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27일 일요일
CFNI 다이어리 31 - 영어? 으악!
대학교 입학했을 때 쯤인가,
한창 유행하던 영어 책이 있었다.
'영어 공부 절대로 XX마라'
그 책의 요지는 한마디로,
'열심히 죽도록 들으면, 들릴 것이다!'
그 책을 믿었던 나는 정말 눈만 뜨면 엉어를 듣고 다녔다.
영어 뉴스, 성경 등등
거의 3년을 듣고 다녔지만,
그러나, 영어는 들리지 않았다.
내가 3년 동안 얻은 것이라고는
나빠진 귀와(음악을 크게 들어서라고 믿고 싶지는 않다 ㅡ.ㅡ;;)
영어에 대한 처절한 절망 뿐,
대학교 4학년 때 쯤 학교 도서관을 다 뒤져서
영어 공부에 대한 책을 다 찾아 보았다.
'절에 들어가서 공부했다'라는 무협지에 가까운 내용도 있었지만,
결국 나는 영어 공부에 두 부류의 문파가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리스닝 파' 와 '그래머 파'
어떤 이들은 죽도록 들으면 들린다는 논리를 폈고,
또 어떤 이들은 완벽한 문법 이해가 영어의 왕도라고 주장했다.
결국 나는 이 둘을 결합하기로 결심했다.
그래!
열심히 들으면서 열심히 문법을 익히는거야!
그렇게 시간은 흘러 거의 서른살이 다 되었다.
물론 일상적인 회화 정도는 가능하고, 약간의 독해도 가능했지만,
뭔가 마음에 뿌듯한 마음이 없었다.
결정적으로 내가 절망했던 것은
바로 '토플 공부'를 하면서이다.
토플 리스닝 파트를 혹시 들어보았는가?
예를 들어,
아프리카에 사는 어떤 동물의 특성에 관한 강의를 7분 정도 읽어주고,
나는 10문제 정도의 듣기 지문을 맞추어야 한다.
하.. 그 절망감이란.
7분동안 강의를 듣고 나면, 정말 정신이 나가는 것 같았다.
그런데 최소한 30점 만점에 20정 정도는 맞춰야 한다는 현실,
나는 IBT 토플을 준비하면서,
다시 한번 내 영어의 인생에 대해서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적어도, 지금까지 내가 했던 방법으로는
도저히! 영어를 정복할 수 없다는 처절한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더 큰 문제는,
내가 유학을 가더라도 이 상태로는
전혀 강의를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다!
아니 미국까지 와서 강의를 이해못하면
그게 무슨 절망이란 말인가? ㅜ.ㅡ
어떻게 해야하나..
처절한 검색이 시작되었다.
영어를 정복할 수 있는 그 길!
내 인생을 구원해줄 유일한 그 길!
그리고 나서 드디어 알게 되었다.
그 길을...
'기본적인 문법을 이해한 상태에서,
영어 발음기호의 특징과 발음을 완벽하게 익히고,
모든 영어 단어의 발음과 악센트를 정확하게 발음하도록 연습하고,
자기 수준에 맞는 책을 계속 소리내어서 읽어라!'
(아, 이 한마디 한마디 금과옥조와 같은 내용이여!!)
이것이었다.
대한민국에서 진심으로 영어 잘한다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방법,
이길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고 말하는 바로 그 영어의 왕도!
미국에 오기 전,
지난 1년 동안 사전을 갖고 다니면서,
미친 사람처럼 발음에 매달렸다.
얼마나 황당했던가?
universe 가 유니벌스가 유너벌스라는 것을 알았을 때,
no 가 노 가 아니라 노우 라는 것을 알았을 때,
내가 알고 있는 소위 기본적인 단어의 발음은
모두 틀렸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 절망감... 그리고 이제 시작이라는 환희...
나는 오늘도 단어를 찾는다.
혼자서 초등학생 처럼 떠듬떠듬 영어를 읽는다.
그리고 나보다 영어를 훨씬 잘하지만
(마트 가면 진희가 다 해결한다! >.
여전히 영어를 고민하는 진희에게도
이것이 왕도임을 설득시켰다.
굉장히 더디다. 더디어서 속이 뒤집힌다.
어떻게 보면 미국까지 와서 내가하는 것은
한국에서 내가 하던 공부 그대로의 연장선에 불과하다.
단어를 찾고, 정확한 발음과 엑센트를 말로 익히고,
계속 책을 읽는 것,
그 방법 밖에 없다는 것이 가끔씩은 서글퍼도,
그래도 그것이 유일한 길이라면,
아주 조금씩 더 강의가 들리는 기쁨이 위안이 되어,
나는 오늘도 영어의 길을 간다.
이곳 미국에서...
그래서 행복.
p.s.1 신대원 시절, 천재적인 한성진 교수님이, 영어의 왕도에 대한 이 방법의 단초를 제공하였으나,
무지한 나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였다. 오호라! 나의 무지여!!
p.s.2 호주 영어? 안들린다. 영국 영어? 안들린다. 흑인 영어? 더 안들린다.
why? 나에게는 겨우 일반적인 미국 영어의 발음기호 밖에 들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다른 영어를 익히려면 그 발음에도 익숙해져야 하고.
눈치 코치 다 동원해야 한다는 것! >.
ex) audio production 클래스의 호주 아저씨 존과의 첫 만남에서 " ... 샌드 보드 ... "
으잉? 그게 뭐지? 모래 보드인가?
역시 눈치 빠른 진희가 알려주었다. sound board!! 오 마이 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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