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24일 목요일

시카고 기독교 방송(KCBS)에서 "삶으로 드리는 찬양" 코너를 시작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미래를 알 수 없도록 만드셨습니다. 하지만, 그분이 우리를 현재 너무나 사랑하신다는 것은 분명히 알도록 만드셨습니다. 그리고 이 사이에서 굉장한 긴장이 일어납니다. 하나님의 무한한 사랑을 받는 자로서, 알 수 없지만 열려 있는 미래를 향해 달려가는 것이 우리의 삶 입니다. 

스무살 어린 시절에, 찬양팀의 마이크를 처음 잡았습니다. SM58 마이크는 차갑지만 따뜻합니다. 그리고 너무나 친숙합니다. 그리고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지역 교회의 싱어로 악기로 리더로 그리고 CFNI의 유학으로, 하나님께서는 보이지 않는 미래를 향해서 한걸음 한걸음 인도하셨습니다. 

펜데믹이 시작되고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과연 이런 상황 속에서 앞으로 목회를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는 것이 하루에도 여러번입니다. 무기력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속상함도 여러번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살아계심에, 지친 마음을 추스러봅니다. 

처음에 섬기는 교회에서 찬양 교실을 시작할 때에, 어떤 포멧으로 하면 좋을지는 전적으로 저에게 맡기셨습니다. 물론 아주 간단하게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간단하게 기타를 치면서 찬양 한곡을 불러보고 가사를 조금 짚어주는 정도로도 충분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에, 이왕이면 성도님들에게 좋은 것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가사를 묵상하고, 그 가사의 성경적인 배경을 짚어보고 배우고, 그리고 가능하면 제 목소리로 찬양을 불러서 듣기 좋게 들을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을 꿈꾸고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무모한 도전이었습니다. 제 방을 스튜디오 처럼 꾸미고, 뒷 배경을 위해서 벽지를 바르고, 부족한 컴퓨터 성능에다가 억지로 동영상 편집과 음악 편집까지 모두 셋팅하고, 피곤에 찌든 얼굴을 애써 웃으며 영상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거의 1년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새로운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시카고 기독교 방송은, 1978년 6월에 첫 방송을 시작한 시카고 지역의 한인 방송입니다. 긴 역사 속에서 한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고 또 이민 생활을 돕는 귀한 사역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많은 훌륭한 목회자들과 성도님들이 자원하여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또 방송국은 이 모든 것을 편성하여서 매일 방송을 내보내고 있습니다. 시카고 기독교 방송은, 시카고 근방 지역을 다 커버하고 AM1590, FM95.9 라디오 채널과 자체적인 유투브 채널을 통해서 사역을 섬기고 있습니다. 

한 분과 이야기 나누는 중에, 참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라디오 방송은 누구나 쉽게 들을 수 있기 때문에 IT의 인프라에서 소외된 연약한 분들이라도 들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말씀을 들으니 제 마음에도 큰 감사가 있었습니다. 연약한 이들을 돌아보고 섬기는 것이야 말로, 성도로서 목회자로서 마땅히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몇 분의 추천을 통해서, 방송국 국장이신 서도권 목사님을 찾아뵙고 함께 참여해주었으면 하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사실 제 마음에 먼저 든 생각은, "내가 여기에 참여할 만한 사람인가?" 그리고 "내가 과연 꾸준하게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두가지 생각이었습니다.

제가 유학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세상은 너무나 넓고, 너무나 훌륭한 분들이 너무나 많다 라는 것입니다. 굳이 대단한 교수가 아니고 대단한 목회자로 이름이 나지 않아도, 정말 훌륭한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런 면에서 하나님의 나라는 정말 위대합니다. 그런 분들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제 스스로의 자존감을 지키면서 사역을 하는 것도 버겁다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저는 제가 만드는 프로그램을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퀄리티에 대한 부담과 염려가 늘 있습니다. 추구하는 기준은 너무나 높고, 현재 저의 모습은 너무나 부족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러주신 자리를 거절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래는 보이지 않지만, 저를 지금도 사랑하시는 하나님께서 선하게 인도하신다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방송국 국장님께서, 프로그램의 이름을 정해보라고 하셨습니다. 저보다 여러가지로 뛰어난 아내에게 상의하였습니다. 그리고 "삶으로 드리는 찬양"으로 결정하였습니다. 단순히 입술로만 하는 찬양이 아니라, 우리의 삶 전체를 하나님께 올려드리고 싶은 소원을 담았습니다. 프로그램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듭니다.

매주 수요일 아침 8시 50분부터 10분 정도 방송이 됩니다. 기존에 하던 찬양 교실보다는 더 압축적으로 내용이 진행됩니다. 라디오 진행하는 느낌으로 하려고 하니 목소리에 벌써 긴장이 들어갑니다. 그래도 이 모든 것들을 이겨내고, 더 잘 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청년 시절, 피터 드러커의 "프로페셔널의 조건"을 읽고, 이것이 제 삶의 중요한 목표가 되었습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드러커는 미래를 예언하였습니다. "지식과 지식을 새롭게 결합하여서 새로운 지식을 만드는 프로페셔널", 저는 언제나 그런 프로페셔널한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은 일반 은총의 영역에서 가장 중요한 삶의 목표입니다. 

한곡을 준비하고 녹음하고 믹싱하여서 마스터링까지 최소 10시간에서 15시간 정도가 걸립니다.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사실 목회와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 이상의 시간을 사용할 수도 없습니다. 

사실 좋은 음향 장비도 없습니다. 정말 가장 저렴한 수준에서 준비하였을 뿐입니다. 마음은 좋은 것으로 사고 싶은데, 현실은 녹녹치는 않습니다. 결국 저의 미션은, 제가 가능한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고, 제가 가진 장비를 최대한 활용해서, 그 안에서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 철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단 하루의 시간만이 저에게 주어졌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아무리 부지런하게 움직여도 눈깜짝할 사이에 하루가 지나갑니다. 그리고 늘 후회 없이 살고 싶다라는 마음을 가집니다. 

이제 섬기는 교회가 펜데믹 이전 시절로 돌아가면서, "금요 찬양 교실"은 7월로 마무리가 됩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삶으로 드리는 찬양"으로 성도님들을 찾아뵙게 됩니다. 7월 한달 동안에는 두 프로그램을 약간은 다른 포멧으로 병행할 예정입니다. 

우리는 앞 날을 알 수 없습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신비입니다.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이미 예수님을 통하여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자들입니다. 이것이 복음입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우리의 삶에 부으신 그 사랑이 너무 크기 때문에, 하루 하루 한 순간이 너무나 소중하여서, 최선을 다해 살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기회를 주셨음에 감사하고, 또 언제나 그랬듯이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부족한 부분들을 조금씩 메꿔가면서, 열심으로 연습하면서, 그렇게 제 자신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생각나실 때에, 시카고 기독교 방송을 위해서, 그리고 준비하는 저를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당분간은 금요 찬양 교실과 삶으로 드리는 찬양 코너를 병행해서 진행하게 됩니다. 삶으로 드리는 찬양의 첫 에피스도의 배경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금요 찬양 교실 (내게 있는 향유 옥합)
https://jungjinbu.blogspot.com/2021/06/blog-post_22.html

삶으로 드리는 찬양 프로그램 전체 곡의 묵상을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jungjinbu.blogspot.com/2022/06/1_3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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