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겉 보기에는 평안합니다. 그리고 겉으로 보기에 평안하기만 해도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예전에 어떤 목사님께서, 목회는 살얼음 위를 걷는 것이며, 외줄을 타는 것과 같다라고 말씀해 주신 것이 기억납니다. 목회의 시간이 깊어질 수록, 그것이 사실임을 절실하게 깨닫습니다.
목회는, 목회자의 한계를 절실하게 경험하는 과정입니다.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으로 큰 어려움을 겪는 성도님들을 만나면, 큰 무기력함을 느낍니다. 그동안 공부했던 수 많은 시간이, 고민하고 경험했던 목회적인 연륜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이제는 정말 삶을 포기하고 싶다라고 말씀하시는 분을 만나면, 가슴이 덜컥 내려 앉습니다.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 처럼 밝은 분위기로 이야기를 이끌어가지만, 마음은 무너져 버리는 것 같습니다. 오죽하면 이렇게 이야기하실까, 오죽하면 이렇게 마음이 힘드실까, 인생은 참으로 무거운 것이고, 삶은 너무나 고단하여서, 누군가가 곁에 있지 않으면 홀로 걸어갈 수 없다는 것을 절감합니다.
만남의 마지막은 기도입니다. 말씀을 읽어드리고 기도합니다. 최대한 힘을 내어 기도합니다. 왜냐하면 저 역시 맥이 빠져서 희망이 없는 것처럼 기도한다면, 그것은 너무나 성경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성도는 때론 지쳐서 기도할 수 없을지라도, 목회자는 힘을 내어 그분을 위해 기도해주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보이시지 않지만, 목회자는 하나님의 종으로, 그분을 위하여 마땅이 그러해야 합니다.
때로는 제 마음에도 기도할 때에 의심이 몰려듭니다. 의심의 높은 파고를 해치고 헤엄치면서 그 위로 올라가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면서 기도합니다. 왜냐하면 인간적인 눈으로는 희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나아질 것 같지 않고, 더 이상 상황이 좋아질거 같지 않고, 오랫동안 눌리고 병든 내면은 회복 되는 것이 길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알아도 기도합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아픈 분을 붙잡고 기도할 때에, 그때서야 기도가 무엇인지 깨닫습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도,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믿으며, 하나님이 역사하실 것을 믿으며, 하나님을 붙들고 나아가는 것이 기도합니다. 기도할 때에 저는 저의 자아를 초월해서 전능자를 만나고, 전능자의 발 앞에 엎드려 그분의 자비를 간구하게 됩니다.
돌보던 성도님과 통화하면서, 많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프신 어르신이 많이 좋아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 얼마나 기쁜지, 억누를 수 없는 기쁨이 솟구쳐나왔습니다. 너무 잘됬다는 이야기가 저절로 나왔습니다. 소망이 없어 보일 때에 회복을 경험하는 것은, 결국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찬양하게 합니다. 모든 것은 여호와의 능력이고 주님께서 친히 일하셨음을 고백하게 됩니다.
앞으로도 저의 목회가 그러했으면 좋겠습니다, 어려운 성도의 곁에 있기를 원합니다. 상황이 암담해도 함께 기도하고, 또 그 안에서 회복을 맛보고 함께 기뻐하는 그런 목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목회를 조금은 더 알 것 같고, 주님의 마음에 아주 조금은 더 다가간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이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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