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몇년이 흘렀습니다. 사랑하는 막내 아들이 중증근무력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동분서주 할 때 입니다. 무너지는 마음을 다잡을새도 없이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치료하기 위해서 정말 애를 쓰고 있던 때입니다. 아들의 처진 눈을 보면서 제 마음도 무너지고, 약이 듣지 않아서 어떻게 해야할지 괴로워하면서 기도하던 때입니다.
이 와중에 목회학 박사 수업을 위해서 학교에 갔을 때에, 수업 시간에 교수님께서 기도 제목을 물어보셨습니다. 울음이 자꾸 나와서 차분하게 이야기하기 어려웠지만, 아들의 상황을 말씀드리고 기도를 부탁드렸습니다.
바로 그 자리에서 교수님께서 기도해주셨습니다. 얼마나 간절하게 기도해주시던지, 정말 간절하게 아들의 회복을 위해서 기도해주셨습니다. 마치 자신의 가족의 일처럼 기도해주셨습니다. 어제 밤에는 제 아들이 그렇게 춤을 추면서 웃으면서 뛰어 놀았습니다. 아들이 이제 거의 정상의 삶을 살아가고 있음을 깨달을 때 마다, 교수님께서 그때 해 주신 기도를 기억합니다.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오랜만에 안부 연락을 드렸습니다. 어쩌면 다른 학교 다른 지도 교수님이었다면 통과 되지 못했을 논문을 끝까지 믿어주시고 신뢰해주시고 지도해주셨기에 저에게는 큰 은사이시기 때문입니다. 저의 사역의 소식들을 업데이트 하였습니다. 교수님께서 사랑으로 격려해주셨지만 오히려 제가 뜻밖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파킨슨 병 진단을 받으셨고 예후가 별로 좋지 않다는 말씀이었습니다.
마음이 먹먹했고 믿어지지가 않았습니다. 아직도 너무 젊으시고 평생을 주님을 향한 열정으로 그렇게 힘있게 달려오셨는데, 제 마음이 다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담담하게 전해오는 교수님의 문자를 천천히 읽으면서도 저는 그 내용을 다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일상에 대한 소중함을 이야기하셨습니다. 그리고 힘들지만 지금까지 쌓아오신 지혜로 더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주님의 은혜를 이야기하시고, 힘을 많이 내고 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마지막 말씀이 제일 마음에 깊이 남았습니다. "언제나 공의로우신 하나님을 신뢰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교수님의 말씀을 한동안 제 마음에 담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님을 신뢰한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원하는 일들 안에서만 하나님을 신뢰하지만, 교수님의 하나님을 향한 그 전적인 신뢰는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했습니다. 하나님은 참으로 선하시고 공의로우시며 또한 교회를 사랑하심을 강의하셨던 모든 내용들이 생각났습니다.
어쩌면, 인간은 고난 속에서야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하는 것 같습니다. 평소에도 교수님은 참으로 귀한 분이라고 항상 생각했지만, 그러나 어려움 속에서 그의 고백 안에서, 진실로 빛나는 분임을 새롭게 발견했습니다. 우리는 빛이기에, 고난과 어두움은 빛을 결코 삼킬 수 없음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이제 저의 기도를 하나님께 드립니다. 저는 언제나 기적을 믿고, 저는 언제나 하나님의 능력을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걸어가는 모든 길, 우리는 다 알 수 없으나 오직 하나님은 아시기에 기도합니다. 교수님의 건강을 주님께서 회복시켜 주시고 삶을 지키시기를, 그리고 또한 저 역시 언제나 담대한 믿음으로 주님을 신뢰함으로 인생의 길을 걸어가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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