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21일 목요일

책 어디까지 읽어봤니? (12) - A Biblical Case against Theistic Evolution / 유신 진화론에 반대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저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은 "지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 합니다. 다른 사람보다 더 논리적이고 똑똑하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성경을 이해하는데 있어서도 좀 더 합리적으로, 심지어 믿지 않는 사람들이 들어도 충분히 수긍할 만한 수준으로 설명하는 것을 최종적인 목표로 삼는 듯 합니다. 

그러나 요즘에 제가 깊이 가지는 생각은, 과연 합리적인 것, 이성적인 것, 그리고 상대방에 대하여 설득적이라는 것이 성도의 궁극적인 목표가 될 수 있는가 입니다. 인간의 이성과 합리성이라는 것이, 성경을 뛰어넘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인간의 지식과 지혜는 완전하지 않으며 여전히 발전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때론, 마치 나의 합리성이라는 것을 통하여 성경을 세상을 향해다 설명해야 하며,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그것이 진리가 아닌 것 처럼 느낄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별로 발을 들여놓고 싶지 않은 영역이 있습니다. 진화론입니다. 사실 진화론이라는 것이 말도 안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지적으로 탁월하다고 생각하는 많은 이들은 진화론을 지지합니다. 그런데 더 어려운 것이 유신 진화론입니다. 유신 진화론의 형태는 다양한 것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아주 간단하게 말해서 진화는 존재하는 것이고 하나님께서 진화를 사용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 미국에서 많은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이 유신 진화론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유신 진화론을 지지하는 가장 큰 단체는 제가 알기로는 biologos 입니다. 이 단체는 기독교계 안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많은 분들이 존경하는 팀켈러 목사님 역시 이 단체를 지지하는 입장인 것을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보실 수 있습니다. 


처음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제 입장에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유신 진화론에 찬성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팀켈러 목사님의 경우는 창세기의 주해를 하면서 창세기의 역사성에 대하여서 본인이 생각할 때에 풀리지 않는 난점들을 가지고 고민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제가 팀켈러 목사님의 글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마치 외계의 문서를 읽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보수적인 신학에서 공부한 저에게 있어서, 진화론에 대하여서 가능성을 열어 놓고, 그리고 하나님과 진화를 함께 연결하여서 설명하는 것, 그리고 고대의 사람들의 입장에서 성경을 이해해야 하는데 유독 창세기는 비유적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이것을 굳이 역사적으로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성경의 저자들의 목표가 아니었다고 주장하는데 있어서 상당한 거부감이 느껴집니다. 도대체 이분에게 성경의 권위라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 

이런 부분에서 고민하던 시기에 마침 좋은 책을 한권 보게 되었습니다. A Biblical Case against Theistic Evolution 입니다. 단순히 유신 진화론에 섣부르게 반대하는 책이 아니라, 유신 진화론이 어떤 맥락에서 왜 문제가 있는 것인지를 잘 설명하는 좋은 책이어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다 보지는 않았지만 특별히 앞 부분에서 창세기 주해와 관련하여서 창세기의 역사성에 대한 논증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Yes, Genesis 1, in particular, is highly structured. Elements like the repetition of “evening and morning” throughout the passage reflect its compositional grid. However, repetitive formulas do not necessarily signify nonhistorical, figurative accounts. For example, the entire book of Genesis is structured according to the repeated formula “This is the book of the generations of …” (2:4; 5:1; 6:9; 10:1; 11:10, 27; 25:12, 19; 36:1, 9; 37:2), but that in no way indicates that the entire book is figurative in what it relays to its readers. Genesis 1 has an elevated style, yet it is still historical narrative. C. John Collins perhaps has the best genre definition of Genesis 1 when he calls it “exalted prose narrative.” As I conclude elsewhere, “This description properly reflects the sequence, chronology, and historicity of the account, while at the same time underscoring its exceptional quality.”

 

The historical nature of the Hebrew creation account underscores the reality that God invented time and history. And the history that God created in Genesis 1 is one that is moving and unfolding: it is a linear history that moves from inception to consummation. The universe had a beginning, and it is moving toward an end. This truth distinguishes the biblical creation account from the cosmogonical texts of the ancient Near East. The non-Israelite accounts are legendary stories that have no determinable basis in fact or history. They are symbolic sagas of primordial times that describe the realm and activities of deities. They are what can be called “mythic narrative”; that is, the stories have linear forward movement, but they are simply ahistorical. Models such as the figurative approach simply de-historicize the Hebrew creation account and, therefore, minimize this important “theological” aspect of the text.

 

The deeply historical nature of Genesis 1–3 is profoundly important to the entire Bible because these chapters stand at the beginning of the Bible, whose overall structure is historical. The Bible shows the great scope of the work of God from the beginning of time to a final judgment and a new heavens and new earth. The first three chapters of Genesis do not stand alone in the Bible as isolated chapters but are structurally tied to the narrative in Genesis 4 about Adam and Eve and their children Cain, Abel, and Seth; and to the genealogies of human beings found in Genesis 5; and to the historical record in Genesis 6–9 of Noah’s family and the flood; and to the historical narrative in Genesis 10 of the nations that descended from Noah’s sons; and to the tower of Babel and to the descendants of Shem in Genesis 11; and to Abraham and the patriarchs in Genesis 12–50. Genesis 1–3 does not stand alone but is closely linked to the rest of this entire historical narrative.

The macro-structure of the Bible is a historical account of God’s actions from beginning to end. If we remove the profoundly historical nature of Genesis 1–3, we will remove the historical foundation on which all the remainder of the Bible rests.

 

John D. Currid, “Theistic Evolution Is Incompatible with the Teachings of the Old Testament,” in A Biblical Case against Theistic Evolution, ed. Wayne Grudem (Wheaton, IL: Crossway, 2022), 53–54.


적어도 제 입장에서는 John D. Currid 의 성경 읽기가, 훨씬 성경적이고 자연스럽고 설득적입니다. 하나님께서 시간과 역사를 창조하신 분이시며, 이것은 계속 진행되고 움직이고 있는 역사라는 것을 강조합니다. 특히 John D. Currid는 이 책에서 다른 고대 문헌들과 창세기를 비교하면서, 비교할 수 없을만큼 창세기 기록이 역사성을 띄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므로 비유적인 해석 접근으로는 창세기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창세기 4장에서부터 11장까지 이어지는 모든 내용들을 볼 때에, 그리고 50장까지 내용들을 볼 때에, 1-3장이 밀접하게 다른 이야기들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창세기 1-3장의 역사성을 제거할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저는 이것이 굉장히 자연스러운 성경 읽기라고 이해합니다. 저 역시 어렸을 때 부터 이렇게 읽어 왔습니다. 너무 복잡하게 파고들어가지 않아도, 신학으로 고급 학위를 받지 않아도, 창세기를 처음부터 읽으면서 전체를 읽어나가면, 비록 창세기가 가지고 있는 비유적인 요소들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 큰 틀이 가지는 강력한 역사성을 성도들은 본능적으로 경험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사실 상당히 긴 시간 동안 진화론자, 유신진화론자, 그리고 창조론자들의 다양한 글을 읽으면서 엄청난 긴장감을 발견했습니다. 정말 이상한 일입니다.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자연스럽고 그것이 학술적으로도 충분히 증명되는 것인데, 누군가에게는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 내용이라는 것이 이상한 일입니다. 그리고 같은 신앙을 고백한다고 말하면서도 결국에는 많이 다른 길을 걷고 있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마음이 아픈 일입니다. 

제가 생각할 때에 보통의 성도님들께서는 이런 주제에 대해서 큰 관심이 없으실 수도 있고 그렇게 큰 영향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미 보수적인 교회에서는 성경적인 창조론으로 성도님들을 가르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유신 진화론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고 싶고 또 그것에 대하여 성경적인 이해를 통해서 반박하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사려깊게 쓰여진 A Biblical Case against Theistic Evolution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여호와 하나님을 찬양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유명한 누군가의 해석이나 누군가의 주장에 의해서 구원 받는 것이 아니라, 오직 여호와 하나님을 믿고 의지할 때에 그분께서 우리를 구원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모든 것을 다 이해할 수 없어도,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홀로 만드신 여호와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우리의 생각을 뛰어 넘어 인간의 역사와 개인의 삶을 책임지시며 이끌어가시는 여호와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인간의 부족한 생각으로는 난점이 존재할 수 있겠으나, 불완전한 인간의 이성을 뛰어 넘는 진리의 말씀을 주신 여호와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성경을 믿지 않고 하나님께 손가락질 하지만, 자신의 아들을 이미 죄인을 위하여 주시고 대속의 길을 열어주신 은혜의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온전한 인간이었던 아담의 반역과 타락에도 불구하고, 그분의 주권적인 사랑으로 마지막 아담인 예수 그리스도를 내어 주심으로 죄인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인간의 구원 뜻을 홀로 정하시고 이루시며 마지막 날에 반드시 완성하실 삼위 하나님께만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 "책 어디까지 읽어봤니?" 전체 글 모음 / 당신을 변화시키기 위한 "가장 아름다운 길"
https://jungjinbu.blogspot.com/2023/03/blog-post_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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