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어리버리한 저였기에, 군생활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느린 행동과 부족한 암기력, 배울 것도 그리고 해야할 것도 너무 많았습니다. 욕을 너무 많이 먹어서 더 이상 들을 말도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소대 부엌일을 하면서 열심히 바닥을 걸래로 닦는 저를 보고, 지나가던 고참이 한마디 했습니다. '진부는 머리는 참 나쁜데 그래도 부지런한 구석인 있네.' 저의 지나간 군생활을 돌이켜 볼 때, 그때 그 한마디가 가장 소중합니다.
오늘 공식적인 학기의 클래스 수업을 마무리하며, Paper Presentation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 학기동안 열심히 공부한 내용을, 최선을 다해서 발표 준비를 하고, 15분 동안 교수님과 동료들 앞에서 소신있게 발표하였습니다. 발표하면서 마음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왜냐하면 이 paper는 더 이상 논리가 아니라 이제 저의 일부분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논리적인 허점도 많이 있었고, 언어적인 한계도 있었지만, 큰 무리없이 무사히 잘 마쳤습니다. 적어도 교수님의 마음 가운데 저의 생각을 공감시킬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If we can not understand contents, it is vain in reality." "Sure!"
서른 번쯤, 그만 포기할까 생각했습니다. 칼빈에 입학한 것만으로 충분힌 것 아닌가 생각도 했습니다. 학구적인 논리적인 글을 쓴다는 것은, 저의 상상이상의 것이었고, 주제를 잡는 것 조차 너무 버거웠습니다. 좀더 쉬워보이는 내용을 좀더 편하게 가고 싶다는 생각도 여러번 했습니다. 사실 졸업에 필요한 평균 학점 이상을 받을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도 너무 컸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내에게 발표 잘 하고 왔다고 말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뻤습니다. 마음에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하철에서 바보처럼 단어를 외우던 시간들이 생각났습니다. 어떻게든 물러서지 않고 영어에 도전했던 시간들이 생각났습니다. 포기하고 싶을 때에 격려해 주었던 아내가 생각났습니다. 저자들의 마음과 논리를 헤아리기 위해서 고민했던 시간들이 생각났습니다. 그냥, 많은 생각이 났습니다.
아직 4주 간의 페이퍼 마무리 하는 시간이 남았습니다. 그리고 저의 첫 학기의 성적은 전혀 확신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오늘까지의 시간 속에서, 저 자신에게 그리고 아내에게, 의미있고 부끄럽지 않은 시간을 가진 것에 감사합니다.
믿음이 비록 반드시 성공을 가져다 주지는 않지만, 하나님을 향한 신적인 끈기와 열심을 가져다 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최선이 비록 반드시 성공을 가져다 주지는 않지만, 자신을 향한 자랑스러움과 누구도 흔들 수 없는 내면의 견고함을 가져다 준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만큼은, 너무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또 다시 한걸음 더, 내딛고자하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래서 오늘도
행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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