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9일 토요일

로고스 어디까지 써 봤니? - 그리스도 중심적 묵상을 위한 덕후를 만나다 (3) Poor Man's Commentary by Robert Hawker

 


덕후라는 말은, 좋은 의미로 사용되지는 않는 듯 합니다. :) 어떤 것에 지나치게 빠져 있는 사람을 우리는 덕후라고 말합니다. 모든 것을 자신이 가지고 있는 하나의 관점으로 바라보며, 하나의 대상이 혹은 주제가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점점 더 깊이 들어가는 사람입니다.

제가 고등학교 시절에, "사무라이 쇼다운" 이라는 오락실 게임이 유행했습니다. 저는 그 당시 동네에서 조금은 알아주는 게이머였습니다. 학교 등교하기 전에 오락실이 문을 열면 일등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학교가 끝나면 또 반드시 들러서 게임을 즐겼습니다. 공부로는 일등을 해본 적이 없지만, 오락실은 일등으로 들어간 적이 여러번입니다. 

대학교 시절에는 음향 기기에 완전히 매료되었습니다. 당시 인기 있던 엠피쓰리 플레이어들과 이어폰 헤드폰을 재정이 허락하는한 닥치는대로 사고 팔면서 사용해 보았습니다. 기계와 소리의 매력에 완전히 빠져 버렸습니다. 저는 그 당시 진정한 음향 덕후였습니다. 

처음에 이 주석이 제 눈에 띄었던 것은, 순전히 주석의 이름 때문이었습니다. "가난한 사람의 주석", 이것보다 더 흥미로운 이름은 본적이 없습니다. 그 당시 재정적으로 쉽지 않아서였을까요? 프리 퍼플리케이션을 걸고 오래 기다렸습니다. 

저는 보수적인 장로교 신앙에서 성장했습니다. 하나님의 큰 은혜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말 그대로 귀에 딱지가 않을만큼 그리스도에 대해서, 그리고 그리스도 중심적인 설교를 들으면서 자랐습니다. 어린 시절에 그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그리고 그것이 그렇게 큰 축복인 줄도 모르고 자랐습니다. 

유학을 하면서 공부를 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느꼈습니다. 목회자들을 혹은 신학자들을 어떤 기준으로 나눌 수 있을까요? 다양한 교파, 다양한 학교, 다양한 신학들로 사람들을 구분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한 사람을 평가할 때에 그 사람이 그리스도 중심인가 아닌가로 평가합니다. 단순한 교파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이 정말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성경을 이해하는가 아닌가가 가장 중요한 듯 합니다. 

저는 성경 해석에 있어서 아카데믹하게 들어가는 것은 매우 유익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카데믹한 세계는 굉장히 엄밀하고 체계적입니다. 수 많은 각주들 속에서 그 책의 권위가 올라가고 저자가 얼마나 그 저작을 만들기 위해서 힘을 썼는가를 드러냅니다. 탁월한 분들의 의견을 종합해서 자신만의 하나의 독특한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은 엄청난 일입니다. 그러므로 학계에서 권위있는 분들을 눈여겨 보는 것은 매우 유익합니다. 

하지만, 학자가 생명을 만들어내지는 못합니다. 생명은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것입니다. 생명은 성경을 통해서 나오는 것입니다. 목회자는 각주를 다는 사람이 아니라, 생명을 설교하고 생명을 나누는 사람입니다. 목회자는, 누군가가 그렇게 말했다더라 라는 것을 풀어내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 안에서 뜨거워진 하나님의 말씀을 확신 있게 선포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 중심이 그렇게 중요합니다. 성경이 그것을 우리에게 요구하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성경의 중심이 되기 때문에 그것이 중요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어떤 책보다 어떤 저자보다 위대하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을 그리스도 중심으로 보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것은, 많은 위험 부담을 안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정확하게 말하면 인간의 지적인 능력을 초월한다고 생각합니다. 수 많은 스토리, 비유, 강론 등등 속에서 그리스도를 드러낸다는 것은, 너무나 많은 연구와 시간을 목회자에게 요구합니다. 목표는 분명하지만 그 방법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미 두가지의 자료를 통해 그리스도 중심의 실제적인 설교의 방향을 함께 고민했습니다. 여러분의 고민이 바로 저의 고민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눌 그리스도 중심의 자료가 Robert Hawker의 Poor Man's Commentary입니다.

저는 최근에 신학을 하고 현대적인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모르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제가 다녀보지 않은 학교에 대해서 이렇게 저렇게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하물며, 이백년이 족히 지난 분의 커리어를 찾아보고 그분에 대해서 가늠해 보는 것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Robert Hawker에 대한 자료는 로고스와 몇가지 웹페이지를 참조했습니다. 

* Poor Man's Old and New Testament Commentary (12 vols.)

* Robert Hawker (1753-1827)

* Reverend Robert Hawker, D.D., 1820

위에 내용들을 종합하면 이렇게 Robert Hawker를 묘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원래 의사였고 6년 정도 일했습니다. 그리고 영국 국교회에서 안수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총 43년 동안 교구 목사로 섬겼습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주석의 이름을, 가난한 성도들도 구입할 수 있도록 그렇게 이름을 지었습니다. 

그는 분명한 칼빈주의자였습니다. 그는 매우 대중적인 즉석 설교자였고 그의 음성은 매우 힘있고 조화로웠고 매우 매력적인 분이었습니다. 그는 18세기와 19세기 영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설교자였습니다. 

그는 성경 전체의 주석을 통해서 그리스도를 바라보는 아주 중요한 강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매우 정밀한 성경 주석에는 약했으며 예수님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차 예수님을 보는 것으로 인해서 오류를 범하기도 했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려서 Poor Man's Commentary를 참조하게 되었습니다. 이 주석은 아주 간단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성경의 모든 챕터마다 간단한 요약이 되어 있고, 그것에 대한 절 별 혹은 단락 별 주석이 그 뒤를 잇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는 Reflections에는 그 장에 대한 Robert Hawker의 묵상과 적용 등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Reflections의 내용은 그 주석을 읽는 성도에 대한 호소 혹은 설교의 어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평소에 그리스도 중심의 해석과 설교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이 주석에 대해서 큰 기대를 가졌습니다. 다만 처음에 한두번 참조하고서 잘 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유는, 강점보다 약점이 더 커보였기 때문입니다. 

첫째로는, 영어가 옛날 영어라서 읽기가 힘이 듭니다. 저는 have의 옛 형태인 hath만 봐도 약간 몸서리를 칩니다. :) 읽어도 뭘 읽었는지 몰라서 계속 읽고 번역기의 도움까지 받아야 합니다. 그러니 짧은 내용도 이해하는데 시간이 더 많이 걸립니다. 

그리고 둘째로, 때론 지나치게 그리스도 중심적인 해석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종종, 문맥과 맞지 않는 약간은 엉뚱한 해석들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굳이 이 내용을 이렇게 연결해야 하는가? 라는 생각도 자주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이 주석을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에 마음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글을 읽어보면 그 사람을 어느 정도 알 수가 있습니다. Robert Hawker의 글을 읽다 보면, 이분이 얼마나 성경을 사랑하며 얼마나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지 알 수 있습니다.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상상력을 동원해서, 그리고 연결할 수 있는 모든 구절들을 고민하고 해당 본문과 연결해서 그리스도를 드러내고자 애를 씁니다.

이분은, 진정한 "그리스도 덕후" 입니다.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영국의 어느 거리에서 이분과 약속을 잡아 차 한잔을 할 수 있었다면, 아마 이분은 몇시간이라도 그리스도 대해서 이야기했을 것입니다. 지칠줄 모르고, 빛나는 눈으로, 때론 눈물을 흘리며 예수님에 대해서 이야기했을 것입니다. 저녁에 해가 질때까지, 그의 이야기는 끝이 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하물며 지금 시대에 탑 스칼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주 엄밀한 의미에서 완벽한 성경 해석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Robert Hawker가 현대적인 시점에서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하더라도, 그러나 저는 이분을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이분만큼 성경의 모든 본문에서 그리스도에게 집중된 분은 찾아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출애굽기 설교 두편을 새벽 설교로 준비하였습니다. 한번은 출애굽기 24장, 그리고 한번은 29장이었습니다. 24장은 모세가 모든 말씀을 받고 백성과 언약을 맺는 부분입니다. 신약의 그리스도의 새 언약과 결정적으로 연결이 되는 부분입니다. 29장은 제사장의 임직식입니다. 신약의 그리스도의 대제사장 되심과 결정적으로 연결이 되는 부분입니다. 

제가 의도적으로 잡은 본문이 아니라 매일 성경 본문으로 연속해서 하기 때문에 그렇게 연결이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배려하셔서 특별히 잘 준비하라고 기회를 주신 것이라 이해하였습니다. 

물론 다른 자료들도 참조하였지만, Robert Hawker의 주석을 읽으면서 묵상하면서 준비한 설교들입니다. 특별히 24장에서는, 모세만이 하나님께 가장 가까이 갈 수 있었던 것 처럼, 그리스도만이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중보자가 되신다는 부분이 참 좋았습니다. 이토록 확신있게 줄기차게 주장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1–2. Can any thing be more striking, in reference to the Lord Jesus, as the sole Mediator between God and man? 1 Tim. 2:5. Jer. 30:21.

Robert Hawker, Poor Man’s Old Testament Commentary: Genesis–Numbers, vol. 1 (Bellingham, WA: Logos Bible Software, 2013), 339.

Blessed be that merciful dispensation, which brings us near in his blood and righteousness; so that we can, and do, behold him as the brightness of his Father’s glory, and the express image of his person. And may we never lose sight of that unspeakable mercy by which we have confidence, that the Lord Jesus having accomplished the redemption of his people, is now ascended up on high, hath led captivity captive, and received gifts for men, yea saith the Holy Ghost, (as if we ought to take particular notice of that) even for the rebellious that the Lord God might dwell among them.

Robert Hawker, Poor Man’s Old Testament Commentary: Genesis–Numbers, vol. 1 (Bellingham, WA: Logos Bible Software, 2013), 341.

그리고 29장에서는 설교에 인용하지는 않았지만, 아론을 통해서 명백하게 그리스도를 보는 그의 시각이 좋았습니다. 우리의 아침과 저녁으로 그리스도께서 속죄가 되어주시기를 바라는 그의 간구는 정말 가슴 뭉클했습니다. 직접 인용하지는 않았지만 Robert Hawker가 인용한 구절들을 찾아서 음미하면서 은혜를 누렸습니다. 

REFLECTIONS

Do we not in Aaron’see our Almighty Aaron, and in his sons those who are the sons and daughters of the Lord God Almighty, whom Jesus hath made kings and priests to God and the Father? Was Aaron thus washed, and arrayed, and anointed to the sacred service? and was not Jesus, our great high priest, consecrated to the work, when in the infinite purity of his nature he offered himself in all the glories of his person and his character, to make reconciliation for the sins of his people? Dearest and ever blessed Lord! do thou go in before me, in all the parts of this precious character. Be thou my morning and my evening propitiation!

Robert Hawker, Poor Man’s Old Testament Commentary: Genesis–Numbers, vol. 1 (Bellingham, WA: Logos Bible Software, 2013), 367.

그리스도 중심적 설교를 위한 세편의 글로 자료를 정리하면서 목회적 방향을 가늠해 보았습니다.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습니다. 마흔을 넘으니 인생의 후반전을 바라봅니다. 삶의 목표와 의미에 대해서 더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요즘에 제 마음을 강하게 사로잡은 것은, "말씀의 덕후"가 되고 싶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리스도 덕후"가 되고 싶다는 것입니다. 

누군가 저를 기억할 때에 그렇게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소원을 주신 하나님께서, 저를 선하게 인도하시기를 원합니다. 또한 이 글을 읽는 분들 역시 그 길에 함께 하실 수 있다면, 저에게 큰 기쁨이 될 듯 합니다. :)

* 그리스도 중심적 묵상을 위한 시리즈는 전체 세편의 글로 이루어집니다. 아래 글들을 통해서 추가적인 자료들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로고스 어디까지 써 봤니?
- 그리스도 중심적 묵상을 위한 최고의 자료! (1)
ESV Gospel Transformation Study Bible
https://jungjinbu.blogspot.com/2021/05/1-esv-gospel-transformation-study-bible.html

* 로고스 어디까지 써 봤니?
- 그리스도 중심적 묵상을 위한 최고의 자료! (2)
Christ-Centered Exposition Commentary

https://jungjinbu.blogspot.com/2021/09/2-christ-centered-exposition-commentary.html

* "로고스 성경 프로그램" 전체 글 모음
https://jungjinbu.blogspot.com/2022/11/blog-pos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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