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를 하면, 누군가의 인간 관계가 총체적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분의 과거와 현재가 하나로 연결이 됩니다. 사실 제가 원해서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많은 분들이 저에게 여러 이야기를 하기 때문입니다. 퍼즐이 맞춰지듯이 모든게 맞아 떨어지는 것입니다. 때로는 누군가의 삶의 아름다움이 드러나고, 때로는 아쉬운 부분들도 드러납니다. 저의 마음에는 때로는 존경이, 하지만 때로는 깊은 아픔이 있습니다.
저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힘들게 살아간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목회만 힘든 것이 아니라 이 땅에 살아가는 것 자체가 버겁습니다. 저의 삶이 완전하지 않은 것처럼, 다른 분들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떤 사실을 알게 되고, 또 그것이 명확해 지더라도, 누군가의 연약한 점을 굳이 더 파고들어가진 않습니다.
가끔씩은 성도님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분명히 제가 알고 있는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실 때도 있습니다. 본인의 잘못이 거의 확실해 보이지만, 본인은 상관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도 넉살 좋게 웃으면서 경청합니다. 저도 가끔은, 제가 잘못하고서도 누군가가 그래도 내 편이 되어 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렇게 말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예, 그러시군요' 알아도 모르는 척 하는 것입니다. 지나간 시간 늘 그래왔고 지나고 보니, 그렇게 한 것이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목회를 하면 할 수록, 날카롭게 공격하는 사람보다는, 부드럽게 받아주고 들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집니다.
그래서 적어도 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누군가는, 조금이라도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여전히 부족한 우리를 받아주시고 인내하시고 붙들어주시는 하늘 아버지처럼, 그렇게 교회를 섬기고 싶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