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느낀 점
김형국 목사님의 학문적인 수준은 이미 세계적인 학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생각한다. 특별히 3장에서 구약의 처음부터 신약까지 연결하는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개념은, 매우 섬세하면서도 탁월하다.
그분의 설명처럼 "천국"이라는 번역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며 나 역시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사실상 예수님의 메시지는 "하나님의 나라"에 다 들어 있다. 나라라는 개념 자체가 다스림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님의 나라라는 단어만 집중해도 사실상 기독교의 중요한 진리를 분명하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천국"이라는 표현은 너무나 많은 것을 상실하게 만든다. 막연한 혹은 멀리 떨어져 있는, 나와 상관이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전혀 상관이 없는 그런 희미하고 추상적인 것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변질시켰다.
김형국 목사님의 글을 처음 접할 때에는, 마치 하나님 나라 복음과 십자가 복음을 대립적으로 설명하는 것처럼 이해하였다. 그러나 이번 3장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님의 나라 라는 주제 "위에" 십자가의 복음이 있다 라는 설명이었다.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의 목적이고, 그것을 이루시고자 하는 가장 결정적인 방법이 십자가이다. 이 두가지 중 어떤 것도 희생하지 않고 녹여낸 탁월한 설명이다.
신약에 나타난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설명도 좋았지만, 사실 창세기로 부터 등장하는 왕이신 하나님에 대한 개념이 더 좋았다. 나 역시 설교 가운데 창세기를 자주 인용한다. 보통의 접근처럼 아무런 배경 설명도 없이 막연하게 예수님이 당신을 사랑하신다라고 말하는 것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오직 왕이신 하나님의 창조와 그것과 선명하게 대조되는 인간의 패역과 반역을 설명하는 것을 통해서, 결국 예수님께서 회복시키시는 분명한 목적, 하나님의 다스림을 받는 그분의 나라가 분명하게 드러나게 된다.
하나님의 나라의 가치를 아는 사람은, "어떤 대가라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설명이 좋았다. 그리고 이것은 상식이며 헌신이 아니라는 표현이 좋았다. 혹시라도 가능하다면, "이것이야 말로 가장 탁월한 지혜"라고 덧붙이고 싶다. 하나님의 나라 안으로 들어가는 것, 그분의 다스림을 받는 것이야 말로 가장 지혜로운 선택이다. 요즘의 표현으로 치면 "가치 투자"이다.
사실 기독교 세계관이 추구하는 목표와,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 추구하는 목표는 동일하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세상은 하나님의 것이며, 그 안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야 하는 것이 바로 기독교 세계관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나에게 하나님의 나라 복음은 전혀 낯설지 않다.
결국 김형국 목사님이 추구하는 것은, "성경적인 복음" 이다. 본인의 설명처럼 하나님의 나라를 잃어버리면 그저 개인주의 영성에 치우칠 뿐이다. 반대로 예수 그리스도가 없는 하나님의 나라는 예수님에 대한 사랑이 없는 사회 참여만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이번 3장에서는, 성경이 진정으로 강조하는 핵심이 "하나님의 나라"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그리고 복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풍성한 것이며 우리의 삶 전체를 아우르는 것임을 생각하였다. 목회적으로는 모든 설교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 그리고 그분에 대한 사랑의 강조", 또한 "그것과 더불어 그분의 다스림을 받는" 이 두가지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였다.
예를 들어서 박영선 목사님의 설교를 들어보면, 하나님의 은혜와 인간의 책임이 아주 공교하게 엮어들어가 있는 것을 발견한다. 어쩌면 마치 모순되어 보이는 두가지가 함께 있는 것처럼 보여서 한동안 곤란하게 느껴진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것이 매우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그리스도의 한 없는 은혜와 그 은혜 가운데 그분의 나라의 백성으로 살아가야 하는 그 책임은 반드시 동시에 존재해야 하며, 평생의 우리의 삶의 목표로 존재해야만 한다는 것을 이번 챕터를 통해서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 "내가 생각하는 하나복", 그리고 미래 목회 - 하나복 관련 글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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