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3일 월요일

* 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봤니? (90) 이제 드디어 목소리의 저음을 컨트롤하다 with Quad Image

레코딩의 매력은, 기록을 남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쩔 수 없이 신체는 늙어가고 목소리는 변합니다. 하지만 기록해 놓은 그 목소리만은 그 시간 그 느낌에 머무르고 영원히 남아 있습니다. 어쩌면 레코딩은 영원을 갈망하는 인간의 소망을 담아내는 그릇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믹싱과 마스터링을 직접하고 훈련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참 어렵다는 것입니다. 믹싱이라는 것은 아주 세세한 부분에서도 느낌이 바뀝니다. 단지 0.2-3db를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밸런스에 변화가 생기고 그것이 또 전체적인 느낌을 변화시킵니다. 그래서 어렵고 그래서 더 흥미롭습니다. 

지금까지 녹음하면서 항상 제 목소리는 큰 골치였습니다. 저음이 지나치게 강하고, 또 특정 음역대에서 저역이 튀기 때문에 컨트롤 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로우컷을 해버리면 편할 것 같지만, 지나친 로우컷은 제 목소리의 특징을 없애버리기 때문에 마냥 잘라낼 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다양하게 시도해 보았습니다. 대표적으로 다이나믹 이큐로 컨트롤 하는 는 것입니다. 혹은 풀텍스타일 이큐로 조절하는 것입니다. 

김동률님의 앨범을 들어보면, 저역이 일품입니다. 헤드폰이나 카오디오로 들어보면, 꽉 차는 어떤 저음이 있습니다. 그것이 그분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어쩌면 지나친 저역 레조넌스라고 판단해서 없애버릴 수도 있겠지만, 가장 듣기 좋은 풍성한 저음에서 지나친 레조넌스로 넘어가기 일보직전까지 저음을 마음껏 풀어주고 동시에 섬세하게 컨트롤을 합니다. 정말 탁월한 믹싱이라는 생각을 종종했습니다. 

얼마전에 우연한 기회로, 저의 목소리 저역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이큐로 손을 보는 것이 아니라, '스테레오 이미지' 자체에 손을 대는 것입니다. 물론 스테레오 이미지를 조절하는 것은 익숙하지만, 그것을 멀티밴드로 다시 말해서 주파수 대역별로 조절하는 것은 처음 들어 보았습니다. 

제가 종종 들어가는 BPB 사이트 (bedroomproducersblog.com)에서 이벤트가 있었는데 상용플러그인인 IK MULTIMEDIA의 Quad Image를 무료로 주는 이벤트였습니다. 무료로 주는 것도 참 좋았지만, 사실 제 마음에 번뜩이게 떠오른 생각 이것이었습니다. '이걸로 보컬을 컨트롤 하면 어떨까?'  

*Quad Image (Multi-Band Stereo Imager)
https://www.ikmultimedia.com/products/trquadimage/


물론 이것 하나만 있다고 모든 것이 다 해결된다고는 당연히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먼저 평소에 하던 셋팅을 기반으로 해서 세심하게 목소리를 다듬었습니다. 기본적으로 프리앰프 플러그인을 걸었는데 NEOLD V76은 목소리를 앞으로 끌어내주는 탁월한 플러그인입니다. 프리셋에서 WET을 조절해서 최대한 보컬의 생생한 느낌을 살렸습니다. 


그리고 다이나믹 이큐인 dynEQ를 Q값을 넓게 잡고 살짝 저역을 눌렀습니다. 다만 이번 목표는 저역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었기 때문에 0.5db 정도로 눌렀습니다. 두개를 연속으로 걸어서 부드럽게 저역을 눌렀습니다. 제 목소리가 제일 많이 튀는 대략 300hz, 그리고 200hz 정도 두군데입니다. 


이후에 MIXBOX로 기본적인 보컬의 톤을 모두 잡았습니다. 다양한 채널 스트립 플러그인이 있지만, 아마 한동안은 MIXBOX로 계속 갈 듯 합니다. 컨트롤이 쉽고 결과물이 마음에 들기 때문입니다. 

* 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봤니? (89)
- MixBox SE(Special Edition) 리뷰

그리고 또 하나 이번에 새롭게 시도한 것은, Deres 입니다. 최근에 출시된 플러그인인데 1kz 이상의 고역의 레조넌스를 줄여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출시 가격이 너무 저렴해서 구입했는데 정말 편합니다. 추후에 다시 한번 리뷰를 해보겠습니다.

보통 녹음된 보컬을 잘 들어보면 쇳소리 같은 날카로운 소리가 섞여 있습니다. 물론 dynEQ를 사용해서 레조넌스를 잡을 수 있지만, Deres는 훨씬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특별히 파형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어느 정도를 감쇠시키는지 시각적으로 보여주어서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Deres를 피아노에도 동일하게 걸었습니다. 피아노의 땡땡 거리는 귀아픈 소리를 잡아 주면서 훨씬 부드럽고 아름답게 들렸습니다.


그리고 이제 대망의 Quad Image 입니다. 한 눈에 봐도 굉장히 직관적입니다. 마치 웨이브스의 C4를 보는 것 같습니다. 주파수 별로 스테레오 이미지를 조절합니다. 100% 아래로 내리면 스테레오 이미지가 중간으로 좁아집니다. 

아래 같은 경우는 제 목소리에 맞춰져 있습니다. 아마 대략 240 정도 아래로 완전히 중간으로 좁힌 것입니다. 그리고 보컬이 약간 퍼져나가는 혹은 스테레오 이미지에서 더 풍성하게 들리기를 원해서 1k 이상은 살짝 올렸습니다. 

이런 식으로 조절했을 때에 확실히 느낌이 좋았습니다. 단순히 다이나믹 이큐로 누르거나 혹은 풀텍 이큐로 조절해서 저음역을 줄인 것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충분히 저음이 풍성하게 살아있으면서도 최대한 중앙으로 저음을 몰았기 때문에 확실히 양쪽으로 피아노가 선명하게 살아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보컬과 피아노 밸런스 맞추는 것이 조금 더 수월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디에서입니다. 여러가지 디에서를 가지고 있지만, 그 중에서 Lindell 902가 가장 자연스러워서 요즘에 종종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인 결과물입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어떻게 들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꽤 만족할 만한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이번 믹싱은 공을 더 많이 들였는데, 보컬과 피아노의 밸런스를 위해서 볼륨 엔벨롭을 세심하게 조절하면서 밸런스를 잡았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저음역이 꽉 차게 충분히 나타나면서도 피아노와 밸런스가 적당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평가하는 저의 목소리의 장점이 잘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곡이 90년대 발라드 스타일인데, 곡의 느낌과도 전체적인 믹싱의 느낌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적어도 제 목소리를 컨트롤 하는데 있어서 거의 완성 단계에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즐겁네요. 혹시라도 저역 컨트롤에 있어서 고민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혹은 다이나믹 이큐가 아닌 좀 더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계시다면, Quad Image를 꼭 한번 사용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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