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교를 준비하며
부흥회를 준비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한달 정도 전부터 미리 구상을 하면서 책을 읽고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특별히 교리를 다루고 역사를 다루는 부분에 있어서는 내용의 정확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마음을 많이 썼습니다.
보통 가장 중요한 주일 설교를 위해서 12시간 정도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더 쉽지 않았던 것이 주일 설교를 포함해서 세번의 설교가 메인으로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한번의 짧은 새벽 설교도 오직 은혜를 다루었기 때문에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특별히 가장 쉽지 않은 부분은, 네편의 모든 설교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다섯가지의 솔라는 결코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신학적인 흐름을 가집니다. 그리고 더 어려운 점은, 만약에 마지막 설교까지 감정적인 그리고 신학적인 유기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이미 부흥회가 오기 전에 설교에 대한 원고가 거의 완성이 되고 흐름이 준비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부흥회는 저의 능력을 아득히 넘어선다고 느꼈습니다. 매번 주일 설교도 참 쉽지 않지만, 가장 위대한 주제를 가지고 부흥회를 하겠다고 결심한 것부터 저의 한계를 넘어선 도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더 짬을 내어서 미리 책을 살피고 생각을 정리하고 원고를 준비해나가면서,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마칠 수 있었습니다.
* 종교개혁, 왜 오직인가? / 안재경 외
종교개혁의 원리를 다룬 소 논문의 모음집입니다. 특별히 교리 부분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고 각 논문 이후에는 저자의 설교까지 들어가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어렵지 않으면서도 목회적인 배려가 많이 들어가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노트에 따로 중요한 부분들을 정리하면서 전체의 내용을 소화했습니다. 아쉬웠던 것은,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부분이 다소 철학적으로 치우쳤다는 점입니다.
* 마르틴 루터 95개 논제 / 루터
돌이켜보니, 신학교를 다닐 때에는 루터의 95개 논제를 직접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저 막연하게 몇개의 조항들, 그리고 말씀에 바탕해서 루터가 종교 개혁을 일으켰다는 이야기 정도를 교회사 시간에 배웠습니다. 그래서 예전에 설교 준비를 위해서 구입해 둔 책입니다.
루터는 사제로써 이 모든 개혁을 감당했기 때문에, 지금의 개신교 성도의 입장에서는 약간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들도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 당시의 신학적인 배경을 알아야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루터의 가장 뜨거운 마음과 그의 신학적인 이해를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책입니다.
* 루터의 로마서 주석 / 루터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에 대한 루터의 이해를 가장 확실하게 얻을 수 있는 책입니다. 루터 본인이 쓴 주석이기 때문에 당연한 일입니다. 저를 포함해서 최신 주석들을 가지고 공부하는 신학도들에게 있어서 어쩌면 너무 오래된 주석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고도의 기술적인 혹은 분석적인 주석도 당연히 아닙니다. 그러나 이번에 느낀 것은, 어쩌면 고전적인 주석을 보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며, 목회자인 저에게도 신앙을 지키는 너무나 중요한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 종교개혁의 5가지 원리 / 제이슨 앨런 외
종교개혁의 원리를 다룬 책입니다. 이것도 일종의 소논문 형식인데 더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특별히 종교 개혁 당시의 역사적인 그리고 신학적인 배경과, 루터가 경험한 신앙적인 고뇌 등을 잘 기록해 놓았습니다.
* 기독교 교회사 / 김영재
신학교 때에 기본 교제로 배웠던 책입니다. 제가 기억하는 김영재 교수님은 차분하고 따뜻한 분입니다. 20대 철없던 시절은, 제가 어떤 신학의 깊이를 이해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열어 읽어보니,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방대한 내용을 하나로 엮어서 쓰실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만큼 탁월합니다. 딱딱하지만, 그러나 읽으면서 종교개혁에 대해서 좀 더 배울 수 있었습니다.
* 은혜의 복음이란 무엇인가 / 마이클 호튼
호튼의 글은 언제나 소중합니다. 한편으로는 호튼의 글은 딱딱합니다. 그러나 호튼을 통해서 저의 신학의 틀을 만들었고 그것은 언제나 견고하게 저를 붙잡아 주고 있습니다. 종교개혁의 원리에 대해서 책의 앞 부분에 등장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다시 한번 읽고 참고하였습니다.

* 또 다른 설교를 꿈꾸며
요즘에 깊이 깨닫는 것은, 제가 할 수 없는 일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입니다. 철저한 무능력, 그것을 많이 느낍니다. 그래서 또 한편으로는 하나님께서 도우시는 것이 전부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하나님께서 하시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설교를 준비할 때 마다 느끼는 것은, 두려움입니다. 단순히 이번에 좋은 설교를 못할 것 같다는 두려움이 아니라, 설교 자체가 주는 중압감이 너무나 크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언제나 주저하는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또 한편으로는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번에 솔라시리즈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저를 많이 깨우쳐 주셨습니다. 교회사 속으로 완전히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축복이라고 느꼈습니다. 고전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고, 루터를 포함해서 또 다른 고전들을 평생 읽어나가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저 한걸음에 만족할 수 밖에 없는 인생이지만, 그래도 감사합니다. 하나님께서 이뤄주신다면 조금 더 전진했으면 합니다. 그렇다면 위대하신 하나님으로 인하여, 제 마음에 더 기쁨이 넘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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