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느낀 점
사람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모태신앙으로 태어나서 교회 안에서만 자란 저에게, 하나님과 전혀 상관 없는 사람의 입장에서 기독교를 이해시키고자 하는 김형국 목사님의 노력은 정말 경이롭습니다.
이번 화도 내용이 참 좋았습니다. 4P 쾌락(pleasure), 명예(prestige), 권력(power), 재산(property) 이것들을 추구하는 것은 좋은데, 과연 궁극적인 행복을 얻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이 세상이 사람들에게 주입시키는 행복의 조건을 정확하게 요약하였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경험적으로 두 가지 정도가 있을 때에 행복해 지는데 첫째로, 누군가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을 때에 행복해지고 둘째로, 삶의 목적을 찾으면 사람이 행복해지는데 하나님께서 이 두가지를 우리에게 주고 싶어 하신다라는 설명은, 목사인 제가 들어도 참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였습니다.
이것을 신학적으로 표현하자면야 "참된 인간으로의 회복"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이 시대 사람들이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언어가 바로 "행복"이기에 믿지 않는 분들을 위한 탁월한 강의라고 생각했습니다. 풍삼초를 어깨 너머로 들었을 때에는 무슨 행복 타령인가 라고 살짝 생각했지만, 어쩌면 제 마음 안에도 가장 필요한 것이 행복이고, 그런 관점에서 기독교 신앙을 설명하고 추구해 나가도록 돕는 것도 참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영상에서 설교적으로도 통찰을 얻었습니다. 만약에 모든 설교 가운데, "하나님의 무조건 적인 사랑" 그리고 "삶의 목적" 두가지를 함께 끊임없이 이야기해준다면,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행복을 찾는 좋은 설교가 되지 않을까요?
논외로 하나복 본강좌를 들으면서 약간 아쉬운 점은, 진정한 행복을 얻게 된다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강조하심에도 불구하고 “그 무조건적인 사랑을 실제로 설명하는 부분”은 약점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김형국 목사님은 한국 교회의 현재 문제의 원인이 "단순히 십자가 사랑"만을 강조한 것이 문제였고 이제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더 강조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 부분이, 원인과 결과를 연결하는데 있어서 오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 나라라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심으로 깨어진 인간과 하나님과의 관계, 하나님의 다스림 그리고 그분의 나라를 회복시키시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사실상 일종의 성도가 삶을 살아가는 시스템적인 측면에 가깝습니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의 나라라는 그 개념자체는,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드러내기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결국 하나님의 사랑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김형국 목사님의 교회론은 성경적이지만 그러나 어떤 의미에서 다소 기업과 가까운 것처럼 보여집니다. 하나님은 교회를 통해서 세상을 바꾸시기 원하고 그것이 목적입니다. 그리고 만약 이것을 이루지 못한다면 촛대를 옮기신다고 하나복 본강좌에서 이야기합니다.
물론 이 말은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 안에 다소 상호 모순이 존재합니다. 하나님께서 교회를 기업처럼 운영하시고 그 운영에 부합하지 못한 교회에서 촛대를 옮기신다는 논리를 모든 것 보다 가장 앞세운다면, 그 안에서 인간의 가장 큰 행복을 주는 "무조건적 사랑"은 어디에 있을까요?
흥미로운 것은, 본강좌를 들어보니 김형국 목사님은 로마서 7장의 바울 사도의 탄식을 "그리스도를 믿기 전의 바울의 탄식"으로 이해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을 일종의 신앙 승리주의로 이해하였습니다. 만약에 로마서 맥락에서 바울 사도가 갑자기 이런 말을 할 이유가 없다, 믿음에 대해서 그렇게 담대하게 설명하던 사람이 갑자기 이렇게 말하는 것이 문맥상 맞지 않는다고 말한다면, 디모데전서 1장에 "내가 죄인 중에 괴수이다"라고 말했던 바울 사도는 도대체 누구인가요?
결국 저는, 이 모든 논의가 인간 존재에 대한 이해에 기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의인이며 죄인입니다. 오직 그리스도의 의를 의지하여 하나님 앞에 의롭다 칭함을 받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여전히 죄인입니다. 저도 김형국 목사님의 말씀처럼, 단순히 인간이 죄인이다 라는 것만을 강조하는 것을 참으로 싫어합니다. 마땅히 교회는 세상을 충만하게 하는 존재로 만들어졌고, 목회자를 포함하여 모든 성도는 그것을 향하여 탁월하고 진지하고 끊임없이 전진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제 생각에는, 한국 교회의 문제의 원인을 “두가지”로 동시에 접근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십자가의 복음이라는 측면에서는 인간이 현재적으로 충분히 죄임을을 강조하고, 그러므로 예수님의 현재의 필요성을 계속적으로 강조해야 하지 않을까요? 단순히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아니라, 그 사랑이 "무조건적"이라는 것을 새롭게 드러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성도의 존재의 근원이 되는 하나님의 은혜의 무조건성과 예수님의 순종의 깊이를 십자가의 복음으로 충분히 드러내고, 그리고 동시에 그것을 통해서 성도들이 행복을 경험하게 하고 거기에 기초하여 그 어떤 것도 흔들 수 없이 내 목숨 조차 걸 수 있는 삶의 방향으로서 하나님의 나라를 보여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런면에서 “예수님이 없어진 것이 현재의 한국 교회이다” 라는 비판은 참으로 맞는 말이지만, “그 예수님이 가르쳤던 하나님의 나라를 놓쳤기 때문이다” 로만 교회 갱신의 목표를 잡을 것이 아니라, “예수님 자신이 누구이신가”를 더 드러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결론적으로 이 강의를 통해서 복음이 무엇인가를 새롭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김형국 목사님의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모든 강조는 결국 복음의 온전성을 가장 탁월하게 드러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십자가 복음을 덜 강조하고 하나님의 나라 복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 복음을 제대로 강조하는 것"이 결국 하나님 나라 복음을 더 제대로 완성하는 길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 "내가 생각하는 하나복", 그리고 미래 목회 - 하나복 관련 글 모음
https://jungjinbu.blogspot.com/2023/08/blog-pos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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