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본질을 다루는 책이다. 때론 기독교라는 것이 혹은 신앙이라는 것이 너무나 복잡하여서 손에 잡을 수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고, 수많은 책들을 통해서 공부해야 하는 어떤 높은 목표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특별히 유학 나온 이후로, 수많은 지식을 머리에 넣으면서도 뭔가 마음 한구석이 허전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왜 유학을 나왔는가? 그리고 지금 살아가는 목적이 과연 무엇인가? 내가 공부하는 목적이 과연 무엇인가? 공부를 하는 것이 나의 신앙과는 무슨 연관이 있는가? 그러한 본질적인 질문에 더욱 고민하게 되는 시기였다. 그러던 와중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결국, 우리의 신앙에는 아주 핵심적인 본질이 있고 그것을 붙잡도록 독자에게 요청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놓쳐버린다면, 모든 것을 놓쳐 버리는 것임을 알려준다. 본질이신 “예수님”에 대해서 말하는 책,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목회적으로 실제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지에 대해서 깊이 고민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저자이신 이병균 목사님께서, 책의 앞 부분에서 예수님 빠진 XX 은 XX 아니라 라는 방식으로 표현하신 연결된 여러 문장들을 보았을 때에, 처음에는 다소 어색한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기독교와 우리의 신앙을 아름답게 표현한 유려한 문장들이 얼마나 많이 있는가? 그것들에 비하면 이러한 문장들의 나열은 마치 너무나 단순화 시켜버린 그리고 투박한 인상을 주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결국에는 목사님께서 하시고 싶은 말씀들의 정수가 이 문장들 안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 이 문장들을 보았을 때에, 그 내용들이 전혀 다르게 보였다. 한 문장 한 문장이 너무나 힘이 있었고 마음을 찔렀고 또 그 내용에 공감하게 하였다. 진실로, 예수님 빠진 교인은 성도가 아니고, 예수님 빠진 신학은 신학이 아니고, 예수님 빠진 목사는 목사가 아니다. 예수님 빠진 설교는 설교가 아니고, 예수님 빠진 나는 내가 아니다. 반면에 부족하여도, 예수님 중심된 성도는 좋은 성도이고, 예수님 중심된 신학은 좋은 신학이고, 예수님 중심된 교회는 좋은 교회이다. 지금까지 오랜 시간을, 마치 잡힐 듯 또 잡히지 않았던 기독교라는 주제에 대해서, 그리고 교회와 성도와 기독교와 관련된 그 모든 주제들을 관통하는 본질을 드디어 찾았다. 그것은 바로 예수님 자신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저자 목사님께서 주장하시는 본질이라는 것은, 결국 “목표”라는 말과 바꾸어도 크게 의미가 달라지는 것 같지 않다. 왜냐하면 결국에는 그 본질을 목표 삼아 추구하는 것이, 바르게 목회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방법이라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목회로 교회를 섬기면서, 매주 설교하면서, 목사님께서 말씀하신 그 본질이 나의 목회와 설교와 삶 가운데 있는지 점검해 보았다. 과연 나에게 예수님이 계신가? 나의 설교를 통해서 삶을 통해서 사람들이 예수님을 보고 있는가? 과연 사람들이 나를 통해서 예수님을 더 사랑하게 되었는가? 아니면 목회자인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는가? 혼란스럽던 것이 분명해 지고, 흐릿하던 것이 선명해 진다. 결국에는 본질을 목표로 삼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닫는다.
목사님이 제시하신 성경 해석의 원리 중에, 적용의 원리는 정말 탁월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해석학 혹은 설교에 관한 책을 보았지만, 단연 가장 실제적이면서 핵심적인 원리라고 생각된다. 목사님께서 의도하신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개혁주의에서 주장하는 하나님의 주권 사상을, 성경 해석적으로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해서 아주 실제적으로 보여주는 원리라고 생각된다. 먼저 은혜를 베푸시고 행하시는 하나님에 대해서 생각하고 그분의 은혜를 기억하고 감사하는 것, 그리고 성도들에게 그것을 이야기해 주는 것, 이것은 참으로 목회자로서 평생 동안 기억하고 적용할 수 있는 너무나 소중한 원리이다.
또한 복음의 본질 가운데 죄를 인정하고 고통 가운데 있더라도, 예수님만 붙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하시는 부분은, 참으로 복음의 정수를 잘 드러내신 부분이라고 생각 되었다. 도덕주의 혹은 선하게 사는 방법을 세련되게 설교하는 최신의 설교 혹은 목회 트랜드에서, 진실로 예수님을 강조함으로 죄를 드러내고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만 붙들고 살아야 한다는 목사님의 강조는, 심리적이고 현실적이고 또 적용적이다. “죽어도 예수님, 살아도 예수님” 이라는 절절한 표현은, 그렇게 어려운 표현과 논리가 아니면서도, 너무나 쉽게 와 닿는 표현이다. 목회자로서 또 신앙인으로서, 어떻게 평생을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중요한 행동 지침이다. 결국 예수님을 사랑하는 것만이 복음의 핵심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셨다.
또한 성경 읽을 때에 신학 지식이나 성경 지식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예수님을 더 알기위해 읽으라고 하시는 목사님의 조언은 너무나 감사하고 또 중요하다고 여겨졌다. 이것은 앞에 언급했던, 본질이 바로 목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왜 우리는 책을 읽는가? 그 수많은 기독교 관련 서적들은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는가? 도대체 왜 나 자신을 비롯해서 교회의 똑똑한 목회자 또한 성도들이 그렇게도 사랑이 부족한가? 왜 그들의 삶 가운데 참된 실천이 부족하고 성령의 열매가 너무나 적은가? 그렇게 기독교인이 많다는 한국 사회는 왜 점점 더 차갑고 어두워지는가? 그것은 목사님의 지적처럼, 그저 성경 지식 혹은 신학 지식을 쌓기 위한 목적으로 책을 보았기 때문이다. 결국 그것은 자기 자랑을 위한 것이고, 그저 두뇌를 발전시키기 위함이고, 나 자신의 잘남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다. 본질을 모르기 때문에 목적이 잘못된 것이다. 모든 지적인 추구와 공부는, 예수 그리스도를 알고 사랑하는데 그 종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러한 경우에만 선하고 아름다운 결과를 맺을 수 있다는 너무나 귀한 깨달음을 이 책을 통해서 얻게 되었다.
지금까지 많은 책들을 읽었지만, 이 책은 가장 강한 한 가지를 나에게 남겼다. 그것은 저자 목사님께서 말씀하신 ‘본질’ 이다. 지금 시대는 본질을 잃어버린 시대이다. 세상이 이야기하는 본질이 교회에 들어와, 참된 본질을 대체해 버렸다. 온갖 외적이고 화려한 것들이 삶을 평가하는 본질적 기준이 되어, 목회자들과 성도들을 압도하고 있다. 화려한 교회 건물과 이력과 학력, 비싼 자동차와 넓은 집 그리고 인맥이, 좋은 목회자 혹은 성도를 판단하는 본질이 된 시대이다. 그러나 이 귀한 책을 통해서 성도의 삶의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확인한다. 예수 그리스도, 그분만이 본질이 되신다.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귀한 책을 쓰신 목사님께 감사드린다. 또 이렇게 귀한 책을 추천해 주신 교수님께도 감사드린다. 그리고 배우고 깨달은 대로, 예수님으로 마음을 가득 채운 목회자가 되겠다고, 그분만을 사랑하고 그분에게 헌신하는, 그리고 평생 그렇게 본질을 추구하고 살다가 주님을 만나겠다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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