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제가 쓴 작은 글이 어떤 분에게 격로와 도움이 되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에, 참 마음이 기뻤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글을 쓰는 이유는, 결국 누군가가 저와 같은 길을 걸어갈 때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자 하기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학이라는 것이 결국 공부를 하는 것이고, 그리고 실제로 유학을 오지 않으면, 도대체 어떤 식으로 공부하는지, 어떤 것을 요구받는지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별히 칼빈의 기독교 교육학은 그렇게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Th.M. 세번째 학기를 마치고 정리하는 것은, 개인적인 유익 이외에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 유용한 작은 지도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번 학기는, 여러가지로 쉽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칼빈의 교육학 담당인 안식년을 마치고 복귀한 글래스포드 교수님과의 첫 만남, 생각보다 훨씬 많은 과제들, 그리고 마지막 학기의 논문을 위해서 자료 조사를 함께 해야 했습니다.
이번 학기는 오직 하나의 수업만 들었습니다. "Foundations of Educational Ministry" 교회 교육에 관련된 전반적인 모든 내용들을 배우는 코스였습니다. 성경적인, 사회학적인, 교회사적인, 그리고 교육학적인 이론들과 실제의 내용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사실, 학위나 학교 수업 자체가 실력이나 성품을 만들어 준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학생이 어떤 자세로, 어떤 목표로 임하느냐 입니다. 교수가 제시하는 목표를 넘어, 자신의 인생 가운데 확고한 목표와 의식을 가지고, 그것을 나침반 삼아서 현재의 과정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졸업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만약 내가 교육쪽으로 잘 준비된 목회를 꿈꾸고 있다면, 그 목회를 준비하기 위한 과정으로 학위를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 면에서 교수님이 제시하는 것보다 좀더 많이, 그리고 제가 의도하는 목회의 최종적인 목표를 기억하면서, 그것을 뒷받침 하기 위한 과정으로써의 수업에 임하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이번 학기 해야 했던 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곳에서의 평가는 아주 세부적이며 구체적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100점 만점이 아니라, 1000점 만점입니다.(다른 전공은 어떠신지 모르겠습니다) 다섯개의 주제를 가지고 페이퍼를 써서 전체 500점 입니다. 그리고 다국적으로 이루어진 팀 안에서, 40분 정도의 교회 교육을 위한 워크샵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5분 정도의 영상 입니다. 이 팀 프로젝트는 전체 350점이고, 그 중에 100점은 교수 평가, 100점은 동료 평가, 그리고 150점은 교수님이 초빙한 다른 전문가가 주는 평가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150점은 파이널 시험으로 구두시험입니다.
원래 교수님은 페이퍼에 대해서는, 3장 정도의 간략한 페이퍼를 원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더 많은 분량의 페이퍼를 작성했습니다. 각 제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로, "The Purpose of The Christian Life", 궁극적인 기독교인의 목적인,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의미에 대해서 살펴보고, 왜 하필 사랑인지, 그리고 그 두가지가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에 대해서 논증했습니다. 둘째로, "The Nature of Reality - The Transition from Modernism to Postmodernism", 근대에서 포스트모더니즘으로 넘어가는 현실을 분석하고, 교육학적인 의미를 살펴보았습니다. 셋째로, "Wealth and Health, Marks of a Christian", 소위 부흥 신학에서 핵심인 건강과 부라는 것이 과연 그리스도인의 표지로 적절한 것인지에 대해서 살펴보고 반박했습니다. 넷째로, "How Do People Learn? - The Dialogue, the Social Learning, and the Book Club", 비고츠키의 이론과, 파울로 프레이리의 이론에 기초해, 독서 클럽이 가지는 독특성과 한국의 교육 맥락 안에서 독서 클럽의 장점을 드러내면서 그 안에서 어떤 식으로 배움이 일어나는가를 살펴보았습니다. 다섯째로, "Ministry Strategy - As the Response for the Current Korean Society", 한국 사회의 특성들을 간단히 살펴보고 핵심 주제로 잡아, 실제 교회 사역 가운데 어떻게 적용될지 구상해 보았습니다.
팀 프로젝트는, 흑인 윌리, 중국인 존, 한국인 저를 포함한 세명이 함께 팀을 이루어 팀 과제를 했습니다. 윌리는 저보다 스무살이 많으시고, 존은 열다섯살, 그리고 제가 딱 중간이었습니다. 다국적이고, 다양한 나이대의 팀 과제 속에서 사실 쉽지 않았습니다. 멤버 개개인은 매우 훌륭했지만, 역시나 조율이라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중간에는 이대로 팀 과제가 실패할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께서 선하게 역사하심으로 무사히 마쳤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굉장히 성공적이었습니다. 나이와 배경과 국적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모여 만들어내는 기적과 같은 시너지를 보았습니다, 저 혼자서는 생각할 수 없고 경험할 수 없는 내용들까지 만들어지고 완성되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즐거웠습니다. 늘 혼자 일하는데 익숙한 저에게 있어서, 평생동안 기억할 만한 너무나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서른 중반에 다가가는 나이에, 이제서야 팀웍이 중요하다는 말을 조금은 이해하고 경험한 것 같습니다. 팀원들간의 오랜 토론 끝에, 각 나라의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상황 가운데, 왜 좋은 신앙을 가진 기독교인이 성품이 안 좋은가? (Good Faith, Poor Character)가 저희의 주제였습니다. 결국에는 이 문제에 대해서, 기독교 안에서 성품교육이라는 측면에서, 그리고 Intergenerational Ministry라는 측면에서 극복 방안을 살펴보았습니다.
마지막 구두 시험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글래스포드는, 목회학박사와 철학박사 학위를 둘다 가지고 있는, 매우 현장 중심주의면서 동시에 철저한 이론적인 뒷받침을 요구하는 사람입니다. 오십다섯이지만, 굉장히 캐쥬얼하고,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고, 직접 청소년 사역을 디렉터로 섬기고 있고, 수업 자체가 굉장히 목회적인 관점을 강조합니다. 교수님 밑에서 한학기동안 너무 놀라고 또 유익했고, 속으로 내가 오십이 넘었을 때 이 사람처럼 된다면 정말 좋겠다고 많이 생각했습니다.
솔직히 편안한 대화 정도를 생각하고 교수님을 방으로 갔는데, 그것은 저의 순진한 기대였습니다. 구두 시험은 일종의 인터뷰였습니다. "너는 지금 큰 교회 교육 담당 목회자이고, 지금 내가 너를 인터뷰를 보는 형식이다. 너는 대답을 하기 위해서 교육학의 기술적인, 그리고 성경적인 용어들을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 시험을 시작하면서 처음에 글래스 포드의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여러가지를 물었습니다. "기독교를 따르는 제자란 무엇인가?", "왜 지금 교회에서 청소년들이 이렇게 떠나고 있는가", "교회는 그들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너가 제시하는 것들은 너무 급격한 것이라 교회가 부담스럽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등등의, 한학기 동안 배운 모든 것을 소화해서 대답해야만 하는, 어려운 질문들을 다뤄야 했습니다.
한 학기를 달려오고, 저의 부족한 부분을 많이 보았습니다. 제가 얻은 점수를 떠나, 공부는 할 수록 결국 제가 부족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아쉬움이 정말 커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 잠쉬 쉼을 얻으면서 감사한 것은, 그래도 최선을 향해서 달려왔다는 것입니다. 그 부분에서 너무 감사합니다. 하나님께서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시고, 매 순간 필요한 지혜를 주셔서, 제가 의도한 그 이상의 것들을 배웠습니다. 이든이를 키우면서 많이 힘들었을텐데, 아내가 최선을 다해서 제가 공부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덧 이든이의 돌도 지나게 되었습니다. 집안의 모든 것들을 살피고 돕는 아내가 있어서 너무 감사합니다. 그런면에서 제 결과의 절반은 아내의 몫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내에게 너무 감사합니다.
이제 이곳에서의 공부는 마지막 두 과목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계절학기 하나와 논문입니다. 지금까지 잘 해 왔지만, 그러나 늘 마음에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꼭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그리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부담감, 그리고 혹시라도 실패할 수 있다는 두려움, 그래도 주님께서 인도해주시기를 기도하고 믿음을 가져봅니다. 지금까지 보잘것 없는 저를 인도해주신 하나님께서, 앞으로도 저를, 그리고 저희 가정을 붙들어주실 것을 믿고 기대합니다. 유학의 과정이 충분한 준비의 과정이 되기를, 하나님과 더 가까워지는 과정이 되기를, 저를 위해서,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와 이든이를 위해서 기도 부탁드립니다.
그래서 오늘도,
행복 :)
- 저희 조가 프리젠테이션 때 사용했던 Prezi 발표 파일입니다. 팀원들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제가 만들었고, 링크를 클릭하시면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http://prezi.com/alqhyy_yd_sq/?utm_campaign=share&utm_medium=copy&rc=ex0share
- 제가 쓴 페이퍼 중에 두개를 나누고 싶습니다. 하나는 "Wealth and Health, Marks of a Christian" 이고 또 하나는 "The Nature of Reality - The Transition from Modernism to Postmodernism" 입니다. 당연히 완벽한 페이퍼는 아니지만, 작은 나눔이 되기를 바랍니다. 각 링크에서 다운 받으실 수 있습니다.
"Wealth and Health, Marks of a Christian"
https://app.box.com/s/k6x2zqnibtihri3ev7bm
"The Nature of Reality - The Transition from Modernism to Postmodernism"
https://app.box.com/s/y29y2izflhvj47iuzn37
- 이번학기 모든 부분에서 교수님의 평가를 옮겨 적어 봅니다. 읽어보시면 얼마나 상세하게 평가하고 격려하고 또 조언해주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부분이 약점인지, 그리고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이야기해 줍니다. 훌륭한 교육 환경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Essay #1: The purpose of the Christian life
Jinbu - Thank you for a thoughtful, engaging and challenging paper. It you engaged the question in a clear manner. Your explored the implications of your answer in a stimulating manner. Well done.
Essay #2: The nature of reality
Jinbu - This is a thoughtful and engaging paper. It clearly articulates the difference between modernism and postmodernism, and the corresponding implications for both our understanding of reality and education.
Essay #3: The marks of a Christian
JIn Bu - this is an interesting and challenging paper. Underlying your discussion is an important question, do we start with what is good for the community or the individual? (What is good for the individual is not always good for the community.) Often we begin with the individual rather than community. If one gives serious consideration to the Old and New Testaments it becomes clear that the primary focus is on community, individuals are see as responsible beings in light of the community. This reorientation requires a significant work of the Spirit and way of being in the world that is truly counter-cultural.
Essay #4: How do people learn
Jinbu - This is an excellent paper. It describes clearly the Korean educational environment, its strengths and weaknesses. Your assessment is thoughtful and respectful. You then do a wonderful job of developing an alternative learning/teaching approach that addresses the weaknesses in a clear manner. As you note, one of the biggest challenges the alternative method faces is it challenges the social norms.
You critically and thoughtfully engage a number of key theorist in your paper.
Educational Foundations Presentation - Outside Reviewer(s)
The presentation was well received. I am sorry the weather deterred others. The following is a summary of Brian's observations. The aim of the presentation did not highlight the need or Christian Education, though you noted it in your introductory comments.
The outcomes for the presentation were not clear. Good content, but the connection between our points was not clear. PPT was clear, good participation by group members.
The introduction was broad, yet thorough. The presentation was heavy on the need for good Christian education, light on the practical steps.
Essay #5: Ministry/Educational Strategy
Jinbu - This is an excellent and challenging paper. It is theologically and practically rich. It paints a vision that is attainable, though challenging. It draws implicitly on covenant theology and summons the church to live out its theological commitment and the body of Christ metaphor.
Educational Foundations - Instructor Assessment
Thank-you for the workshop provided as pat of the 650 course. The workshop's structure was clear and the parts built nicely on each other. Each presenter did a fine job with her/his portion and responded to questions well. The Prezi complemented the workshop in a helpful manner and reinforced the workshop's primary emphasis, character education.
The focus of the workshop at the very beginning was not as clear as you intended. You assumed a basic understanding of Reformed theology and I a still not sure what you meant by "integritism". I also thought it was a bit odd that you advocated for hands on learning, but did not model it.
Overall, the workshop was clear organized and challenged those present to think in a deeper way about educational ministries as character formation.
Thank-you for the thoughtful workshop.
Oral Final Exam
Jin Bu - Thank-you for the conversation this morning. I appreciate deeply the unique perspective you bring and your insights.
I appreciated your insight on the need for education to be holistic and the challenges presented when it is not. Your desire to create space where dialogue can take place is commendable, it would also be scary for the church. Your illustration using the public repentance revival illustrated many of your ideas well. Your emphasis on the need for change and the role of small changes was good.
There are three areas in which I would encourage you to consider for further development.
1. You should strive to season your responses with scripture and theological language.
2. Consider how to develop a more concrete description of a faithful Christ-follower.
3. Consider how to strengthen your educational vocabulary.
Overall, you did well and I appreciated your insig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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