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이란 짧은 기간,
아주 한정된 예산 안에서 진행된 여행이었지만
결국 뉴욕에 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도 한번 가보기를 바랬던
리디머 처치(Redeemer Church)에서 예배를 드리게되었습니다.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신학적으로 매우 잘 짜여진 예배,
그 예배를 섬기는 탁월한 연주자들,
그리고 그 중심을 이루는 놀라운 설교까지,
그곳까지의 고된 여정이 전혀 힘들지 않게 느껴질 만큼
너무 행복했습니다.
우연히 예배 중간에
옆에 앉은 동양인 여성 한분이 저에게 물었습니다.
'Are you Japanese (당신 일본인입니까?)'
아마도 먼 이국 땅에서
고국의 사람 일본인을 만난것으로 생각하여
반갑게 물어본 것 같았습니다.
물론 'No'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제 얼굴은
크게 일그러진 상태였습니다.
그것은
제가 일본인으로 오해받아서가 아니었습니다.
제가 일본을 싫어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모든 이들이 그렇듯이,
제 마음에도 숨겨진 분노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 큰 것이 바로
일본을 향한 분노입니다.
추악한 탐욕으로 인하여 나의 나라를 점령하고,
수 많은 우리의 선조들과 국토를 유린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들은 우리에게 사죄하지 않습니다.
그들에게 짓밟힌 불쌍한 우리의 어머니들은
여전히 고통 속에 울부짓고 있습니다.
그런 일본의 국민이 저에게 말을 건다는 것 자체가,
마음에 불타는 분노를 일으켰습니다.
일본인이 내 옆에 앉아 있다는 사실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마음의 모든 평정을 깨트릴 만큼 제 감정을 주체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예배가 끝나고
그분을 향한 어색한 웃음으로 헤어질 때에,
본당 앞 벽 속에 조각된
아름다운 십자가가 제 눈에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십자가 앞에서, 그토록 원하던 예배를 드렸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는 제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정직하게 추악한 제 자신을 보게 하시는,
주님의 인도하심을 보았습니다.
어쩌면 평생 노력해야겠지요,
그리고 주의 사랑이 저를 변화시켜 주시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눈물..
'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핍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이같이 한즉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아들이 되리니
이는 하나님이 그 해를 악인과 선인에게 비취게 하시며
비를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에게 내리우심이니라
너희가 너희를 사랑하는 자를 사랑하면
무슨 상이 있으리요
세리도 이같이 아니하느냐
또 너희가 너희 형제에게만 문안하면
남보다 더하는 것이 무엇이냐
이방인들도 이같이 아니하느냐
그러므로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온전하심과 같이
너희도 온전하라'
- 마태복음 5장 44절-4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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