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교 졸업 여행을 성지 순례를 다녀왔습니다. 이집트, 이스라엘 그리고 요르단을 방문하였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집트가 가장 좋았습니다. 끝도 없이 펼쳐진 모래 사막과, 두 눈으로 보고서도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압도적이었던 피라미드가 좋았습니다. 우리의 삶이 광야 그 자체이기 때문에, 모래로 가득한 그곳을 두 눈으로 직접 보니, 그 안에서 실제로 역사하셨던 하나님의 은혜를 더 깊이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출애굽기를 좋아합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구원을 받고 그분의 인도함을 받는 여정이 너무나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구원 받은 백성의 좌절과 기쁨, 배반, 절망 그리고 환호가 가득차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넘어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절대 은혜가 흐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출애굽기는 우리의 인생 그 자체입니다.
출애굽기 묵상을 시작하면서 GT 스터디 바이블을 함께 읽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어떤 책을 읽을 때에 저자에게 크게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은 두 가지 경우입니다. 내용이 너무 좋던가, 아니면 내용이 별로 좋지 않던가 입니다. 아쉽게도 이번에는 후자의 경우였습니다.
제 기준에서는 너무나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그리고 굉장히 문학적으로 탁월한 구성이라고 생각했던 출애굽기 1장을 너무 평범하고 무미 건조하게 정리해 놓았습니다. 출애굽기 편의 저자가 누구인지 살펴보았습니다. T. D. Alexander라는 분이었습니다.
일단 찾아보니 이분은 복음 연합에 속해 계신 분입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보수적인 신학적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겠습니다. 그리고 살펴보니 좋은 주석 시리즈로 평가 받고 있는 Teach the Text Commentary 에서 EXODUS의 저자인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역시 좋은 주석 시리즈로 평가 받고 있는 Apollos Commentary의 Exodus 저자인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 T. D. Alexander
* Exodus (Teach the Text Commentary Series)
* Exodus (Apollos Old Testament Commentary Series, Volume 2)
사람은 첫 인상이 매우 중요한 듯 합니다.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C.S.루이스나 알리스터 맥그라스는 정말 말 그대로 한줄만 읽어도 생각이 바뀌는 경험을 자주했습니다. 그 한 문장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여러번 경험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GT 스터디 바이블의 출애굽기 편을 시작하면서 1장 전체에 대한 내용을 읽었지만 감동이 크게 없었습니다. 특별히 통찰력을 발견하지도 못했습니다. 창세기와 마태복을 통해서 크게 유익을 얻었기 때문에 출애굽기의 시작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왜 그럴까 고민을 해 보았습니다. 이미 저명한 주석 두권의 저자라는 것은 탁월한 분이 틀림없을 것인데 저의 마음이 왜 이렇게 답답한지에 대해서 많이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Chita라는 분의 아폴로 주석의 아마존 서평을 읽으면서 작은 실마리를 얻게 되었습니다.
This is one of my two mistakes I have made by buying commentaries immediately after their release.
If I am going to teach a Book of the Bible in a few months, I expect to get some help in seeing certain things from a commentary whose author has spent 5, 10, 15, 20 years on it but sadly, that is not often the case with many commentaries.
I read through Alexander’s “From Paradise to the Promised Land” and I wasn’t very impressed. He handled critical issues very well but when it came to surveying the teaching of the Pentateuch, he wasn’t as helpful or as insightful as Hamilton’s Handbook to the Pentateuch. Hamilton did a superb work on the text (literary sensitive) and its theological implications (in my view his survey is better than his commentary on Genesis).
I expected Alexander's Exodus to be better and a great Biblical-Theological commentary but I was wrong. He seems more concerned about answering questions raised by critical scholars than questions raised by the text itself. He mastered a lot of material on Exodus but he strikes me as not having much mastered the text and more importantly, been mastered by the text.
He did not so much make use of the modern literary methods and thus often missed many connections between Exodus and Genesis, and the rest of the Pentateuch. For example he does not pick up on how Exodus both looks backwards and forwards in the Moses birth narrative. One of my favorite texts is Exodus 32-34 because it is foundational to both OT theology and NT theology. He says very little about its influence in both Testaments. I expected to see his biblical-theological skill at this point but I was disappointed.
I look for literary theological exegesis in a commentary, inter-textual and intra-textual sensitivity. For me literary structure is critical to understanding the theological message of a book. He analyzes a few proposed structures of Exodus but he never offers his. This makes it difficult to see how he understands Exodus was put together or how it works. His explanation sections fell flat for me: they are not biblical theologically insightful and neither are they helpful in applying the text.
But since Alexander is a world expert on the Pentateuch his commentary is academically sound and moderately and wisely conservative. Therefore, it is good for some 'dry' academic or traditional exegetical work but the preacher or the literary-theological exegete needs to look elsewhere. It cannot compete with Fretheim (Int.), Stuart (NAC), Garrett (KEC), Bruckner (UBCS) or even Brueggmann’s little commentary in the NIB.
제가 이해할 때에 이분의 서평의 핵심은, T. D. Alexander는 본문이 주는 그 핵심의 의미와 그 가치를 다루기 보다는, 비평적인 학자들이 제기하는 여러 질문들에 답을 하는데 관심이 더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본문 자체를 다루는데 전문가라기 보다는, 본문을 다루는 여러 학자들의 이야기들을 다루는데 전문가라고 저자를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출애굽기를 이해하는 문학적인 구조의 틀에 대해서 큰 관심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저자 자신만의 구조들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이것이 문제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본문에서 말하고 있는 수 많은 강력한 메시지들을 드러내기에는 저자의 관심이 충분히 집중되지 못했기 때문에 감동이 부족한 것입니다. 공부를 많이 했고, 또 아카데믹한 영역에서는 인정 받은 분이지만, 오히려 역설적으로 말씀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은 가지지 못한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다시 한번 말씀의 묵상의 중요성을 생각해 봅니다. 글쎄요, 말씀 묵상이 무엇일까요? 이런 사람이 이런 이야기, 저런 사람이 저런 이야기를 했다는 것을 종합하는 정도가 과연 말씀 묵상일까요?
말씀을 공부하고 묵상하고 배우고 익히고 적용한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언제나처럼 그것은 "말씀 자체에 관심"을 가지는 것입니다. 오직 성경만이, 하나님의 감동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우리의 온 마음을 쏟아서 "그 안으로 들어갈"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서 세상이 감히 줄 수 없는 감격과 변화를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많이 실망했습니다. 하지만, T. D. Alexander는 믿음 안에서 형제입니다. 이분의 저작에 대하여 실망한 제 마음을 너무 솔직하게 적은 것은 아닌가 마음에 죄송스러운 마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또한 배울 것이 있을 것입니다. 위의 부분들을 감안하면서 GT 스터디 바이블의 출애굽기 편과 함께, 출애굽기의 여정을 이제 시작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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