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7일 일요일

큐티를 지도하면서, '큐티 북클럽'의 목회를 꿈꾸다

 

* 목회자의 기쁨

목회자로서의 저의 기쁨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성도의 행복과 성장'을 보는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그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것이 전부일 것입니다. 

한 성도님과 통화를 나누는데 마음이 저렸습니다. 말씀에 대한 그분의 간절함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작년 한해 여러 어려움이 있었던 분이라 그저 안부 연락을 드렸던 것인데, 대화의 방향이 다르게 흘러갔습니다. 

나름대로 성경 통독도 열심히 하고 있고, 또 구글로 궁금한 것을 찾으면서 성경을 읽어보지만 여전히 성경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솔직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성경을 잘 알고 싶은데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 지 방향을 잡고 싶은데 여전히 해매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최근의 제 설교를 들으시고서는 잘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씀하시면서, 저의 설교만 유독 잘 이해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도 궁금해하셨습니다. 


* 손을 내민다는 것

사실 그냥 지나갈 수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좌충우돌하다 보면 좋은 날이 올 거라고 막연하게 이야기 하고 넘어갈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음이 아팠습니다. 지도해주는 사람 없이 해매던 저의 어린 시절이 생각이 났기 때문입니다. 만약 조금만 더 도와드린다면, 말씀 안에서 충만한 기쁨을 누리는 날이 훨씬 더 빨리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솔직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집사님이 저의 설교를 잘 이해할 수 있었던 이유는, 숨겨진 저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설교자 만이 아니라, 모든 성도에게 충분히 적용할 만한 말씀 묵상 방법이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기본적으로 말씀을 관찰하는 것 자체가 정말 중요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나의 부족한 생각을 뛰어 넘는 말씀 해석에 대한 가이드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것을 위해서 신뢰할 만한 스터디 바이블 한권 정도는 반드시 꾸준하게 읽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본문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작은 관점과, 성경 전체를 바라보는 큰 관점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나를 안내할 필수적인 성경 사전 하나 정도가 있어야 하며, 더 나아가서 나의 성경 해석의 관점을 견고하게 만들어줄 신앙 서적을 읽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 도와드리는 방법

저의 이야기를 경청하신 이후에 집사님께서는 혹시 자신을 도와 줄 수 있는지 물어보셨습니다. 당연히 가능하지만 조건이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실제적으로 세가지를 부탁드렸습니다. 첫째, 제가 안내해드리는 방법인 '큐티 쉽게 하는 법'을 잘 읽어보시고, 거기에 따라서 말씀을 묵상해 보시기를 부탁드렸습니다. 

* 이것이, '큐티 쉽게 하는 법'입니다 WITH 갓피플성경앱
https://qtchangesme.blogspot.com/2024/02/blog-post_23.html

둘째, 에브리데이 스터디 바이블을 구입하시기를 부탁드렸습니다. 전자책으로도 거의 80불의 비용이 들지만, 꼭 구입하셔야 한다고 설득했습니다. 그리고 절대로 내용을 먼저 읽어보지 말고, 본인이 먼저 말씀을 충분히 묵상하신 이후에 해당하는 부분을 읽어보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셋째, 아주 작은 반복의 힘의 중요한 부분을 출력해서 드리고 읽어보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 로고스 어디까지 써봤니?
- 드디어 나온다! 해석과 적용의 든든한 동반자
Life Application Study Bible! (=에브리데이 스터디 바이블)

https://jungjinbu.blogspot.com/2023/09/life-application-study-bible.html

그리고 만약에 이 세가지 숙제를 통해서 저와 대화를 할 준비가 되신다면, 그때에 제가 잠깐이라도 뵙고 말씀 묵상에 대해서 가르쳐드리고 도와드리겠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 모임을 위해 준비하다 from 마태복음 1장 18-25절

집사님을 지도하기 위해서는 저 역시 모임을 준비해야 했습니다. 저는 집사님과 함께 할 이 시간을, 일종의 북클럽처럼 이해했습니다. 큐티를 지도한다고 해서, 굳이 제가 모든 것을 다 가르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북클럽의 모든 모임이 그러했던 것처럼, 오히려 집사님께서 준비해오시는 것을 바탕으로 그분에게 꼭 필요한 것을 공급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먼저 저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해 준비 했습니다. 북클럽 인도 때와 마찬가지로, 비록 제가 사용하지 않을 내용들과 자료들이라 할지라도 충분히 넓게 모임을 준비했습니다. 제가 넓게 깊게 준비할 수록 모임의 완성도가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먼저 집사님께 부탁드린 것과 동일하게, 저 역시 갓피플 성경 앱으로 충실히 묵상하고 관찰하고, 또 중요한 질문들과 핵심적인 내용들을 간단하게 메모하였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올리브트리 바이블 프로그램 안에서 구입한 Life Application Study Bible 3판 (에브리데이 스터디 바이블의 원래 영어 버전)을 꼼꼼하게 읽어보고 제가 놓친 부분들, 그리고 집사님과 나눌 만한 부분들을 중요도에 따라서 하이라이트를 치고 생각을 정리하면서 메모로 넣어서 저장했습니다. 하이라이트는 노랑은 일반, 빨강은 중요, 그리고 보라는 적용이라는 의미입니다.





* 탁월한 준비로 저를 놀라게 하신 집사님 from 마태복음 1장 18-25절

물론 집사님께서 말씀을 배우고 싶다고 선뜻 말씀하셨지만, 저는 약간 염려가 되었습니다. 말씀을 배우고 싶다고 단순히 말하는 것과, 그 모든 과정 속에 실제로 들어가고 실천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것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너무 부담을 드리면 중도에 그만둘 수도 있기 때문에, 부담없이 최소한으로 준비하고 오시라고 여러번 부탁을 드렸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세가지를 부탁을 드렸지만, 솔직히 그 중에서 한가지만 해 오셔도 좋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리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집사님께서 아래처럼 준비를 해오셨습니다 (참고로 빨간색 글씨는 제가 이야기를 나누면서 추가로 필요한 부분들을 적은 것입니다).




준비오신 내용을 보고 너무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준비해오신 결과물이 너무 탁월했기 때문입니다. 아직 서리집사님이시지만, 그리고 신앙의 여러 약점들이 있지만 그 모든 불리한 조건을 뛰어 넘어서 최선을 다해서 충실하게 준비해오셨습니다.

핵심은 제가 드린 가이드라인을 잘 따랐다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목회자에게 조언을 구하지만, 그러나 그 조언을 따라서 실천하는 분은 참으로 소수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이 집사님께서는 저의 조언을 경청하셨고 그것을 따르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추가해서 아주 창조적으로 준비해오셨다는 것입니다. 모임 전에 계속 강조해 드렸습니다. 말씀 묵상의 핵심은 관찰이고 또한 질문하는 것임을 안내해 드렸습니다. 제가 관찰과 질문을 강조하는 이유는, 결국 이 두가지를 통해서 말씀에 깊이 다가갈 수 있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집사님께서는 주중에 여러번 집중적으로 말씀을 읽으면서 중요한 질문들을 준비하셨습니다. 나름대로 말씀을 분석하고 글을 쓰고 생각을 정리하면서 본인의 궁금증을 스스로 명확하게 만드셨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질문에 대해서 스스로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자세히 조사까지 해오셨습니다. 

또 하나 놀라웠던 것은, 제가 드린 '아주 작은 반복의 힘'의 내용을 잘 읽고 이해하고 적용해 보셨다는 것입니다. 읽으면서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과 적용의 내용을 준비해오셨습니다. 지금의 작은 첫 모임의 의미를 스스로 파악하실 수 있도록 숙제를 내 드린 것인데, 정확하게 저의 의도를 이해하시고 책을 읽고 준비를 해오셨습니다.


* 실제 모임

먼저 간단히 안부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한주 동안 별일 없으셨는지 여쭤 보았습니다. 저는 항상 안부를 물어봅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면서 상대방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고, 또 실제 모임에서 제가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지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충분히 인사를 나눈 이후에, 일단 준비해 오신 내용을 저에게 발표해 주시기를 부탁드렸습니다. 십오분에서 이십분 정도 본인이 준비하신 내용을 발표하셨고 저는 경청했습니다. 내용이 굉장히 논리 정연하고 진지했습니다. 본인은 학창 시절에 공부를 잘 못하셨다고 하셨는데 전혀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충분히 경청하면서 집사님이 어떤 부분이 강점이고 또 약점인지 저는 속으로 분석하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미리 준비한 내용과의 접점을 가늠하면서, 어떤 식으로 이후에 추가 설명드리면 좋을 지 고민하면서 또 주님께 속으로 여러차례 기도하였습니다.

다 듣고나니 마음이 벅찼습니다. 먼저 정말 잘하셨다고 격려해드렸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준비해오신 질문들을 보니, 제가 추천해 드렸던 에브리데이 스터디 바이블과 연관된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스터디 바이블을 모두 읽지는 못하셨기 때문에 그 질문들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오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미리 준비한 내용을 짚어가면서, 집사님이 궁금하셨던 부분들을 설명해 드렸습니다. 

그리고 대화 중에 제가 발견한 집사님의 약점들에 대해서 짚어 드렸습니다. 물론 일방적인 강의는 아니었습니다. 제가 제대로 들었는지 질문도 드리면서, 그리고 중간 중간 저의 코멘트에 대한 집사님의 생각을 다시 들으면서 이야기를 진행해 나갔습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믿음과 행위의 연관성, 그리고 그리스도의 필연성 혹은 중심성에 대해서 설명해 드렸습니다. 집사님이 가지신 신앙의 사고 속에서 약점을 짚어 드리고 그런 부분을 어떻게 강화하면 좋을지에 대해서 서로의 생각을 나누었습니다. 


* 하나님의 일하심에는 한계가 없다 

거의 두시간 동안의 발표, 경청, 그리고 깊은 대화를 가졌습니다. 참 좋았습니다. 말씀에 대한 진지함이 좋았고, 그 누구의 강요가 아닌 스스로 간절한 마음으로 준비해오신 그 내용이 좋았습니다. 저의 지도에 따라서 충실하게 준비하신 것이 좋았고, 스스로의 창조성을 십분 발휘해서 일상적인 큐티의 한계를 뛰어 넘은 것이 정말 좋았습니다. 

일반적으로 큐티는 관찰, 해석, 적용의 단계를 사용합니다. 혹은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답을 찾아가는 형식입니다. 둘 다 좋은 틀이지만 저는 그 이상의 깊이가 항상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큐티 교제와 함께 제공되는 해설들이 유익하지만, 그것보다는 더 좋은 가이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경험이 좋았습니다. 일반적인 큐티의 형식이지만 좀 더 깊이 본문 안에 들어갈 수 있도록 철저한 관찰과 질문하는 것에 더 초점을 두었기 때문입니다. 에브리데이 스터디 바이블이라는 이미 세계적으로 공인된 스터디 바이블을 읽어보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권면함으로써, 단순히 해설을 읽는 수준이 아니라 뭔가 더 창조적인 본인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 큐티를 넘어서는, '큐티 북클럽'을 꿈꾸며

단지 첫 모임을 했을 뿐인데, 제 자신에게 큰 유익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미래 목회에 대한 새로운 구상이 떠올랐습니다. 그것은 '큐티 북클럽' 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나눈다는 점에서는, 얼마든지 이것을 큐티 모임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좀 더 집중적이 관찰과 질문들, 그리고 스터디 바이블을 활용해서 자신만의 컨텐츠를 만들고 나누고 강한 시너지를 불러 일으킨다는 점에서는, 기꺼이 이것을 북클럽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만약에 교회의 핵심 멤버들이 이런 식으로 성경을 묵상한다면 얼마나 놀라운 일들이 많이 일어날까요? 서로의 창조적인 준비를 보면서 도전이 되고, 또 치열한 나눔과 질문과 대답 속에서 얼마나 탁월하고 견고한 신학적인 소양이 만들어질까요? 

그저 하나님께서 인도하여 주시기만을 원합니다. 어떻게든 성도의 성숙을 일으키기를 원하는,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저의 작은 바램과 시도들 속에서, 하나님의 일들이 풍성하게 일어나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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