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세돌과 알파고의 세기의 대결
저는 바둑의 문외한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이세돌 9단의 알파고와의 대국은 들어 보았습니다. 바둑의 일인자와 인공지능이 벌이는 승부라는 점에서 전 세계가 주목했던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전체 대국의 결과만 놓고 보면 이세돌 구단이 분명히 패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신의 한수'를 통해서 소중한 한번의 승리를 쟁취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그러한 결과에 대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여전히 남아 있는 인간의 가능성에 대해서 낙관적으로 바라보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언제나 그의 내면이 궁금했습니다. 온 인류가 숨죽이며 지켜보았던 그 순간을 당사자는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그리고 그의 실패와 승리를 어떻게 이해했을까? 그리고 바둑계에서 은퇴한 이후에 지금 그의 마음은 어떠할까? 인공지능에게서 승리를 쟁취한 위대한 인간에 대한 존경과 호기심 속에서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 그의 탁월함에 놀라다
책을 읽고난 전체적인 느낌은, 굉장히 놀랍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글을 잘 쓰시는 분인 줄을 몰랐습니다. 솔직함 속에서도 탁월한 통찰이 들어있고, 읽는 사람에게 지나친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지나치지도 않고 모자르지도 않은 너무나 좋은 글쓰기입니다. 단지 글을 읽기만 하는데에도 배우는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 실패를 넘어서 성숙을 이끌어내다
제가 가장 감동 받은 부분은, 이세돌 구단은 현실을 정확하게 이해했다는 점입니다. 세상에 그 어떤 사람도 자신의 세계가 무너지는 것에 대해서 달갑지 않을 것입니다. 대부분 필사적으로 그것을 거절하며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특별히 일인자의 자리에 있는 사람은 더욱 그러합니다. 그러나 이세돌 구단은 더 이상 자신이 인공지능을 상대로 승리할 수 없다는 점을 담담히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것이 그의 인생의 끝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시대, 그리고 자신의 실패에 대한 생각과 고민이 그를 새로운 세계로 이끌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이세돌 구단이야 말로 진정한 승리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부분이 참 좋았습니다. 모든 사람은 반드시 삶에 실패를 경험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 실패를 어떤 식으로 어떤 차원으로 끌고 들어가느냐는 순전히 그 사람의 몫입니다. 가장 위대한 인간의 가장 처절한 실패가 있었지만, 그러나 그는 다시 한번 더 깊은 성숙의 차원으로 들어갑니다.
* 자신의 잘못된 고정 관념을 인정하다
제가 이해할 때에, 이세돌 구단은 자신의 삶의 여정, 그리고 알파고와의 대국을 통해서 자신의 고정 관념을 철저하게 돌아본 듯 합니다. 글을 정말 잘 쓰는데, 그의 솔직한 감정들이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구글에서 대국을 요청할 때에도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또 얼마든지 이길 것이라고 낙관했다는 것도 솔직하게 밝힙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탁월한 자기 성찰을 발휘하는데, 과거에는 자신이 여전이 부족했다는 것을 솔직하게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바둑의 정점에 올라간 자신이었지만, 그러나 여전히 잘못된 믿음과 확신을 가지고 있었음을 인정합니다. 다시 말해서, AI를 적대적인 관점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 성찰의 좋은 도구로 삼은 것입니다.
* 그는 여전히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
그런데 여기에 역설이 존재합니다. 이세돌 구단은 자신이 잘못된 믿음과 확신 속에서 살았다고 말하면서도, 그것을 넘어 창조적인 미래를 향해서 나아간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부분이 참 흥미로웠습니다. 그는 한계에 부딪혔고 더 이상 바둑으로는 AI를 이길 수 없더라도, 오히려 자신만의 길을 더 추구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그가 바둑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는 바둑의 아름다움은, 자신만의 수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AI가 대세가 된 시대에서도, 누군가의 길을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진지하게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것이 바둑이라고 여전히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바둑 기사 이후의 자신의 삶도, 누군가의 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교수로서의 길을 진지하게 만들어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 인간됨은 사고하는 힘에서 나온다
이세돌 구단은 단순히 바둑 기사가 아니라 AI시대를 걸어가는 한 사람으로, 그리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미래를 향한 통찰을 거침 없이 풀어냅니다.
특별히 그는 AI 시대야 말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합니다. 단순히 바둑의 수를 읽어낸다는 점에서는 더 이상 인간이 기계를 이길 수 없지만,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을 지며,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것이야 말로 인간의 본질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 하나님 안에서 진지하게 나의 길을 찾아가기를
이세돌 구단은 참 탁월한 분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책은 왠만한 경영서적을 뛰어넘는 탁월한 책입니다. 바둑이라는 그분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을, 인생 가운데 풀어내는 통찰이 참 좋았습니다. 실패 속에서도 의미를 발견하고 그것을 자양분 삼아서 앞으로 나아가는 점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 시대 가운데 스스로의 삶을 분명하게 걸어가야 한다는 그의 메시지가 무게감 있게 다가왔습니다.
크리스천으로써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는 그렇게 단순한 문제는 아닙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가장 큰 계명이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복잡한 현대 사회 그리고 AI가 중심이 되어가는 현실 속에서 성도는 과연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적어도 저는, 여전히 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누구도 가늠할 수 없을만큼 현실은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AI와 함께하는 우리의 미래를 어떤 이들은 유토피아로, 또 어떤 이들은 디스토피아로 바라봅니다.
그러나 적어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현실적인 답은, 나의 고정관념을 붙들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 자신을 계속적으로 성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보면서 닮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나의 길을 찾아가고 그것을 집중해서 전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고의 힘을 길러가고, 그리고 성도의 양심을 가지고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인간성을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면서 좋은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굳이 바둑에 관심이 전혀 없다 하더라도, 꼭 한번 읽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 "책 어디까지 읽어봤니?" 전체 글 모음 / 당신을 변화시키기 위한 "가장 아름다운 길"
https://jungjinbu.blogspot.com/2023/03/blog-post_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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