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22일 화요일

CFNI 다이어리 29 - 한미 FTA의 비보(悲報)


미국은 참 좋은 나라 입니다.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돈으로 살 수 있는 모든 물건들은,
바로 이곳에 모여 있습니다.
경제규모 세계 10위권의 대한민국이지만,
사실상 절대로 미국에 비할 바 못된다는 것을
이곳에 와서 뼈져리게 느낍니다.
평생 먹어도 다 맛보지 못할 종류의 마트의 과자들 앞에서,
행복이 아닌 공포를 느끼는 것은 비단 저 뿐일까요?

미국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곳의 디렉터 조나단은 그 어떤 사람보다 따뜻하고 실력이 있고,
내 친구 스티븐은 나를 구했습니다.
이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너무나 실력이 다 뛰어나서,
자칫 내 자존감이 많이 낮아질까 두려울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미국은 슬픈 나라입니다.
다른 건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알게 되었습니다.

아주 간단한 진통제 두종류와
아주 간단한 이뇨제 한종류를
'할인'해서 7만원에 구입하면서,
조금 심한 병이라도 걸린다면
돈이 없어서 죽는 상황이 바로 닥칠 수 있다는 공포가
정말 절실하게 피부에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솔직히 말하면
저의 유학의 목표는
'아프지 않고' 잘지내다가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한국과 미국 사이의 FTA가 국회에서 날치기로 통과되었습니다.
저는 여러 글을 읽어 보았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보수적인 언론들이라도
이제는 다국적 기업의 복제약을 쉽게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약값이 폭등'할 것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가격표가 의심스러울 만큼 값싼 곡물이 들어가서
'한국의 농업을 파괴'할 것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두렵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없는 이들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고,
많은 이들이 인생에 더 큰 환란을 당하게 될 것이란 점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성경의 적그리스도를
개인이 아닌 조직으로 이해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

행정학을 전공하면서, 그리고 조금씩 생각이 깊어지면서,
결국 조직이 가진 힘은 그 제한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다국적 기업이 가진 무한한 탐욕을 제한할 틀이 없어지고,
한 국가의 국내법이 그 조직의 힘을 막지 못할 때,
그것의 피해는 결국 가지지 못한 자들이 당할 것이 불보듯 뻔합니다.
결국 그 무한한 권력과 힘은 세상을 지배할 것이고,
혹은 이미 지배하고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마음이 무거워지고 슬퍼집니다.
목사라는 직분이 더욱 힘들어집니다.
그리고 생각은 더 깊어 집니다.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진실로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미국에서 공부하는 저는 무엇을 해야할까요?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복음은 우리에게 무슨 의미를 가질까요?

여러가지로 오늘은,
매우 슬픈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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