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레코딩으로 음악을 만들다 보면, 리버브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스럽게 깨닫게 됩니다. 음악의 어떤 느낌과 현장감을 결정하는 데 이어서 리버브는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
그런데 리버브는 참 쓰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프리셋들이 존재하지만, 막상 그것을 적용해도 내가 듣던 어떤 음반의 느낌이 잘 살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결국 몇가지 채널을 만들어서 센드로 신호를 보내고 몇가지 리버브를 섞어 쓰게 됩니다.
저 같은 경우는 렉시콘 계열 리버브가 제일 자연스럽게 들립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RELAB LX480 Essentials를 메인으로 쓰고 있었습니다. 보통 홀과 플레이트 두개 정도를 사용해서 믹스해서 사용했습니다.
- 리버브의 절대 강자 RELAB LX480 Essentials 를 드디어 써보다
요즘에 ccm 커버 곡을 만들면서, 도저히 풀 밴드를 만들 여력이 안됩니다. 그래서 가장 심플하게 피아노 한곡과 보컬 한 트랙으로만 만들고 있습니다. 물론 노래가 너무 부족해서 아쉽지만 현실과 이상을 적당히 조율하면서 계속 전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딱 두 트랙만 넣고 만들다 보니, 더 리버브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더군요. 사실 트랙을 줄여서 느낌을 만드는 것이 훨씬 어렵습니다. 보컬이 너무 울려도 안되고, 너무 공간감이 없어도 안됩니다. 하지만 감동적이고 부드러운 느낌을 주기 위해서는 딱 적당한 수준의 리버브가 필요합니다. 홀과 플레이트를 적당히 섞어서 그 비율을 맞추는 것이 확 어렵게 다가왔습니다.
그러던 차에 이번에 플러그인 얼라이언스가 아이조톱과 합병이 되면서, 아이조톱의 제품들을 할인을 했습니다. 그 중에서 Neoverb가 있더군요. 리버브에 평소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바로 사용해 보았습니다. 기억력이 정확하지 않네요, 아마 데모를 먼저 했던 것 같은데, 결론적으로 구입했습니다. :)
* Neoverb - A Reverb That Listens
https://www.izotope.com/en/products/neoverb.html
아이조톱은 기본적으로 사용자를 배려해서 쉽게 플러그인을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Neoverb의 경우에는 리버브를 혼합해서 섞어 쓸 수 있는 것이 기본적인 형태입니다. 아주 편리하게 드래그를 통해서 귀로 들으면서 적당한 리버브 양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런데 리버브의 형태를 섞는 중간의 파란 점을 이리저리 움직인다 하더라도, 사실 아쉬운 점은 큽니다. 제가 정말 제대로 믹스를 하고 있는지 의심이 듭니다. 뭔가 다른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게 됩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길이 있습니다. Neoverb는 assistant 기능을 제공합니다. 시작하면 아래 그림처럼 화면이 바뀝니다.
그리고 중간에 사이즈는, 리버브가 만들어내는 공간을 의미합니다. 드라이 웻도 조절할 수 있는데, 저는 이 부분은 손대지 않고 그냥 사이즈 부분만 조절하면서 적당한 크기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톤 부분은, 이큐를 결정합니다. 클린은 거의 손대지 않고 반대로 airy는 로우를 많이 제거해서 굉장히 산뜻한 느낌을 만들어 냅니다. 개인적으로 네가지 톤이 다 괜찮았습니다. 억지로 이큐를 조절하는 느낌보다는, 굉장히 자연스럽게 톤을 만들어 낸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실 요즘에 고민하는 것이, "보컬의 넓이" 부분입니다. 스테레오 이미지에서 악기와 보컬이 넓이를 얼만큼 차지하는가가, 투트랙 커버곡에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아래 그림처럼 bx_stereo를 사용해서 일차적으로 일부러 스테레오 감을 넓힙니다. 스테레오를 110 정도로 잡고 넓혀서 음상이 좀더 둥글게 맺히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만 하면, 스테레오 이미지 속에서 보컬이 차지하는 영역이 너무 넓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아래 이미지처럼, boz의 WIDTH를 통해서 넓혔던 스테레오 이미지를 다시 약간 줄이면서 피아노와 밸런스를 잡습니다. 어떻게 보면, 굳이 넓힌 이미지를 좁히면 어짜피 똑같은거 아니냐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결과물이 확연하게 다릅니다. :)
요즘에는 기본적으로 젠하이저 HD280 헤드폰 보정 플러그인을 걸고 기본적인 톤을 잡습니다. Morphit의 경우에는 프리 믹싱 과정에서 걸고 사용합니다. 그리고 이후에 마스터링 때에는 Morphit 없이 순수하게 HD280의 사운드만 들으면서 마스터링을 합니다.
* 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봤니?
- 균형 잡힌 사운드를 위하여 by 젠하이저 HD 280 Pro & Morphit & width-knob
https://jungjinbu.blogspot.com/2022/05/by-hd-280-pro-morphit-width-knob.html
요즘에는 믹싱 때에는 최종적으로 모니터 스피커로 보컬과 피아노의 밸런스를 조절합니다. 트랙별로 톤을 잡는 것은 헤드폰으로 큰 무리가 없지만, 정작 트랙들이 뭉쳐서 트랙 사이에 밸런스를 잡을 때에는 아무래도 모니터 스피커로 해야만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닫고 있습니다. 덕분에 요즘에는 보컬과 피아노 밸런스 잡는 것은 조금 는 듯 합니다. 그리고 아래가 그 결과물입니다.
어떻게 들으셨나요? 물론 너무 시간이 타이트해서 노래를 거의 한번에 다 부르고 튠 보정도 하지 못한 아쉬움이 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의도한 리버브의 느낌은 굉장히 잘 살렸다고 생각합니다. 피아노에도 동일하게 Neoverb를 넣고 assistant 기능을 통해서 제가 원하는 피아노 느낌을 잡았습니다. 물론 리버브만으로는 위의 느낌이 나지 않고, 딜레이 하나를 부드럽게 걸었습니다.
아마 RELAB LX480 Essentials를 세개 정도 걸고 믹스를 해도 위와 비슷한 느낌을 결국 찾기는 했을 것입니다. 알고리즘을 사용한 리버브이기 때문에, 사운드 성향이 굉장히 비슷합니다. 하지만 한시간 이상 걸려서 리버브 값을 찾는 것과, assistant 기능을 통해서 오분 정도 만에 찾아낸 것은 정말 완전히 혁신적인 차이를 가져옵니다. 혹시라도 저처럼 리버브에 관심이 많으시고, 빠른 작업이 필요하다면 데모 버전을 사용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 "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봤니?" 전체 글 모음
https://jungjinbu.blogspot.com/2022/10/blog-post_3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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