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15일 화요일

CFNI 다이어리 28 - 스티븐, 나를 구하다. (Steven saved my life!)


저번주 수요일 아침 7시 20분,

샤워하기 위해서 욕실로 갔는데,
갑자기, 오른쪽 아랫 배가 너무 아팠다.

너무너무 아파서, 바닥에 엎어졌고
몸을 펼수가 없었고 끙끙거리는 신음만 나왔다.

진희는 아파하는 나를 보고 당황하고,
내 머릿속에는 한국 병원까지 차로 30분이라는 것과,
그 병원은 그저 동네 의료원 수준이라는 것과,
그리고 혹시 맹장일 경우 그곳에서는 절대로 해결할 수 없다는
두려움이 닥쳤다.

어떻게 해야 되지?
어떻게 해야 되지?
운전은 도저히 못하겠는데...
미국 병원가도 영어에 자신없는데...

급하게 보험사와 연계된 병원을 겨우 검색하고,
스티븐에게 바로 전화했다.

나중에 물어보니
아내는 확신이 없었다고 했지만,
이상하게도 내 마음에는,
전화하면 바로 올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스티븐, 배가 너무너무 아프다. 맹장인거 같다. 미국 병원가야될 것 같아.
와서 좀 도와줄 수 있을까?'

'괜찮냐? 많이 아프냐? 지금 당장 가야되냐? ok!'
(나중에 물어보니 스티븐도 당황했다고 한다. 농담으로, 헬기를 불러야 하는 줄 알았다고 했다는)

감사하게도 정말 10분만에 와 주웠다.
그리고 이곳 달라스에서 두번째로 큰 종합병원까지 15분만에 도착했다.

가는 동안에 계속 스티븐은 증상을 물어보고
(아마도 도착하면 의사에게 바로 설명하려고 그랬던 것 같다)
나는 끙끙거리며 계속 대답하고,
진희는 나를 격려하고
(많이 놀랐을 텐데, 진희가 생각보다 훨씬 담대해서 너무 감사했다)
그렇게 병원에 도착했다.

응급실에 들어가서
이름 말하고 주소 적고
혈압재고 맥박재고 피뽑고

모든 것이 답답한 미국인데,
감사하게도 기본 검사하고 ct까지 찍는데 2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미국 병원에서 영어는 역시나 너무 어려웠다.
의사가 물어보고 스티븐은 쉬운 영어로 다시 설명하고 나는 대답하고,
스티븐이 없었다면 검사나 제대로 받았을까?...

의사는 신장 결석으로 의심하고
바로 수액 같은 것과 몰핀을 주사를 놔줬다.

약(?)에 완전히 취해서 몽롱한 상태로 기분이 좋아져
아내와 스티븐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참 하고 있는데
(스티븐이 프로그래머로 3년을 일했다는 것도 이날 첨 알았다.
 도대체 겨우 22살인데, 어떻게 이렇게 많은 경험을 했을까?)
의사가 결과를 알려주었다.

역시나 신장 결석,
미국에서 고기를 많이 먹어서 그런지
혹은 너무 물을 안마셔서 그런지,
3mm 정도 되는 결석이 있다고 말해줬다.

의사는 여러가지 상황 설명을 하며
나를 정면으로 쳐다보고 엄청 많은 말을 했지만
나는 한참 듣는 척(?) 하다가 스티븐에게 물었다.

'Steven, could you understand?'

내가 알아듣는 줄 알고 열심히 말하던 의사는 당황해서 나가고,
(사실 좀 미안하기도 했다)
나와 아내와 스티븐 모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의사 처방전을 가지고 퇴원했다.

다시 학교쪽으로 와서 동내에 있는
wallgreen이라는 미국 약국 체인점으로 갔다.
그런데 약값이 무려 120불!
놀랍게도! 한국에서 들어온 보험은 약값은 커버가 안된다.

스티븐이 학교 보험(학생은 의무 가입)이 있으면 할인이 된다고 한다.
(스티븐이 안가르쳐줬으면 당연히 그냥 지불했겠지)
식사 후에 학교로 가서 보험 카드를 받고
다시 약국으로 가니 감사하게도 70불 정도가 나왔다.

그리고 다시 집에 돌아오니,
거의 다섯시가 다 됬다.

하루종일 같이 있으면서
운전해주고, 기다리고, 통역하고, 챙겨주고...

같이 있으면서
연신 고맙다고 너 덕분이라고 이야기할 때
스티븐이 하는 이야기

'any time any where'

오늘 운전해서 너무 피곤하지 않느냐고 하니
연신 빨개진 눈을 비비면서 하는 이야기가

'this is the adventure!'

과연 내가 미국인 스티븐 입장이었으면,
외국인인 누군가를 그렇게 잘 도와주었을까?
내 일처럼, 내가 아픈 것 처럼,
언제든지 부르라며 여유롭게 말하고,
또 모험이라고 재치있게 격려할 수 있었을까?

그저 모든 것이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비록 피부 색도 언어도 음식도, 나이도 모든 것이 다르지만,
친구를 사귀고 우정을 쌓을 수 있어서,
그리고 그를 통해 주님의 은혜를 경험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Steven, you saved my life!
You are me and my wife's angel!
Thank you for your kindness and grace for us! :)


p.s. 외국 병원을 처음 간거라 비용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보험과 연계된 곳이고 스티븐이 확인까지 해주었지만
       사실 미국은 믿을 만한 시스텝이 거의 없습니다. :)
       혹시라도 보험이 적용이 안되면 최소 200만원 정도가 예상됩니다.
       모든 비용이 보험사에서 잘 처리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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