례입니다. 외장 컴프레서도 유명한 모델들은 가격이 엄청납니다. 보컬용으로 제일 유명한 모델은 LA-2a 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것을 복각한 모델도 있습니다. 역시 가격은 엄청납니다.
그나마 DBX 제품이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교회에서 디지털 믹서로 바꾸기 전에 사용하던 컴프를 창고에서 찾았습니다. dbx 166XL 모델입니다. 평을 찾아보니 적당한 수준에서 좋은 평가입니다. 배운대로 연결해 봅니다. 컴프에서 압축비를 3:1 정도로 맞추고 적당하게 노브를 조절합니다.
이제서야 결과물이 어느 정도 나오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 찬양 교실의 메인과 코러스 보컬은 다 그렇게 녹음하였습니다. 외장 컴프레서를 사용하니 작은 소리부터 큰 소리까지 어느 정도 레벨이 비슷하게 녹음이 됩니다. 지금은 2:1에서 3:1 정도로 하고 있지만, 4:1 까지 조정하면서 계속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보컬의 처음부터 코러스까지 밸런스가 큰 차이가 없으니 편집해서 믹싱하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매키의 오닉스 프리도 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귀로 들어서 큰 차이를 못 느끼겠지만, 더 좋아졌겠거니 생각합니다. :) 좋은 것은 들은 대로 게인을 많이 올려도 잡음이 거의 없습니다. 홈레코딩 특성상 지금은 다이나믹 마이크인 SM58을 사용하지만, 충분히 음량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제가 살펴본 바로는, 저 처럼 초보자들의 경우에 보컬이 마음에 안 들어서 오디오 인터페이스 업그레이드를 고민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 분들께 이 글이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이제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내장 프리를 벗어나보세요. 그리고 외장 마이크 프리 그리고 외장 컴프를 사용해서, 보컬의 수준을 한단계 높여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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