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her's Day라는 개념은 여전히 저에게는 익숙하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어버이날로 지키는 것을 미국에서는 Mother's Day로 지키고 이어서 Father's Day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미 아내를 위해서 마음을 쓰고 나면 사실 저를 위한 날은 잊어버립니다. 다만 목회를 위해서는 기억해야 하기 때문에 중요성을 가지는 정도입니다.
그런데 아내와 아이들이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오래 전에 잃어버린 머그컵을 용돈을 모아서 샀다고 합니다. 그리고 함께 편지를 써 주었습니다. 삐뚤한 글씨이지만 한글로 쓴 것이 너무 기특합니다.
쓴 내용을 한참이나 읽고 또 읽어 봤습니다. 너무나 사랑하는 아이들이지만, 또 아이들에 비친 저의 모습이 어떨까 싶어 조심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한자 한자 적어낸 그 내용 속에서, 아이들의 마음이 느껴져서 마음이 저릿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아빠로서 잘한 것이 뭐가 있나 싶어서 미안한 마음입니다.
참 재미있는 것은, 둘다 저를 응원한다고 적었다는 것입니다. 많이 컸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저는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저의 아버지께서 얼마나 큰 수고를 하시는지 잘 몰랐습니다. 제가 집에서 편안하게 보내는 모든 것들이 아버지의 수고와 눈물 덕분이라는 것도 알지 못했습니다. 너무 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겨우 열살 남짓한 사랑하는 아들들이 저를 응원한다는 것이 울컥합니다.
삶이라는 것은, 아주 복잡하기도 하지만 아주 단순하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 가족을 허락하셨고 그 안에서 천국의 기쁨을 누립니다. 저처럼 철 없고 부족한 아빠에게 이렇게 소중한 아들이 둘이나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아직도 안아주고 뽀뽀해주지만 그래도 늘 부족한 마음입니다.
제가 해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어서 항상 미안한 마음입니다. 그래도 아이들을 위한 기도를 빠뜨리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아이들을 하나님께서 건강하고 아름답게 키워주시기를, 그리고 어두운 세상에서 하나님의 뜻을 아름답게 이루는 주님의 자녀들로 자라나기를 원합니다. 그것이 저의 유일한 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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