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곡들이 믹싱의 결과물들은 다르지만,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노래"가 결국 마음에 남게 됩니다. 곡의 형태나 곡의 분위기는 다를 수 있겠지만, 결국 음악이라는 것은 그 노래를 듣는 사람의 마음 가운데 메시지로 남길 수 있어야 합니다.
믹싱은 원리적으로는 아주 간단해 보입니다. 음악과 보컬이 균형이 잡히고, 동시에 보컬이 잘 드들리면 됩니다. :) 그런데 실제로 믹싱을 해보면,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 목표인지 금방 알게 됩니다. 만약에 밸런스가 음악쪽으로 조금만 치우치면 노래의 메시지를 잃어버립니다. 만약에 보컬쪽으로 밸런스가 치우치면, 그 곡의 전반적인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보컬만 들리는 굉장히 밋밋한 결과물이 됩니다.
그래서 보컬을 드러내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들이 쓰입니다. :) 일단 볼륨을 올릴 수 있습니다. 볼륨을 올리면 당연히 보컬이 잘 들립니다. 그런데 금방 촌스러워지고 밸런스가 깨집니다. 그래서 컴프레서를 사용해서 적당히 음압을 올리면, 컴프레서의 색깔이 살짝 들어가면서 뭔가 보컬이 앞으로 튀어나오면서 생동감 있게 살아납니다. 그리고 거기다가 세츄레이션을 사용하면, 보컬이 확 앞으로 튀어나게 됩니다.
그런데 요즘에 고민이 있었습니다. 컴프레서를 사용하고 추가로 세츄레이션을 사용하니 보컬이 너무 앞으로 튀어나온다는 것이었습니다. :) 과하게 사용한 듯 합니다. 그래서 차에서 들어보면, 보컬이 너무 음악보다 튀어나오면서 밸런스가 많이 깨어진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세츄레이션을 굉장히 절제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이해되지 않는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보컬의 넓이" 였습니다. :) 무슨 의미냐하면, 여러 음반들을 들어보면, 보컬이 단순히 앞으로 튀어나는 정도가 다를 뿐 아니라, 보컬이 스테레오상의 이미지에서 차지하는 절대 넓이 자체가 굉장히 넓은 음반들을 들을 수 있습니다.
물론, 제 생각에는 마이크의 차이가 결정적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 마이크의 지향성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소리를 수음할 때에 그 성향이 넓은 마이크가 분명히 따로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한 가지 질문이 생겼습니다. 지금 내가 사용하는 마이크를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보컬의 넓이를 넓힐 수는 없을까?
제가 현재 사용하는 마이크는 베링거 TM1 마이크입니다. 아마 다섯 곡 정도 녹음해 본 듯 한데, 솔직히 정말 괜찮습니다. :) 제가 당연히 고가 마이크는 써 본 경험이 없지만, 현재 저의 환경에서는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 정도 수준에서 어떻게 좀 더 보컬을 넓게 표현할 수 없을까? 굉장히 진지하게 고민해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플러그인 얼라이언스에서 플러그인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이름은 Brainworx bx_stereomaker입니다. 흥미롭게도 부제목이 붙어 있네요. From Mono to M/S Stereo With Ease 입니다. 이 플러그인의 이름을 보다가 갑자기 생각이 나더군요. 혹시 이 플러그인을 모노 보컬에다가 걸어보면 어떻게 될까?
이 플러그인은, 아주 독특한 플러그인입니다. 물론 스테레오감을 확장하는데 사용되는 플러그인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제가 가진 플러그인 중에도, 스테레오 감을 확장하는 기능이 달려 있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플러그인의 사용기를 보니, 굉장히 평가가 좋더군요. 특히 이 분의 리뷰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저와 동일한 의구심을 품고 있더군요. 굳이 이런 플러그인을 유료로 사야 하는가? 그런데 이 분이 사용해 보니 이 플러그인의 특징은, 어떤 사운드의 퀄리티 저하 없이, 모든 사운드가 유지되면서 동시에 스테레오 감을 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완전 끌리더군요, 바로 다운로드 받아서 데모로 사용해 보았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적용해 보았습니다. 사실 메뉴얼을 아직 보지 않고 귀로 판단하면서 조절해 보았습니다. Tone 조절을 하면서 소리가 어색하지 않도록 컬러감을 맞추고, 그리고 스테레오는 약 15퍼센트 정도까지만 올려 보았습니다.
메인 보컬에 걸어보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 제가 필요한 딱 그 플러그인이 바로 이것이었다는 것을 사운드를 들어보자 마자 깨달았습니다. 물론 과하게 걸면 굉장히 이상해집니다. 모노에 맥시멈으로 걸면, 머리 속에 사운드의 이미지 공간을 완전히 가득 채우면 이상해 집니다.
하지만 딱 15퍼센트 정도만 스테레오감을 확장하니, 기존의 모노 사운드에 양쪽으로 살짝 사운드가 추가됩니다. 마치 리버브의 느낌이 추가되는 것 처럼, 원래의 사운드가 넓이가 넓어지면서 좀 더 풍성한 사운드로 바뀝니다.
물론 극단적으로 걸어서 더블링 효과를 낼 수도 있겠지만, 저는 처음으로 메인 보컬의 모노 사운드를 조금 더 넓히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딱 이정도가 좋습니다. 가장 큰 강점은, 위에 리뷰의 이야기처럼 굉장히 자연스러워서, 플러그인을 걸어도 소리가 착색된 듯한 느낌이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이 플러그인을 처음 사용해 본 곡이 바로 아래 곡입니다. 메인 보컬에 집중해서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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