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생각할 때, 믹싱의 핵심은 나의 이상향을 가지는 것입니다. 무조건 듣기 좋은 믹싱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내가 정말 어떤 믹싱을 마음에 그리고 있는가? 어떤 느낌과 어떤 분위기를 원하는가? 이것이 좋은 믹싱으로 가는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찬양을 들으면서 Michael W. Smith의 옛날 곡들이 정말 좋게 들렸습니다. 벌써 30년이 넘은 앨범이지만, 뭐랄까요, 마치 아주 오랜 향수 속으로 저를 데려가는 느낌입니다. 곡의 분위기 목소리의 컬러감, 이 모든 것이 마음을 울립니다. 그러면서 제가 깨달은 것은, 저는 90년대의 그 느낌을 정말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많은 리버브와 공간감, 그리고 뭔가 가슴에서 울리는 그런 느낌을 좋아합니다.
요즘 곡들의 믹싱을 들어보면, 최대한 리버브를 절제합니다. 그리고 코러스의 화음을 통해서 다이나믹을 만들어냅니다. 물론 저도 이런 최신의 트랜드를 좋아하지만, 또 한편으로 제 마음 안에는 더 옛날의 그 느낌을 좋아한다는 것을 새롭게 깨달았습니다.
그 대표적인 느낌이 위에 링크를 걸어 놓은 "I Will Be Here for You" 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결심한 것은, 피아노와 보컬 투트랙에 불과하지만 최대한 비슷하게 목소리를 만들어 보자는 것입니다.
원곡의 목소리를 잘 들어보면서 깨달은 것은, 사실 엄청나게 이펙터가 많이 걸려 있다는 것입니다. 절대로 생목소리가 아닙니다. 플레이트 리버브가 많이 걸려 있을 뿐만 아니라 뭔가 기타 이펙터 같은 그런 느낌이 들어가 있습니다. 살짝 날카로운 톤 속에서 딜레이를 살짝 과하게 걸어서 아련한 느낌을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리버브와 딜레이를 send로 보내는 양 자체를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이 보냈습니다. 그리고 보컬 send 채널을 하나 더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CHORUS 이펙터를 걸고 이펙터를 많이 걸었습니다. 이 이펙터 자체는 크게 특별한 이펙터는 아니라 가장 보편적으로 구입할 수 있는 브레인웍스 제품입니다.
그런데 원곡을 잘 들어보니, 단순히 코러스 양만으로 흉내내기는 어려웠습니다. 언뜻 생각난 것이, 보컬 더블러를 걸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iZotope Vocal Doubler 를 보컬 트랙 자체에 걸었습니다. 이 플러그인은 separation 과 variation 을 동시에 조절할 수 있습니다. 저는 variation 값만 조절하면서 느낌을 만들었습니다.
물론 옛날 느낌에서는 보컬에 로우가 많이 빠지기 때문에, 평소보다 믹서에서 로우컷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원곡 자체가 살짝 날카로운 보컬이라 하이도 좀 더 강조를 했습니다. 그리고 아래가 결과물입니다.
어떻게 들으셨나요? 제가 일주일에 믹싱에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딱 4시간 정도입니다. 아쉽지만 현실입니다. 그래서 나중에 들으면 아쉬움이 많이 느껴집니다. 피아노 리버브는 살짝 과하다고 느껴지고 사운드 퀄리티도 당연히 원곡보다는 훨씬 못합니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원곡의 보컬의 사운드의 질감을 많이 따라갔다는 것입니다. 저의 평소 믹싱 스타일을 벗어나서 많이 비슷해졌습니다. 몇번 더 시도하면서 필요한 이펙터를 더 생각해 보아야할 듯 합니다. 일단 이것이 이런 느낌의 첫 시도이기 때문에, 다음 곡에서는 좀 더 과감하게 이펙터를 사용해 볼 예정입니다.
결론입니다. 어쩌면 지금까지 저는 제 나름대로의 편견에 갇혀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보컬 리버브 딜레이 그리고 프리앰프 플러그인 정도만이 메인 보컬에 어울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좀 더 적극적으로 이펙터를 사용하려고 합니다. 특별히 제가 좋아하는 90년대 팝 스타일의 곡을 생각하면서 계속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음악을 스스로 믹싱하고 만드시는 분들도 한번 시도해 보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 "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봤니?" 전체 글 모음
https://jungjinbu.blogspot.com/2022/10/blog-post_3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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