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10일 금요일

존 파이퍼의 설교 클리닉_ 11강 설교문인가 기억력인가? (Lecture 11: Manuscript or Memory?)

 


설교자에게 있어서 많이 가지는 궁금증은, "설교 원고 자체"에 대한 질문입니다. 종종 설교자들은 혹은 심지어 성도님들도 은연 중에, 원고에 의지하지 않는 설교를 은혜가 충만한 설교 혹은 성령님이 역사하시는 진짜 설교라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과연 원고를 써야 하는가? 원고를 암기해야 하는가? 아니면 개요만 필요한가? 즉흥적으로 해야하는가? 이런 질문은 설교자라면 모두 가져본 질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강의는 바로 그 부분을 말씀합니다.  

파이퍼 목사님의 대 전제는, "자기 자신을 알아야 한다"라는 것입니다.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지혜로운 조언입니다

파이퍼 목사님은 원고에 대하여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그것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고 분명히 이야기합니다. 설교자의 목표는 "강해의 희열이라고 부르는 설교"가 잘 이루어지는 것, 그것 자체가 목표임을 분명히 말씀합니다. 그리고 파이퍼 목사님이 이 일을 이루기 위해서 원고를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설명합니다. 

* 강의 내용

존파이퍼 목사님은 일단, "철저하게 원고를 full text로 쓰는" 스타일입니다. 40년 동안 목회하면서 거의 원고를 가지고 설교를 했다고 말합니다. 왜 굳이 그렇게 해야 했는가? 무려 여섯가지의 이유를 언급합니다. 

첫째로, 원고를 작성하지 않으면, "설교의 논리적인 선명함"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원고를 쓰지 않으면, 본문의 흐름, 논리적인 구성 등등이 선명하게 설교자 자신에게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둘째로, 원고를 작성하면서,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파이퍼 목사님은 단순히 많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글을 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잘 연결되는 단어와 문장 그리고 흐름들을 만들어서 성도들이 따라 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 설교자 자신도 설교 자체를 잘 볼 수 있고 잘 이해하게 됩니다.

셋째로, 원고를 작성하면,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개요에 들어 있는 단어들만으로는 설교자가 그 내용을 느낄 수 없습니다. 오히려 주일 설교를 생각하면서, 그것들을 그때에 사용할 원고들로 작성하면서 "그것의 가치"를 실제로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파이퍼 목사님은 그러한 과정 속에서, 정말 자신이 그것을 느끼고 있는지 주님께 기도한다고 하시네요. 

넷째로, 설교 중에 "특별한 몇몇 문장들은 완벽하게 표현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논쟁이 있는 교리적인 부분을 말할 때에는 더욱 신경을 써서 원고를 작성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칭의에 대한 설명, 그리고 믿음과 행함의 관계 등입니다. 

다섯째로, "상투적이고 뻔한 것"들을 피하기 위해서 입니다. 파이퍼 목사님은 이 부분에서 분명하게 이야기합니다. "Spontaneous is overrated", 즉흥이라는 것이 과장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즉흥적인 것이 독창적이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곧 틀에 박힌 것을 의미합니다. 충분히 고민하지 않은 것을 즉흥적으로 말하면 결국 상투적인 내용에 빠지게 됩니다. 

여섯째로, "기억력의 한계 때문"입니다. 설교자는 설교 시간 동안 해야 하는 모든 말을 기억할 수가 없습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이렇게 원고를 사용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이퍼 목사님이 원고 때문에 자신의 설교가 약해진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원고를 보지 않으면서, 오히려 다 쓴 원고에 여러 표시를 해두고 마치 개요처럼 원고를 자유롭게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기억력이라는 맥락에서 원고가 중요한 이유는, 설교자가 설교 중에 "지금 어디쯤 하고 있는지"를 잊어버릴 때에도, 개요가 아닌 전체를 기록한 원고 덕분에 계속 설교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고를 꼭 쓰라고 강조하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무리는, 결국 자기 자신을 알고 설교의 목적을 잊지 말라는 것입니다. 설교의 목적을 이룰 수 있는 나만의 방법들을 찾아야하고 결국 그런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설교의 목적을 잘 이루는 것이 설교자의 목표임을 알려주면서 강의가 마무리가 됩니다. 


* 강의를 통해 배운 것과 적용할 것


제가 이 강의를 통해서 크게 감동받은 두가지는, 첫째로 파이퍼 목사님의 "철저한 준비성"입니다. 평생을 목회하면서 원고를 쓰지 않은적이 거의 없었다라는 고백은 저에게 큰 충격입니다. 왜냐하면 원고를 매번 쓴다는 것은 정말 큰 고통이고 또 동시에 엄청난 시간을 사용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존파이퍼 목사님 정도 지명도를 가지면 삶이 얼마나 바쁠까요? 그러나 적어도 이분에게 있어서 "삶의 우선 순위"가 설교에 있었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고백입니다. 


또 하나 크게 배운 것은, "설교의 목적"을 잊지 말라는 것입니다. 저 역시 지금까지 고민은, 내가 원고를 쓰느냐 아니냐, 혹은 이걸 더 줄여서 개요로 만드느냐 그렇게 하지 않느냐 이것에 더 포커스를 맞추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설교의 목적을 성취할 수 있다면" 자신만의 방법을 얼마든지 써도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그것이 때론 설교의 자유로움을 다소 막는다 하더라도, 원고를 다 써서 그것을 최대한 읽고 연습하는 현재의 저의 설교 형태가 설교의 목적을 이루는 충분히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설교 원고를 써야 "설교를 느낄 수 있다"고 말하는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설교를 느낀다는 표현이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는 설교자인 제 자신이 그렇게 되기를 원하고, 설교를 듣는 성도님들도 함께 저의 설교를 느끼기를 원합니다. 


저는 저의 부족함 때문에, 단순히 원고를 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느끼지 못합니다. 오히려 그 원고를 소리내어서 읽고 연습하면서 최소 다섯번 정도 이상을 연습하면 그때서야 제 마음에 그 내용의 깊이가 충분히 들어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의 경우에는, 원고를 충실하게 쓰고 연습하여서 그 원고 내용을 완전히 느끼는 것을 설교 완성의 목표로 해야 함을 다시 한번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상투적인 것을 피한다"라는 부분도 굉장히 좋았습니다. 저는 세상에 천재가 있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다만 만나기 어려울 뿐입니다. 당연히 천재는 즉흥적인 이야기도 얼마든지 감동적인 이야기가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저와 대부분의 설교자는 천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충분히 준비하고 잘 작성된 원고가 있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고, 설교의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는 설교의 지루함과 식상함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당연히 원고를 잘 작성해야 한다는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렇게 깊은 내용이 안 나올 것 같은 강의였지만, 깨닫는 바가 많았던 의미있는 강의였습니다. 앞으로도 목회를 하는 동안 충실하게 원고를 쓰고, 그것을 연습하고 느끼고 그리고 영광스러운 설교의 목적을 탁월하게 달성하고자 하는 결심을 해봅니다. 


* 존 파이퍼 "설교 클리닉" 전체 글 모음 / "설교의 대가"에게 설교를 배우라
https://jungjinbu.blogspot.com/2023/03/blog-post_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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