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2일 수요일

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 봤니? 65 - 아니 내 노래가 이 정도였나? by 보컬 피치 보정 bx_crispytuner

홈 레코딩을 하다보면, 한두가지가 마음에 안드는 것이 아닙니다. :)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마음에 들지가 않습니다. 편곡, 사운드, 최종 음압 등등 다 불만족입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 최고로 만족스럽지 않은 것이 보컬입니다. 

사실, 녹음 퀄리티도 문제가 아닙니다. 어짜피 홈레코딩에서 보컬 레코딩은 한계가 있습니다. 방음이 되지 않는 방에서 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입니다. 그런데 더 답답한 것은, 노래 실력 자체입니다. 저도 늘 노래에 관심이 있고 찬양 인도를 하고 있지만, 소위 말해서 공기반 소리반이 얼마나 어마어마하게 어려운 지를 절실하게 깨닫고 있습니다. 

제 자신의 노래를 녹음해서 들어보면 많은 단점이 있습니다. 일단 발음이 너무 강하고, 너무 꺾어서 부릅니다. 종성이 발음에서 너무 빨리 붙어서 나오고 그리고 바이브레이션이 너무 심합니다. 그나마 피치는 나은 편에 속하지만, 한곡 안에서 최소한 열군데에서 열 다섯 군데를 수정합니다. 

제가 스스로 분석해 볼 떄에 저의 피치는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닙니다. 그래도 잘 들어보면 피치가 나가는 곳이 굉장히 많습니다. 많이 떨어질 때에는 반에 반음 정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듣기 좋게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정을 해야 합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멜로다인 essential을 사용합니다. 가장 유명한 피치 보정 프로그램인데 그 중에서 가장 하위 버전입니다. 사용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일단 보컬 트랙에 띄워 놓으면 자동으로 웨이브 파일을 읽어서 음 높이에 따라 파형을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그것을 수정하면 됩니다. 

아쉽게도 멜로다인은 매우 고가의 프로그램입니다. 그리고 저 역시 essential 밖에 써 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아쉽게도 멜로다인 essential은 매우 제한적입니다. 음 높이 정도를 세밀하게 수정할 수 있고, 음과 음 사이의 꺾이는 부분들을 약간 수정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사실 수정 안하는 것보다야 훨씬 낫지만, 그렇게 크게 변화를 주지는 못합니다. 

마침 플러그인 얼라이언스에서 세일을 해서 살펴보다가, 갑자기 예전에 보았던 피치 보정 프로그램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것은 bx_crispytuner 입니다. 

* Brainworx bx_crispytuner

사실 처음에 홍보 영상을 보았을 때에는 그렇게 집중해서 보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언뜻 보기에는 약간 극단적인 피치 보정 프로그램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멜로다인은 그래도 한 음 한 음을 따로 조정하는 타입인데, crispytuner는 그냥 셋팅 값을 맞춰놓고 자동으로 읽으면서 실시간으로 수정하는 타입인 것 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궁금하더군요, crispytuner는 혹시 성능이 어떨까? 사실 멜로다인 에센셜은 좀 사용하는데 지쳤습니다. 한음 한음 붙들고 피치 조정을 살살 하는 것이 그렇게 효율적인 것 같지도 않고, 실제로 시간을 많이 들여도 그렇게 자연스럽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제 노래의 부족입니다)

crispytuner를 테스트를 위해서 받아보니, 모드가 세가지가 있더군요. SIMPEL, ADVANCED, GRAPHICAL입니다. 사실 그래피컬은 띄워는 보았지만 시간이 너무 들어가는 것 같아서 테스트 해 보지 않았습니다. :) 다만 ADVANCED 모드를 사용해 보았습니다. 

이번에 처음 테스트 해 보았기 때문에 다른 것들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일단 ROOT를 정할 수 있어서 노래의 루트인 A를 넣었습니다. 그리고 인터페이스 자체는 굉장히 직관적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CORRECTION인데 어느 정도로 피치 보정을 할 것인지 정하는 옵션입니다. 

그리고 TRANSITION은 얼마나 빠르게 피치를 보정할 것인지를 정하는 것이고, TIGHTNESS는 얼마나 정확한 음정에 가깝게 보정할 것인가를 정하는 것입니다. 물론 메뉴를 적어 놓고 보면 복잡하지만, 실제로 노브를 돌리면서 들어보면 하나도 어렵지 않습니다. 

위에 보시는 것처럼, 피치 보정을 별로 강하게 걸지는 않았습니다. 만드는 곡이 보컬 트랙은 딱 세 트랙이었기 때문에 모두 동일한 셋팅으로 걸었습니다. 그리고 큰 기대 없이 재생을 눌렀는데, 세상에! 아니 너무 자연스러운 것이었습니다. :) 한번 아래 곡을 들어보시죠. 


솔직히 너무 놀랐습니다. 물론 멜로다인 상위 버전을 가지고 프로 분들이 몇시간을 투자해서 보정한 것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리고 적어도 멜로다인은 온음 정도는 우습게 음 자체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멜로다인 에센셜 버전으로 겨우겨우 수정하던 저에게 있어서, crispytuner의 자연스러움은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일단 플러그인 자체에 음질의 열화가 거의 없습니다. 적어도 제가 귀로 느낄 수 없는 수준이고, 또 멜로다인에 비교해서 음질 열화 부분에서는 사실 차이가 없다고 느껴집니다. 

특히 제가 놀란 것은, "자연스러움" 입니다. 특히 위의 곡의 코러스 부분은 워낙 고음이라서 제가 거의 반에 반음 정도까지 떨어지면서 힘들게 겨우 소화 했던 부분입니다. 약간 소리가 튀어나간 것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완전히 자연스럽게 정리하면서 부드럽게 바꿔주었네요. 

그리고 멜로다인 에센셜의 경우에는 바이브레이션의 폭을 조정하는 기능은 없고, 그것을 일정한 느낌으로 정렬을 해주는 기능은 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좀 부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crispytuner의 경우에는 바이브레이션 진폭을 줄여주는 기능은 없는 것 같지만 (적어도 지금 보기에는) 멜로다인으로 바이브레이션을 보정하는 것보다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아, 정말 신기하네요.

솔직히 지금 어안이 좀 벙벙합니다. :) 이렇게 좋은 것을 왜 안 썼을까? 사실 처음 써본 플러그인이라 깊이 들어가지는 못했습니다. 그래픽 모드에서는 혹시 모든 음을 멜로다인처럼 하나씩 수정할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으로 crispytuner를 써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서는 너무나 만족인 것이, 일단 투입되는 시간 대비 결과가 너무 좋다는 것입니다. 너무 바빠서 노래 자체를 많이 부를 수도 없는 저에게는, crispytuner의 효율성은 가히 충격적입니다. 너무 심하게 피치만 나가지 않고 가능한 수준에서 정성들여서 부르면, 그 이후에는 아주 자연스럽게 보정을 해주기 때문입니다. 

살펴보니 crispytuner는 기본 가격은 굉장히 비싸네요. :) 멜로다인 상급 버전과 가격이 맞먹습니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가끔씩 쿠폰으로 30불 정도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솔직한 제 마음에, 만약에 멜로다인 에센셜을 살 바에는 차라리 할인을 할 때에 crispytuner를 구입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하지만, 만약에 보컬 피치 보정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꼭 한번 데모 버전으로 테스트 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 "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봤니?" 전체 글 모음
https://jungjinbu.blogspot.com/2022/10/blog-post_3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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